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Fibroidiary

29.1세, 나는 자궁 근종 환자다.

자궁 근종 환자가 들려주는 자궁 근종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by 룡이

2016년 여름, 내 몸에 6.8cm, 3cm 외 작은 근종 하나까지 총 3개의 자궁 근종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때 나는 28살이었고 결혼을 앞두고 있던 새신부였다.


사실, 피임약 부작용인 듯하여 병원을 방문한 후 우연찮게 초음파를 하게 되었고 예상치도 못한 진단을 받은 것이다. 너무 당황스러워 인터넷을 뒤져보며 정보를 찾았지만 모두 다 하나같이, 약속이라도 한 듯이 "수술해야 한다."는 말만 있었다. 복사와 붙여 넣기를 반복한 듯 말이다. 사실 이러니 불안함이 없을 수 없다. 곧 결혼하여 수년 내로는 임신을 할 계획이었기에 남편에게도 미안했고 아이를 가지지 못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휩싸였다. 무엇보다 왜 나에게 이런 말도 안 되는 질병이 찾아온 걸까 원망스러웠다.


'미안해.'라는 말로 시작한 문자 메시지에 남자 친구, 지금의 남편은 주변의 인맥을 동원한 것은 물론 외국의 논문 자료를 밤새 읽어 보며 '자궁 근종'이라는 질병에 대해 알려주었다. 참고로 남편은 미국의 유명 대학에서 암세포로 박사학위를 따고 병원에서도 잠시 연수를 했기에 평범한 문과생이었던 나보다 전문 자료에 능숙하고 익숙한 사람이다.


사실, 인터넷엔 '자궁근종 치료법', '자궁 근종' 등을 검색만 하여도 '우리 병원이 수술 잘하니까, 어서 수술해!'라는 내용뿐이었다. 거기에 첫 번째 찾은 병원에서도 정보도 안 알려준 채 '임신이 안될지도 모릅니다. 수술하셔야 해요.'라며 나를 재촉했다.




더 커지지 않는 한, 수술을 하지 않겠다.




나는 많은 고민을 거치고 남편의 설득으로 '더 커지지 않는 한, 수술을 하지 않겠다.'라고 다짐했다. 그 결심에는 2번째 병원의 의사 선생님께서 '수술을 하지 말라.'라고 권유해주신 덕분이 크다. 결심의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첫 번째는 수술의 부작용, 두 번째는 재발 가능성, 세 번째는 근종이 있어도 임신이 가능하거나, 식이요법으로 근종의 크기가 줄어들었던 긍정적인 사례들 때문이다.


여성 호르몬이 많이 분비될 시기에 자궁 근종의 크기를 멈추게 만든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나의 생활 습관까지 고쳐야 하는 장기적인 프로젝트이다. 아직도 마음이 갈대처럼 흔들린다. 하지만 미래의 우리 아기와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 시도해 볼만한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자료에 따르면 20대 여성의 출산 전 자궁 근종의 비율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처녀니까 쉬쉬해야 한다.'라고 말을 하지 않을 뿐, 무작정 수술을 감행하시는 분, 자궁 근종이 있는지도 모르는 분 등 나같이 자궁에 혹을 달고 사는 여자들이 많은 것이다. 참 슬픈 일이다. 나 역시도 그랬고 내 몸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했지만 병이 있다는 것이 흠이 되는 세상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살아야 한다는 것이..



슬픈 일이다.
병이 있다는 것이 흠이 되는 세상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살아야 한다는 것이..




수술을 하겠다는 것은 개인과 그 개인이 속해있는 아주 친밀한 집단의 결정이다. 그렇기에 수술을 하라 마라 내가 강요할 순 없다. 하지만 적어도 '자궁 근종'이 무엇인지, 왜 수술이 꼭 필요하지 않은지, 수술해야 한다면 왜 수술해야 하는지, 더 나아가 나의 '자궁'에 대해 정보를 나누고 싶었다. 단지 여자 만의 일도 아니고, 개인의 일도 아니기에 말이다. 나처럼 무지하게 살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자궁 근종에 대한 정보와 자궁 근종과 음식을 앞으로 포스팅하려 한다. 거기엔 왜 내가 수술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는지, 왜 식이 요법에 집중하는지 구체적으로 담을 예정이다.


자궁 근종이 앞으로 커질 가능성이 더 높다. 하지만 식이요법을 통해 근종의 크기가 줄어들었던 사례들이 종종 있다. 그 믿음으로 하루하루를 시작하고자 한다. 나의 자궁 근종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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