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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은영 Aug 19. 2024

보이는 저 너머, 보이지 않는 세계가 지니는 파워

달밤에 열리는 더문쌤의 시크릿 수업 3편

The Moon 선생(더문쌤)은 새파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둥둥 떠다니는 솜깃털 구름들을 멍한 눈빛으로 바라봤어. 곧 20분만 지나면 스튜디오 동영상 강의 촬영이 시작될 예정이지만, 더문쌤의 마음은 투명한 유리창 바깥 저 너머 하늘 위 어딘가로만 날아가려고 하는 듯싶었지.


뜨거운 한여름의 무더위가 무색해질 만큼 차가운 공기가 천장의 에어컨 기기를 타고 내려와 스튜디오 전체가 차디찬 냉기로 가득해졌어. 창밖의 하늘을 바라보는 더문쌤의 눈빛은 초점 없이 흐릿했지만 스튜디오를 채운 냉기처럼 머릿속 안은 점점 더 또렷하게 차가워져 갔어.


오늘따라 더문쌤의 머릿속에는 유난히 티 없이 맑고 청초했던 현서의 눈빛이 자꾸만 맴돌고 있었어.........


현서에게 왜 그런 일이 일어난 건지 더문쌤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어.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아.' '나는 왜 미처 알아차리 지를 못했던 걸까?' '현서는 왜 끝까지, 그토록 밝아 보이기만 했던 걸까?'


다시는 그 아이를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더문쌤은 왼쪽 가슴 한편이 찌릿하게 저려오는 거 같았어.

왼쪽 가슴의 미세한 통증을 감각으로 알아차리면서, 정신이 더욱 또렷해짐을 느끼던 더문쌤은 스튜디오를 향해 누군가 다가오는 작은 발걸음 소리를 들었어.


그리고 잠시 후, '똑똑' 하는 노크소리가 났지.


"촬영 15분 남았습니다. 잠시라도 짧게 메이크업받으시겠어요?"  The Moon 선생(더문쌤)은 익숙한 매니저의 목소리를 듣고는, 재빨리 분위기 전환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쾌활한 목소리로 대답했어.


"응. 그래요! 빨리 끝내고 우리 무더위 기력 보강하게 회식하러 나갑시다."


The Moon 선생(더문쌤)은 스튜디오 바깥, 복도 오른편에 자리한 메이크업 룸으로 발걸음을 빠르게 옮겼어.

그리고는 조곤조곤 혼잣말을 했어.


'나는 프로니깐' '내 열정을 그 누구도 따라갈 수는 없어'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언제부터인가 기분 좋은 마법의 치트키처럼 자기 자신에게 해왔던 말들을 그렇게 되뇌었지.


잠시 후 촬영장의 화려한 조명이 스튜디오 군데군데를 밝히기 시작했고, 더문쌤은 우리나라 최고의 일타강사가 보일 법한 카리스마와 설득력을 온몸으로 뽐내면서 동영상 강의 촬영을 시작했어.


녹화된 영상 파일 속의 더문쌤의 모습은 누가 봐도 '최고의 입시 전략가, 교육전문가' 그 자체였어. 더문쌤은 영상을 지긋이 바라보며 안도감을 느꼈지. 보이고 싶은 모습 그대로 만족스럽게 연출된 장면들을 바라보다 보니 슬쩍 미소가 지어졌어.

'이야, 이제는 긴장하는 기색도 전혀 느껴지질 않고 화려한 말솜씨에 매끄러운 눈빛까지 뭐 하나 빠지는 거 없이 완벽한 일타강사 다 됐네, 너!'

더문쌤의 머릿속에는 동시에 스물일곱,  본격적으로 입시 강의를 시작하며 카메라와 아이들 앞에 서서 잔잔하게 끊임없이 밀려들어오는 어색함과 두려움의 이중 파도를 감당해 내느라 등줄기로 진땀을 흘려대던 자신의 과거 모습도 떠올렸어.


그러다가 갑자기 또다시 현서가 했던 말이 떠올랐어.

"저도 선생님처럼 멋진 일타강사가 되는 게 꿈이에요!" 그렇게 말해주던 현서의 발랄한 목소리 말이야...


더문쌤은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아래 지하 땅 바닥으로 훅, 꺼지는 거 같은 공포를 느꼈어. '현서도 어떻게 그 시간들을 견뎌냈더라면 어른이 되어 자기 자신과 비슷한 모습을 살아가고 있지 않았을까?' 싶었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계속 자신의 머리 위를 맴도는 현서에 대한 기억으로 더문쌤은 마음이 괴로웠어. 일정표를 꽉 매운 스케줄을 감당해 내기도 버거운데, 왜 자꾸만 그 아이의 잔상이 머리 위를 맴도는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피로감이 더 많이 몰려오는 것만 같았어.



더문쌤은 그날 밤 잠들기 전 침대에 누운 채 내일 진행할 시크릿 수업 3편을 머릿속으로 구상하기 시작했어.

현서에 대한 생각이 자꾸 떠오르는 걸 보니, 아이들에게 꼭 그 이야기들을 해줘야만 할 거 같았어. 그렇게 마음으로 다짐을 하며 두 눈을 눈동자 위로 포개며 공손하게 잠을 청했지.





                        12:00 달밤에 열리는 더문 선생님의 시크릿 수업 3편


2024년 8월 18일 0시 2분, The Moon 선생(더문쌤)은 모니터 화면 위에 얼굴 없이 어깨 라인을 중심으로 위로는 예리한 턱선이 돋보이게 앵글 잡힌 자신의 모습을 확인했어.


"얘들아, 안녕!" "한 주 또 잘 건강하게 잘 지냈니?"


The Moon선생(더문쌤)은 자기 자신만 알아차릴 정도의 아주 미세한 목소리의 떨림을 느끼며 첫인사를 건네었어. (라이브 접속자 219명)


- 쌤!!!!!!!!!!! 저희 또 왔어요. ㅎㅎ

- 그 소식 들으셨어요? 저희 카페에 지난 수업 선생님이 이 해주신 이야기 누가 요약 정리해 뒀어요!

- ㅋㅋㅋㅋㅋㅋㅋ 맞아요. 댓글에 애들이 쌤 인생강의 시작한 거냐고 감동적이라고 난리 났어요!

-쌤 오늘은 어떤 얘기해주실 건가요? 이거 은근히 중독되네요 ㅎㅎ  (은근 중독 강의  '은중강' ㅋㅋ)



"그렇게 얘기해 주니 정말 고맙네. 이 녀석들..." "요즘 날씨가 너무 더워지는데, 공부하느라 너무 힘들지?"


- 쌤! 실내에서 공부만 하니까 바깥에 나가서 더위 좀 제대로 느껴보고 싶네요. ㅎ

- 요즘 근데 진짜 날씨가 미친 거 같아요. 지구 온난화 심각해진 거 아니에요? ㅠ

- 이렇게 계속 지구가 뜨거워지면... 알지? 빙하 녹고...

- 쌤 저희 세대가 미래를 걱정하는 수준은 진짜 심각한 거 아시죠? 에효.

- 야! 너 말만 그렇게 하지 말고 공부해서 꼭 지구 살려라! ㅋㅋ



"그래. 얘들아, 우선 너무 멀리까지 심각하게 걱정하지는 말고 너희들 안 그래도 요즘 코로나가 유행이라는데 건강 잘 챙겨야겠다."


- 쌤 코로나는 뭐 피하려고 한다고 피해지나요? 답 없어요.

- 쌤 근데 수능 날 코로나 걸리면 어떻게 되는 거예요?

- 허걱;; 야!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 와........... 진짜 별 걱정을 다 하게 되네. 수능 전날 코로나 걸리면 진짜 얼마나 슬플까?




"그러게... 얘들아,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의 위력이 엄청나다. 정말로. 너희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 중에 또 이렇게 엄청난 위력을 갖고 있는 게 뭐가 있는 줄 아니?"


- 글쎄요;; 전자파? ㅋㅋㅋ

- ㅎㅎㅎ 맞아 맞아. 와이파이(Wi-Fi) 무선망 없는 세상은 상상을 할 수가 없다. 너무 무서워 ㅋㅋㅋㅋㅋㅋ

- 오우. 얘들아. 방사능 있잖아....

- 그러네. 눈에 안 보이는데 무서운 거 많네 진짜!




"너희들 잘 알고 있네." "근데, 또 하나 더 있어." "우리 사람이 살았는지 죽었는지 확인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 뭔 줄 아니? 숨을 쉬는지 숨이 멎었는지를 살펴보는 거잖아?" "숨을 쉰다는 건 코를 통해 공기가 들어갔다가 나왔다가 하는 거고 말이야." "사람이 숨 쉬지 않고 살 수가 없는데, 공기가 없이는 살 수가 없다는 말인 거지." "이렇게 사람이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가장 중요한 공기도 눈에 보이지 않는 거 알고 있지?"


- 그러네요. 진짜...

- 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호흡을 결정하는 공기조차 눈에 보이지 않는 거네요. 와...

- 와! 쌤 저는 공기 같은 사람인 거 같아요. 별로 존재감이 없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야, 나는 공기 같은 친구가 좋더라. 관종끼 넘치는 애들은 피곤해 ㅎㅎ

- 고맙다. 말이라도 ㅋ




"얘들아! 공기 같은 친구라는 말, 정말 멋지네!"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려고 애쓰는 거 없지만 사라지면 바로 다른 이들의 생명력까지 앗아갈 수 있을 만큼 엄청나게 중요한 존재라는 말이잖아."


- 근데요, 쌤! 요즘 같은 시절에 공기 같은 사람 찾기 드물어요 ㅎㅎ

- ㅎㅎㅎ 야!!! 공기는 원래 찾기가 드물어. 눈에 안보이니깐 ㅋㅋㅋ

- 그러네. 눈에 띄지 않지만 어딘가 공기 같은 사람들이 있긴 하겠지 뭐. ㅎㅎㅎㅎ 웃기다.

- 쌤! 눈에는 안 보이지만 방귀 같은 친구는 어때요? 소리랑 냄새로 자기 존재를 알리는 친구요!

- 아,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그래 그래. 근데, 너희들 정말 고등학생답지 않게 발상의 수준이 귀엽게 창의적이다. ㅎㅎㅎ" "근데, 우리 잠깐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의 대상을 좀 다른 영역으로 옮겨보도록 하자." "사람을 대상으로 한번 떠올려봐!" "사람 안에 분명 존재하는 건데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엄청난 위력을 갖고 있는 거 말이야." "그런 건 뭐가 있을까?"


- 음... 성격?? 성격이 근데 위력이 있나?? 헷갈리네요;;

- 성격보다는 ㅋ 식욕이요. 저는 식욕의 위력이 엄청나요. 조절이 안되어서 맨날 폭식하거든요 ㅎㅎ

- 저는 식욕 말고 수면욕이요. 진짜 졸린 건 못 참겠어요. 요즘 진짜 학교 끝나고 학원 갔다가 밤늦게까지 숙제하고 복습하면 새벽 두 시 넘어가기 십상이라 제 모습을 거울로 보면 깜짝 놀라요.

- 맞아 맞아. 나도 내 모습 거울로 보면 다크서클에 완전히 좀비 같아.

- 쌤 그러네요. 눈에 안 보이는 수면욕이랑 식욕이 결국에 눈에 보이는 외모에까지 엄청난 영향력을 미치는 거였네요!!!!!!!!!!!!!!!!!! 으하!!!!!!!!!!!!!!!!!!!!!!!




"오, 역시 너희들 정말 인사이트가 엄청나다. 서로들 대화하면서 이렇게 엄청난 발견을 하고들 말이야. 정말 놀라운 걸?" "근데, 그거 못지않게 중요한 게 있어." "이건 공기 못지않게 중요한 거야." "너희들 부모님이 너희에 대해 갖고 계신 마음이지." "그 마음이 없었더라면 너희가 이렇게 건강하고 똘똘하게 자라나기가 어려웠을 거야."


- 앗. 쌤... 갑자기 이런 대화를 유도하시는 이유는? ㅋㅋ

- 뭐요? 지금 낯부끄럽게 부모님의 '사랑' 이런 거 떠올려보라는 말씀이신가요? ㅎ

- 저희가 초딩도 아닌데, 부모님 사랑의 파워를 다시 깨우쳐서 감사한 마음을 가지라는 말씀이신 거?ㅋㅋ

- 쌤 갑자기 수업이 진부해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하. 이 녀석들! 정말 못 말리는구나." "그래 그럼, 부모님 사랑 말고 다른 걸로 대입해서 생각해 봐도 좋아." "사랑의 반대는 뭘까?" "사랑이 아예 없다면 어떤 상태일 거 같니?"


- 사랑의 반대요? 뭐지? 증오? ㅋ

- 사랑이 아예 없으면 무관심 상태라고 그런 거 같던데..

- 사랑하던 사람끼리 미워하고 싸우기도 하니까 사랑과 증오는 뭔가 서로 엮여 있을 거 같아.

- 오오, 그러네. 그럼 나도 사랑의 반대는 무관심이 맞는 거 같아.




"그래. 얘들아! 이건 과학적 실험으로 검증할 수 있는 그런 종류의 문제는 아니야." "그렇지만 모든 인간이 자기 삶을 통해서 느끼는 감정 들인 건 분명하지." "그러니 우리가 마음 안에 분명하게 존재하는 거라고 믿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것이고 말이야." "그럼 내가 여기서 중요한 질문을 하나 할게." "나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상태로 살아간다는 건 무슨 뜻일까?"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건지 상상이 가니?"


- 진짜 어려운 질문 같네요.

- 자기 자신한테 무관심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 야 그건 진짜 불가능이다. 무관심보다는 차라리 자기 자신을 미워하는 게 더 쉬울 거 같네.

- 쌤 근데 자기 사랑이 과하면 나르시시스트 되는 거 아니에요?

- 최악이다. 나르...




"나르시시트는 얼핏 보기에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이 과도해서 그렇게 된 것 같지만, 내 생각은 좀 달라." "나르시시스트는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보다는 자기 자신이 사랑받지 못하면 어쩌나 싶은 두려움을 훨씬 더 크게 느꼈기 때문에 타인들과 정상적인 관계를 맺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거 아닐까 싶어."


-  쌤 나르시시스트가 얼마나 무서운 것들인지 모르시니까 그런 얘기하시는 거예요.

-  맞아요! 쌤 당해보면 마음 달라지실 거예요.

-  사랑받지 못하면 어쩌나 싶은 두려움이 크다고 남을 착취하면 안 되지요

-  정신 나간 것들은 아주 응징을 해줘야 해!

-  맞아 맞아.




"그래. 너희가 그런 생각이 떠오르는 것도 뭐, 다 이유가 있을 거야." "아무튼 모든 사람은 사랑받지 못할까 봐, 다시 말해 자기 스스로의 존재가 사랑받을 가치가 없는 쓸모없는 존재가 될까 봐 엄청난 두려움을 갖게 된대."

"그런 두려움이 마음 안에서 감당하기 힘들 만큼 아주 커지면, 삶이 너무나 무겁고 힘겹게 느껴지기 마련인 거고 말이야."


- 쌤... 저 요즘 삶이 너무 무겁고 힘든데;;; 진짜 어쩌죠?

- 앗. 저도요 ㅠㅠ 저 진짜 너무 삶이 무거워요.

- 이 무게는 체중계로 잴 수도 없는 무게인 거잖아요. 눈에 보이지도 않고!

- 갑자기 정말 슬프네요. 쌤!  저희는 이렇게 마음으로 다 그 무거움을 느끼고 있는 건데 말이죠.

- 대안은 없나요? 저희가 느끼는 삶의 무게를 덜어낼 수 있는 비법 같은 거요...




"대안? ㅎㅎ 얘들아, 대안이 있긴 있지." "그냥 그 두려움을 있는 그대로 느껴주면 돼."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두려움을 느껴주면 그 두려움에 자기 자신이 잠식당해 버리고, 다시는 그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봐 두려움을 회피하기 마련이거든!" "근데 두려움이란 건 억눌리고 회피당할수록 더 많이 저항하며 커져나가기 쉬운 녀석이래." "그냥 자기 자신에게 두려움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느끼고 인정해 주는 말을 셀프 토크(self-talk)로 걸어주면 돼."


- 좀 어려운 거 같아요. 오늘 수업이요;;

- 네. 맞아요 선생님. 아무튼 저는 삶이 너무 무겁고 힘든 거 보니 마음 안에 눈에 안 보이는 두려움이 많이 쌓여있는 거 같아요. 그러니까 방법만 빨리 좀 알려주세요.

- 눈에 안 보이는 두려움이 제 멘털을 다 흔들어버릴까 봐 더 무서워졌어요 쌤! ㅋㅋ

- 진짜 어쩌냐 우리... 이 밤중에 심란해지네 ㅎㅎㅎㅎㅎ




"하하하; 이 녀석들" "그래 그럼 요약해서 이야기해 줄게." "삶이 무겁고 힘들게 느껴지면 이렇게 주문을 외워."


첫째, "나는 사랑받는 사람이고 싶다." (욕구 인정)

둘째, "나는 나를 좋아해 주지 않는 사람이 밉다." (감정 수용)

셋째, "나는 누가 뭐 라건 상관없이, 죽는 순간까지 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주는 사람이다." (자기 확언)


- 앗;; 쌤 !!! 닭살 돋아요.

- 소오름 ㅎㅎㅎㅎ

- 부끄럽게 이런 거 왜 해요?

- 옴마야. 쌤 잠깐 졸리다가 잠이 확 다 깨버렸어요. ㅋㅋ




" ㅎㅎㅎㅎㅎㅎㅎ 얘들아. 너희들 이런 반응 나올 거 뻔히 다 알면서도 지금 이런 거 말하고 있는 내 심정도 좀 헤아려줄래?" "너희들, 이거 별거 아닌 거 같지만 대단한 효과가 있어." "사실 내가 몇 년 전부터 마음이 많이 힘들어서 이거 저거 좋다는 거 다 시도해 봤거든!" "근데 자기 전마다 저 세 문장을 계속 반복해서 말해주니까 이유 없는 괴로움이 점점 덜해지더라고."  "이거 돈 드는 것도 아니고, 누구 앞에서 발표하는 것도 아니고, 시간과 노력이 아주 많이 드는 것도 아니니까 혹시나 너희들 중 재미 삼아 반복해서 시도해보고 싶은 사람은 한번 해봐."


- 쌤도 뭔가 힘든 일이 있으셨나 봐요;

- 에효. 저희는 쌤 엄청 유명새도 많이 타시고 잘 나가시는 거 같아서 힘드신 줄 몰랐어요.

- 하;; 진짜 많이 힘드셨나 봐.........

- 쌤 ! 저도 꼭 시도해 볼게요. 진짜예요!!!

- 맞아요, 쌤! 쌤이 용기 내서 저희한테 이야기 털어놓으신 건데, 저도 요즘 스트레스 너무 심한데 꼭 한번 해볼게요.



" 그래. 고맙다." "내 마음 알아주는 녀석들이 있네. ㅎㅎ" "오늘 수업은 나도 좀 부끄러워서 빨리 끝내 야마 할 거 같아. ㅎㅎ"


- 쌤....... 사랑해요!

- 쌤, 감사합니다 !!! 꾸벅~~~

- 쌤은 마음이 정말 따뜻한 분인가 봐요.

- 고마워요. 쌤~ 안녕히 주무세요! ㅎ





2024년 8월 18일 밤 12시 31분, 더문쌤은 시계를 쳐다보며 라이브 방송을 마쳤어.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점점 더 불안과 화가 많아져 괴로워하는 아이들이 숫자가 과도해지는 걸 알아차리게 되면서, 도대체 어떻게 아이들을 도와줘야 하는 걸까 많이 고민하다가 결국 오늘과 같은 이야기들을 펼쳐놓게 되어버린 듯싶었지.


겉으로는 철없고 마냥 밝아 보이기만 하던 아이들도 한순간에 무너져 버리는 경우를 많이 접하게 되는 시절이거든.  The Moon 선생(더문쌤)은 이 시대의 어른들 못지않게 아이들의 마음도 많이 지쳐있다는 걸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그냥 바라보고만 있을 수가 없었어.


아이들 앞에서 자신의 카리스마가 무너져도 좋으니, 해줄 수 있는 어떤 말이든 해주고만 싶었을 뿐이야.


더문쌤은 정신 나간 사람처럼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어.

그리고 자신에게 말을 걸어 주었지. "잘했어. 정말 잘한 거야."  그렇게 말을 해줬어.


그렇게 더문쌤의 마음은 잔잔하게 평온해져 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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