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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룡이 Mar 11. 2017

어찌 커피를 포기하고 살 수 있을까.

자궁 근종 환자에게 좋은 음식: 디카페인 커피

20대가 된 후, 나에게 커피는 물보다 더 진한 친구였다. 일을 할 땐 항상 모니터 옆자리를 2-3개의 커피잔이 차지했고 음주 후에는 들끓었던 내 속을 커피가 달래주었으며 길거리를 홀로 걷더라도 나는 커피를 쥐고 있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카페인 각성이 쉽게 되지 않았던 탓에 하루에 2-3잔의 커피를 마시더라도 쉽게 잠에 들었다.

그런 나에게 근종이 발견된 후부터 커피를 비롯한 카페인을 섭취하지 말라는 남편의 엄명이 떨어졌다. 처음에는 와인이나 술이 커피보다 끊기 더 어렵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카페인과 알코올 없는 생활을 하려 노력하는 과정에서 알코올보다 카페인이 들어 있는 커피를 끊는 것이 더 힘들다는 사실을 불현듯 알게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씁쓸한 커피맛으로 입안을 헹구지 못하고 개인적인 업무를 할 때에도 커피가 없어 불안함이 높아졌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인식하지 못했을 뿐이지 나는 커피의 노예나 마찬가지였다.

앞서 이야기했듯 나는 카페인의 각성이 필요하기보단 '그냥 커피의 맛과 향'이 필요한 사람이다. 그래서 선택한 차선책이 카페인이 없는 커피, '디카페인 커피'다. 워낙 인터넷 시대에 수입품이 넘쳐나는 환경에서 살다 보니 누구나 쉽게 '디카페인 커피'를 구할 수 있다.

디카페인 커피라고 맛과 향이 떨어진다 생각하지 말자. 물론 원하는 로스팅의 정도나 원두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굉장히 좁지만 충분히 커피 향에 흠뻑 적셔질 수 있다. 또한 커피 특유의 텁텁함이 덜하기 때문에 더욱 깔끔하게 커피를 즐길 수 있다. 본의 아니게 카페인 섭취를 금해야 하거나 카페인의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분이라면 집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디카페인 커피를 추천한다.

모닝 디카페인 커피의 플라시보 효과

디카페인 커피는 그냥 빵 한 조각을 씹으며 마셔도 시원하다. 속만 시원한 게 아니라 정신도 시원하게 맑아진다.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고도 기운이 펄펄 나는 듯 온몸이 씩씩해진다. 그래서 오트밀과 야채가 가득한 아침상이 지겨울 때 택하는 차선책 중 하나며 활기찬 하루를 시작하기엔 더없이 좋다.

외출 시 카페 이용법?

나는 '카*'브랜드의 초록색 디카페인 커피로 다카페인 라이프를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해운대에 위치한 '모모* 커피'에서 갈린 원두를 사용해 커피를 마시고 있다. 안타깝게도 외부에 있는 프랜차이즈 커피점에는 디카페인 커피를 판매하는 곳이 거의 없다. 나의 집과 가까운 번화가인 부산 서면에도 디카페인 커피를 파는 곳을 1-2곳 밖에 모르나 모두 내가 선호하지 않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방문한 적이 없다. 하다 못해 이웃 나라 중국 별다방에서도 디카페인 커피를 판매한다. 식약청의 정책 때문이라는 모호한 설명이 실린 기사를 보았지만 아쉽기는 어쩔 수 없다.

그래서 디카페인 커피를 판매하지 않는 카페를 방문할 땐 '착즙 주스'나 '시럽이 없는 생과일주스'를 선택하는 편이다. 카페에서 만드는 음료에는 시럽을 모두 빼야 추가적인 당성분을 섭취하지 않을 수 있고 '이 가게가 좋은 식재료를 쓰는가?'도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자몽청처럼 '청'으로 만든 음료를 제공하는 카페에 방문했다면 최대한 덜 달게 해달라고 주문하면 된다. 이 과정을 몇 번 반복하면 나에게 적합한 단골 카페를 찾을 수 있다.

자궁 근종 환자와 카페인?

자궁 근종 환자가 커피를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은 이유는 '카페인' 때문이다.

카페인의 과다 섭취는 난소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에스트로겐 수치의 변형을 가져오게 때문에 자궁 근종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아시아 계열의 여성에게 실시된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조사에 따르면 200밀리그램의 커피를 매일 마시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에스트로겐의 수치가 더 높은 것으로 나왔다. 그리고 카페인의 섭취가 생리통, 생리 시 출혈을 더 심하게 만든다는 통계도 있다. 그래서 녹차도 디카페인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