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 근종 환자에게 좋은 음식 : 야채가 듬뿍 들어간 묵밥
역시 봄은 흔적만 남기고 부리나케 사라졌다. 아직 마음은 꽃 날리는 나무 아래 있지만 나는 타오르는 목을 추스르기 위해 얼음을 만들고 보다 시원하고 간단한 한 그릇 음식을 먹을 궁리를 한다. 계절이 변화하는 시점에는 떠나가는 계절에 대한 아쉬움이 다가오는 계절이 전하는 그리움과 교환되기 때문에 마냥 안타깝지만은 않다. 나에겐 시원한 요리들이 기다리는 여름이 다가온다.
그날도 넘쳐나는 식욕을 주체하지 못하고 무얼 먹을까 고민했었다. 손과 발을 모두 동원해도 먹고 싶은 메뉴들이 줄을 섰다. 누군가는 행복한 고민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요즘 이런 내 식욕에 고민이 많다. 한마디로 너무 많이 먹어서 체중과 살집이 붙었다. 핑계로 대기엔 우습지만 최근 다시 시작한 수영 때문인지 더 많은 음식을 섭취하고 있다. 이렇게 '줄어들지 않는 식욕'에 대해 툴툴거리면 남편은 '기초대사량이 줄어드는 나이'라며 살이 찌는데 이유가 있다고 나를 놀리곤 한다. 얄밉게도.
그래서 포만감이 높으면서, 다이어트에 좋은, 많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궁리했다. 한 주먹 남긴 말린 묵, 쓰다 남은 자투리 오이, 아삭한 햇양파, 새콤한 김치, 슈퍼에서 싸게 산 버섯 등 부엌에 남은 식재료들을 머리 속에서 정리하다 보니 나오는 게 있긴 하더라.
묵밥! 시원하게 만든 육수에 아삭한 야채의 조합! 무엇보다 많이 먹을 수 있다는 최대 장점이 있다.
양파 껍질과 다시마, 보리새우를 넣고 10분 정도 끓인 육수는 차갑게 보관한다. 남편과 나는 멸치 육수를 좋아하지 않아 깔끔한 보리새우와 양파껍질을 자주 육수로 활용한다. 깨끗하게 씻은 양파 껍질을 우린 물은 색마저 예쁘다.
시원하게 만든 육수에 진간장과 멸치 액젓, 설탕을 간에 맞게 넣는다. 처음에는 싱겁게 먹기 위해 조금 넣었지만 장말 아무 맛이 없어 한, 두 스푼 더 넣었다
냉장고에서 듬뿍 꺼낸 야채는 각각의 방법대로 손질한다. 양파와 오이는 가늘고 길게 채 썰고 버섯은 물에 살짝 데친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랐다. 김치는 양념을 덜어낸 후 쫑쫑 소리 나게 작게 잘랐다. 기분 좋은 도마 소리에 맞춰 생마늘도 다졌다. 호불호가 나뉘는 방법이지만 나는 생마늘 향이 좋아 자주 음식에 생마늘을 넣는 편이다.
오랜 시간 불린 말린 묵 위에 순서대로 손질한 야채를 줄 세운다. 보기 좋게 놓인 묵과 야채들 위로 가늘고 길게 잘라놓은 김과 깨를 참기름과 뿌리는 것을 잊지 않는다. 그리고 시원한 육수를 얼음과 함께 먹을 만치 부어 놓으면 오늘도 즐거운 음식 준비가 끝난다. 한 그릇 풍성하게 먹어도 죄책감은커녕 스스로가 뿌듯한 한 그릇 음식이라 남편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었다.
기초 대사량(BMR)은 생명체가 생명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에너지를 말하며 움직이지 않은 상태로 가만히 있을 때 심장 박동, 체온 유지 등 기초적인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 양이다. 1) 기초 대사량이 높다면 우리 몸에서 소비하는 에너지가 높기 때문에 음식으로 더 많은 칼로리를 요구하는 반면 기초 대사량이 낮다면 우리 몸에서 소비하는 에너지가 낮기 때문에 음식으로 요구하는 칼로리도 낮다. 그래서 기초 대사량과 활동 대사량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면 에너지원들이 체내에 저장되어 살이 찐다. 안타깝게도 이런 이유 때문인지 요즘 나의 아랫배가 영역을 확장하고 있어(?) 걱정이 많다. 살이 찌면 바로 자궁 근종의 크기를 키울 수 있으니 항시 유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기초 대사량을 결정할까. 첫 번째론 성별이다. 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소비하는 기초 대사량이 높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지방의 양이 많고 근육의 양이 적은 데다 남성이 일반적으로 여성에 비해 더욱 활동적이기 때문이다. 2) 여기서 우리는 단백질로 구성된 근육이 지방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기초 대사량은 근육의 양과 비례하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여자라는 성별로 태어난 우리가 죽을 때까지 근력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두 번째는 나이다. 나이가 젊을수록 기초 대사량은 높고 남성과 여성 모두 일정 나이가 지나면 기초 대사량이 급격하게 하락한다. 3) 지금 딱 내 나이, 29세 즈음이 그 시작이랄까. 나잇살이라고 부르는 그 미묘한 것이 바로 기초 대사량 하락과 직결된 결과물이다. 더군다나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것이 아닌 죽기 전까지 꾸준히 줄어들어 우릴 괴롭힐지 모른다. 예를 들어 나의 BMR이 1800kcal이면 10년 뒤 39살의 나의 하루 기초 대사량은 2-3% 줄어든 1728kcal이고 10년 더 뒤인 49살 이에는 1658kcal로 줄어드는 것처럼 말이다. 4)
세 번째로는 근육의 양이다. 첫 번째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근육의 양이 많을수록 소비되는 기초 에너지가 높다. 발육이 필요한 성장기의 청소년, 꾸준한 운동을 통해 근육 생성이 필요한 사람들이 기초 에너지가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의 양이 줄어들어 기초 대사량이 낮아진다는 원리도 이에 해당한다. 5)
그렇다면 줄어드는 기초 대사량에 대항하기 위한 우리의 자세는 어떠할까. 명백하지만 어려운 2가지 방법이 있다. 꾸준한 운동으로 근육을 만들고 지방을 태운다. 그리고 식습관을 조절하여 섭취하는 칼로리를 제한한다. 현재 본인의 정확한 기초 대사량과 체지방율을 알고 식습관에 대해 조언을 얻고 싶다면 개인 트레이너나 영양 상담가를 찾자.
철저한 관리는 바로 스트레스로 직결되는 성격 때문에 현재 나도 나의 정확한 기초 대사량 소비를 모르고 하루 섭취하는 칼로리의 양을 기록하지 않는다. 하지만 기초 대사량이 줄어드는 것을 인지하고 있고 하루 1시간 운동을 한다. 음식마저 적게 먹으면 금상첨화겠지만 일단 양은 줄이려 노력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이라면 급하게 시작할 것 없이 취미로 가질 운동을 찾아보고 식습관을 고치려 노력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
출처
Basal metabolic rate changes as you age-Washington post
At What Age Does Your Metabolism Slow Down?-Livistrong
Lower sedentary metabolic rate in women compared with men.:R Ferraro, E Ravussin
Effect of muscle mass decrease on age-related BMR changes: S. P. Tzankoff, A. H. Norris
BASAL METABOLIC RATE IN MAN : J.V.G.A. Durnin
두산백과-기초 대사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