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에 좋은 붕소, 자궁 근종 환자에게도 좋을까?
브로콜리, 양배추에 풍부한 붕소가 자궁 근종에 미치는 영향
일 전에 '자궁 근종 환자에게 좋은 음식'으로 양배추와 브로콜리 등의 십자화과를 포스팅했었다. 그 이유는 십자화과 종류에 함유되어 있는 DIM이라는 성분 때문이었다. 그런데 양배추, 브로콜리 등의 십자화과는 물론 많은 채소에 함유되어 있는 'Boron'을 알게 되면서 '양배추, 브로콜리 등이 자궁 근종에 안 좋을 수도 있겠는데.'싶었다 그래서 대부분의 채소에 함유되어 있는 'Boron'이 어떤 성분이며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았다.
보론이란?
'Boron'은 한국에선 '붕소'라고 불리며 다양한 식물성 식품에 포함되어 있으며 우리 몸이 섭취해야 하는 성분 중 하나다. 1) 성인의 하루 최대 섭취 권고량은 20mg이며 그 이상의 양을 장기간 섭취하게 되면 구토, 떨림, 피부염, 설사 등의 부작용이 있다. 적정한 양을 섭취했을 때는 갱년기 여성의 혈액 속 에스트로겐 레벨을 올려준다고 한다. 하지만 임신 중인 여성이나 자궁 근종, 유방암 환자 등 호르몬성 질환을 가진 여성에게는 섭취를 자제하라고 권고한다. 2)
양배추에 풍부하다는 붕소에스트로겐 수치를 올려주는 붕소?
1987년도와 3) 1992년도에 4) 발표된 두 개의 논문에 따르면 붕소는 갱년기 이후 여성의 에스트로겐 레벨 증가에 확실한 영향을 미친다. 심지어 0.25mg의 붕소에도 통계상의 에스트로겐 레벨이 올랐다. 이를 봤을 때 분명 붕소가 갱년이 이후 여성, 폐경 이후 여성의 에스트로겐 레벨을 향상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이후 출간된 붕소와 에스트로겐의 상관관계를 연구 자료에서도 위 두 논문을 모두 출처로 했다. 그래서 대부분의 논문과 신문 기사에서 '붕소는 에스트로겐 레벨을 높여 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두 논문의 실험 대상은 갱년기 여성으로 한정되어 있으며 생리를 하는 젊은 여성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니 나와 같은 젊은 여성에게 붕소가 어떤 호르몬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하게 설명하기 힘들다. 다만 위 논문 내용을 바탕으로 '호르몬성 질환을 가지고 있는 젊은 여성에겐 붕소가 도움이 안되겠구나.'라고 추정할 뿐이다.
붕소가 있는 음식, 얼마큼 먹어야 하나?
붕소는 대부분의 식물성 식품에 함유되어 있다. 종류에 따라 함유량도 천차만별인 데다 원산지에 따라 차이가 나기 때문에 정확한 섭취량을 개인이 측정하기에는 한계점이 있다. 하루 최대 권장량이 20mg임을 봤을 때 원푸드 다이어트나 보충제를 과잉 섭취하지 않는 이상 붕소 과잉 섭취를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크렌베리 빈을 하루에 1kg이나 먹어도 13mg의 붕소 밖에 섭취하지 못하니까 말이다. 5)
DIM과 붕소가 함께 있는 브로콜리, 양배추를 얼마나 먹으라는 거야?
자궁 근종이나 여성 호르몬성 질환 완화에 긍정적인 DIM은 혈중 에스트로겐 레벨을 증가시키는 붕소와 상반된 성향을 지닌다. 그렇다면 DIM과 붕소가 함께 있는 양배추, 브로콜리와 같은 십자화가를 자궁 근종에 좋다고 확정 지을 수 있을까? 이쯤 되니 '어쩌라는 거야?'라고 소리라도 지르고 싶다. 안 그래도 리그난이니 이소플라본이니 머리가 지끈거리는데 고작 양배추에 패닉 되다니.
나는 붕소와 DIM의 연관성에 대한 어떠한 연구도 찾을 수 없었다. 한마디로 물음표인 세계다. 두 성분이 함께 식품을 통해 체내에 다량 흡수되었을 때 어떤 성분이 우월한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양배추, 브로콜리가 자궁 근종 완화에 좋다는 주장과 혈중 에스트로겐 레벨을 향상하여 갱년기 증상 완화에 좋다는 상반된 주장이 동시에 나온다.
붕소의 양을 따지기 보단 골고루 음식을 먹기로 했다.그래서 얼마나 먹으라고!!!
그렇다. 이 질문을 위해 머리를 헝클어 가며 눈 빠지도록 논문과 자료를 보고 있다. 결국 나의 답은 '골고루 먹자.'다. 일부러 양배추즙을 찾아 먹지 않는 한 지금 식단에서 보론의 섭취량이 에스트로겐 레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 가정했다. 일단은 보론으로 인해 에스트로겐 레벨이 오를 가능성을 대비하여 양배추, 브로콜리와 같은 십자화과는 매일 먹지 않기로 했다. 대신 DIM보충제를 꾸준히 챙겨 먹는 것으로 시도하고자 한다.
출처
1) Forrest H. Nielsen. Boron in human and animal nutrition.June 1997, Volume 193, Issue 1–2, pp 199–208
2) Medilineplus
3) Nielsen FH, Hunt CD, Mullen LM, Hunt JR. Effect of dietary boron on mineral, estrogen, and testosterone metabolism in postmenopausal women. FASEB J. 1987 Nov;1(5):394-7.
4) Nielsen, Forrest H., Gallagher, Sandra K., Johnson, LuAnn K., Nielsen, Emily J. Boron enhances and mimics some effects of estrogen therapy in postmenopausal women. Journal of trace elements in experimental medicine 1992 v.5 pp. 237-246
5) Mohammad R Naghii, P. Lyons‐Wall, Samir Samman. The boron content of selected foods and the estimation of its daily intake among free-living subjects. J Am Coll Nutr. 1996 Dec;15(6):61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