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일기] 00. 프롤로그

'다음 일화가 너무 기대돼요'라고 말하는 이 없을 테니 부담 없이 쓰기

by 알파카

2019년 캄보디아에서 용인으로 왔다. 그리고 2025년 이곳 김포에 자리 잡았다. 참 감사했던 지난 6년. 물론 힘든 순간도 있었으나 돌아보면 모든 시간이 내게 필요했다. 덕분에 성장하고 성숙했다. 무엇보다 나도 아내도 두 팔 두 다리 다 건강하지 않은가. 그럼 됐다.


딱 하나, 아주 조금 아쉬운 단 한 가지는, 용인에 정착하면서 경험하고 배우고 깨달았던 것들을 왜 기록하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단 한두 줄이라도 남겼으면-막상 쓰면 늘어난다- 그게 평생토록 남아 있었을 텐데 참 아쉽다.


경험했으니 가슴과 머릿속에 영원히 남아있을 거라 생각지 마라. 나 40이 넘었다. 그동안 내 머리를 믿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기억과 추억들로 서글프고 당황스러웠던 순간이 부지기수다. 무엇을 간직하고 싶다면 무조건 기록을 남겨라, 이것이 나에게 진리다. 어쩌면 6년의 삶 중 용인이 나에게 남겨준 최고의 선물이 아닌가 싶다.


그 가르침을 따라 김포에서의 삶을 기록해보려 한다. 아침에 일어나 밥 먹고 화장실 가는 일을 쓸 순 없지 않나. 과연 쓸만한 에피소드들이 얼마나 나올지 걱정이다. 그런데 두세 개 쓰고 글이 끊어진다 한들 뭐 어떠랴. [제발 좀 올려주세요, 다음 일화가 너무 기대돼요]라고 말하는 이 없을 테니 부담 없이 써내려 가보자.


2025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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