즐기는 자의 가치

by 바라 봄

어렸을 때부터 취미로 태권도를 참 좋아했다.


초등학교 때 1학년, 4학년~6학년 태권도를 하고 고등학교 1학년~ 20살 군대 가기 전까지 태권도를 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나보다 한 살 많은 형이 태권도에 나왔는데 엄청난 재능을 보였다.


양발 잡이면서 이제 시작하는데 날아 차기를 14명을 뛰어넘었다.


엄청 난 탄력이었다.


다들 말도 안 되는 관경을 보고 감탄이 나왔다.


관장님이나 사범님도 진짜 천재가 들어왔다고 칭찬이 자자 했다.


반면에 나는 태권도 실력도 그저 평범하고 금요일엔 운동을 안 하고 축구나 닭싸움을 했었는데 닭싸움은 항상 내가 1등이었다. (응?! )




하지만 우리 태권도장에 이미 압도적인 천재 한 명이 있었다.


나와 동갑인 친구였는데, 그 친구는 6학년 때 겨루기 전국대회 금메달만 8개를 가지고 있는 친구였다.


평소에는 성격도 유하고 그저 착한 친구지만 겨루기 할 때 눈빛이 완전히 바뀌고 압살 하는 실력을 가졌다.


그러다 빅매치가 성사되었다.


흰띠 재능 넘치는 중1 형과 그 친구의 겨루기가 시작되었다.


결과는 시작과 동시에 친구의 승리였다.


중1형이 얼굴에 찍기를 하는 순간, 그 친구는 자연스럽게 안면을 흘리면서 뒤돌려차기로 정타를 날렸다.


발바닥이 아닌 뒤꿈치로 머리를 강타당해서 바로 다운되었다.


중1 형은 그다음 날 태권도를 관뒀다.


주위에서 천재 천재 하다가 한순간에 져버리니 창피해서 관둔 것 같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친구도 태권도를 관뒀다.


친구에게 왜 그만두냐고 물어보니 공부에 전념하고 싶다고 했다.


그 친구는 이미 자기 재능을 알고 장래 미래를 태권도 선수로 갈지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았다.


나도 중학교 진학하면서 자연스럽게 태권도를 관두게 되었다.




어느덧 고1 한참 공부할 때지만 나는 실업계 고등학교를 가서 공부와 담을 쌓고, 하교하고 집에 오면 바로 태권도장을 갔다.


하루에 3시간 운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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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1시간은 중, 고등부 친구들과 근처 산 약수터까지 뜀걸음을 하고,

두 번째 1시간은 근처 초등학교에 가서 기둥에 자전거 튜브를 길게 연결한 후 발목에 걸고 계속 발차기 연습을 했다.

세 번째 1시간은 계속 중, 고등부 친구들과 겨루기를 했었다.


이렇게 운동을 열심히 하지만 나는 겨루기 대회를 나가거나 하지 않았다.


실력을 증명하려 하는 운동이 아니었다. 그저 태권도 자체를 즐겼다.


키 181cm에 62kg를 항상 유지하며 날렵한 몸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같은 관(예를 들어 정무관 소속) 체육관끼리 원정을 가서 겨루기 시합을 하곤 했다.


UFC 경기를 보면 치고받고 하지 않고 계속 대치하는 상황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겨루기도 똑같다.


발모양, 미리 하는 자세 계속 머릿속으로 수 싸움을 한다.


예를 들어 발을 바꾸면 뒷차기가 나올지 턴차기가 나올지 대략 다섯 가지 발차기가 예상이 된다.


이런 수싸움을 하다가 만약 머리를 퍽 맞았으면, 상대방이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다.


상대를 만만히 보고 방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졌다고 분하거나 하지도 않았다.


나보다 잘하는 사람을 만났을 뿐이다.


초등학교 때 이미 두 명의 천재를 만나봤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다음에 다른 사람과 겨루기 할 때 보완해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하고 경험치가 계속 쌓여갔다.




태권도를 아무리 즐겨도 오른발 잡이가 양발잡이가 될 순 없다.


태권도 시범단처럼 화려한 발차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540도 발차기가 쉬운 게 아니다.


나도 계속 연습을 해보았지만 양발잡이 아닌 이상 540도 불가능하다.


오른발로 탄력을 받아서 540도를 돌아도 왼발 감각이 없으면 그다음 발차기가 나가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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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이수근처럼 마무리가 애매한 발차기가 나온다.


왼발 뒤돌려 차기가 적어도 내 키는 넘어야 하는데 연습을 아무리 해도 되질 않는다.


그래서 오른발 잡이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발차기는 외발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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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요한의 외발턴하는 사진이다.


오른발 탄력으로만 차고 찬 발로 땅으로 착지하는 발차기이다.


540도 발차기는 깔끔하게 포기하고 외발턴 연습만 했다.


연습하다 보니 아래의 사진처럼 거의 천장이 닿을 정도로 높은 타점으로 외발턴 찰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보여주기식 발차기이며 겨루기에 외발턴을 하면 차고 바로 넘어질 것이다.


크게 도는 동안 놔두질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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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즐기면서 단 심사를 봐서 고등학교 때 2단, 3단까지 취득하였다.


3단을 따고 겨루기 경험도 많아졌을 때,


가끔 금메달 8개 딴 친구랑 겨루기를 다시 한다면 나에게도 승산이 있을까? 란 생각도 해보았지만 그래도 못 이겼을 것 같다.


그래도 고등학교 내내 충분히 행복하고 재밌었다.


내가 만족감을 느꼈으면 그거면 된 것 같다.


세상은 넓고 어느 분야에나 재능 있고 잘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저 즐기다 보면 다른 차원의 가치를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지금은 아들 둘 육아 때문에 취미가 없어졌지만 아이들이 크면 다시 나만의 취미를 찾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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