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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은영 Aug 13. 2024

우리 모두는 부자가 될 수 있었다

달밤에 열리는 더문쌤의 시크릿 수업 2편

요즘들어 The Moon 선생(더문쌤)은 자꾸 습관처럼 잠들기 전 침대 위에서 몸을 뒤척이며 자신의 어린 시절 모습을 머리 위에 떠올리곤 했어. 

그날도 마찬가지였어. 

더문쌤은 쉽게 잠들지 못했지. 그의 머리 속에는 26년 전 어느 뜨거운 여름날 작열하는 태양이 창가로 비춰들던 어느 여름날 방 안에서 혼자 쭈그려 앉아, 타들어가는 눈물을 울먹여 삼키던 열 여섯 살의 자기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어.


'도대체 뭐가 그토록 서글펐길래 저렇게 서럽게 우는 거지?' 

더문쌤은 희미하고 뿌옇게 흐려진 기억 속의 장면 안에서 서러운 울음을 내뿜다가 도로 삼켜버리는 그 아이가 그저 애처롭게만 느껴졌어. 


'나는 무엇 때문에 저렇게 불쌍하게 온몸으로 설움을 감당해내야 했던걸까?' 잠시 질문을 던지자 단 1초만에 대답이 떠올랐어. 


'잊었니? 돈 때문이잖아. 니가 그토록 싫어하던 가난 말이야.'


The Moon 선생(더문쌤)은 뭔가 머쓱한 기분이 들어 몸을 뒤척이며 누워있던 몸의 자세를 다른 방향으로 바꿔 눕혔어. 생각해보면 참 까마득한 시절의 옛날 이야기 같았어. 스무 살 대학생이 된 이후부터 지금까지는 절대 뒤를 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며 죽기살기로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왔기 때문인걸까? 


너무 오래된 까마득한 아주 오래 전의 기억을 끄집어 되돌아보게 되는 자기 모습이 낯설게 느껴지기까지 했어.

'이제 너도 나이가 든 건가봐. 지나온 세월을 돌아보게 되다니 말야.' The Moon 선생(더문쌤)은 소리 없는 혼잣말을 웅얼거리고 있었어. 


The Moon 선생(더문쌤)의 아버지는 늘 자신들의 가난이 전부 '못 배운 탓'이라고 했어. 조금만 더 유복한 집에 태어나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었더라면 이렇게 가난하지 않았을 거라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지. 

다 같이 못 살던 시절이지만 그래도 어찌저찌 대학 교육까지 지원받은 친구들은 자기처럼 고생하며 힘들게 살지는 않는다며 말이야.


더문쌤은 남들보다 '못 배운 탓'에 가난하고 고단한 삶을 이어나가야만 하는 아버지가 늘 불쌍했어. 더문쌤은 아버지의 심장에 뿌리깊게 응어리져 있는 '못 배운 한(恨)'을 풀어내어 드리고 싶었지.


더문쌤은 어린시절 그래서 늘 다른 아이들보다 성실하고 모범적인 학생이 되려고 애썼어. 그 덕분에 중고등학교 시절 내내 성적은 전교 10위권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었지. 불쌍한 아버지의 한을 풀어드리고, 가난으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누리고 싶어서 그토록 밤을 지새우며 이빨을 꽉깨물고 공부에 목을 매었나봐.


그랬던 The Moon 선생(더문쌤)은 결국 대한민국 모든 이가 열망하는 일류 명문 S대생이 되었어. 대학에 입학했던 시절만 해도 세상의 모든 기회가 내 것이 될 수 있을 것만 같았고, 인생의 성공 가도가 눈 앞에 펼쳐진 거 처럼 느꼈던 더문쌤은 그로부터 이 십여년이 지난 후, 자신이 참으로 어리석었다는 걸 알게됐어. 


마흔이 훌쩍 넘은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니 서울의 한강 근처 입지 좋은 부동산 몇 채와 우리나라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알아볼 법한 적당한 유명세까지 갖추게 되었는데 말야............ 


요즘들어 자꾸 '인생은 왜 사는건지' '나는 왜 이렇게 늘 발버둥치며 하루하루 쫓기듯 살고만 있는 건지', '누구를 위해 이렇게 여유도 없이 시간만 흘려보내는 건지' 너무 허무한 마음이 들더라고.


The Moon 선생(더문쌤)은 그 누구보다 똑똑하고 부유하며 화려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여지는 자신을 바라보며 "저도 선생님처럼 성공하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십 대의 아이들을 볼 때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서글픔을 느끼곤 했어. 


그렇다고해서  대입을 앞두고 한창 모든 열정을 학업에 불태워야 할 아이들에게, "얘들아! 나처럼 사는 거 별 거 없어." 라며 괜한 허무주의 인생관을 펼쳐놓을 수도 없는 거 아니겠어? 


2024년 8월 10일, 토요일 저녁이 되자 The Moon선생(더문쌤)은 두 번째 수업을 위해 머릿속에 그날 아이들과 나눌 이야기의 시나리오를 머릿속으로 구상하기 시작했어. 




                        12:00 달밤에 열리는 더문 선생님의 시크릿 수업 2편 


"얘들아, 오늘도 생각보다 많이 접속했네?"


The Moon 선생(더문쌤)은 어색함을 적당히 감출만한 밝은 음성을 내어보려고 성대 부근에 에너지를 집중시켰어. 채팅창에 아이들이 하나 둘 끊임없이 인사를 건네. (라이브 접속자 175명)


- 선생님! 제가 친구한테도 이야기해서 오늘은 제 절친 다섯 명 동시접속했어요. 

- ㅎㅎ 오늘 수업은 주제가 무엇입니까? 

-저 스터디까페에서 공부하다가 시계보고 정신없이 달려왔어요 지금!


"그래. 얘들아, 오늘 밤도 이렇게 이야기 들으러 와줬네. 고마워." "오늘은 너희들이랑 부자되는 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해."


-네? 부자되는 법이요? 풉~

-앗, 그런 거 이미 유튜브에 떠도는 영상 엄청나게 많지 않나?

-우리 삼촌 부자되기 동기부여 이론 전문가야 얘들아 ㅎㅎ

-선생님! 재테크 성공 전략 공유해주시려고 그러시는건가요? 기대기대 ++ 



"아니, 얘들아! 이제 부자에 대한 개념이 좀 달라져야 하는 시대인 거 같아! 너희는 나와는 세대 자체가 다르잖니?."

-그게 무슨소리? 

- 쌤! 부자면 그냥 부자지 뭘 개념까지 따져요? 

- 부자는 돈 많은 거

- 부자는 행복한 거

- 오케! 부자는 뭐든 다 할 수 있는 거 ~ (생각만 해도 좋음 크크)



"그래. 너희는 부자가 돈이 많은 사람이라고 믿고 있는데 말야, 돈이 얼마나 많아지면 스스로 행복하고 뭐든 다 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걸까?"


-글쎄요... 일론머스크 정도?

-야! 뭘 미국까지 가냐~ 그냥 우리나라 최고 대기업 CEO 정도라 하더라도 어느정도 부자지

-나는 그냥 20억 정도만 생겨도 뭐든 다 할 수 있을 거 같아

-나는 10억

-나는 5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들 꿈이 참 작구나.



"얘들아, 근데 선생님이 이 나이가 되니까 돈 많은 부자들 참 많이 만나 봤거든! 근데 겉으로 볼 때는 부자같은데 마음이 참 가난한 사람도 많더라고. 그걸 알게되면 하나도 그 사람이 부럽지가 않더라."


-마음이 가난한 게 뭐예요?

-겉으로라도 부자같아 보이는 게 소원ㅋ

-근데 쌤은 자산이 얼마정도 되나요? ㅎㅎ(실례를 무릅쓰고 질문)

- ㅋㅋ 쉿!



"마음이 가난하다는 건 말야, 마음이 풍요를 느껴본 적이 없다는 거야." "늘 부족함과 결핍만 느끼느라 괴롭고 힘들어해." "내가 아는 자산가 200억 사업가도 그런 상태더라고."


-헐; 그 사람 좀 욕심이 지나치시네요.

-원래 사람 욕심은 끝도 없는 거 아닌가?

-난 그래도 그 자산가가 부럽네요.

-맞아. 나도! 



"얘들아! 근데 그 자산가는 자신이 벌어 둔 자산을 누군가 다른 사람이 다가와서 순십간에 말아먹게 될까봐 걱정도 많더라고. 그리고 그 돈을 계속 투자해서 불려나가야만 하는 압박도 심하고 말야." 


- 쌤! 근데 모든 부자가 다 그런건 아니지 않을까요?

- 맞아. 부자에 대해서 긍정적인 태도를 갖춰야 부자가 된다고 했는데;; 우리 삼촌이 ㅋ

- 선생님! 너무 한 사람 인생 케이스로 부자에 대한 고정관념을 심어주는 거 아녜요?

- 저희가 그럼 부자되자는 꿈이라도 꿔봐야지 그 꿈마저 꺾어버리려고 하시면 어쩌시나요? 허걱;



"역시, 너희는 나 어릴 때보다 훨씬 똑똑하네." "맞아. 얘들아! 같은 200억 자산가라 하더라도 내가 말했던 그 자산가와는 다르게 마음도 부자인 사람들도 있어." "풍요로움을 누릴 줄 알고, 자산을 운용하는 스킬을 익히면서 끊임없이 자신이 성장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 말야." 


- 맞아요. 쌤! 저는 그런 쌈빡한 부자가 되려고 합니다!!! ㅋㅋㅋㅋㅋ

- 저도요!!!

- 그런 부자가 바로 진정한 부자이지. ㅎㅎ




"그런데 말야, 근데 그거 하나는 명심해야 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가 자본주의 시대인지라 돈을 많이 갖는 게 성공한 삶인 거처럼 생각하는 관념에 길들여져 있을 뿐, 사실 모든 인간이 돈이 많아진다고 성공했다고 느끼게 되는 건 아니거든."


"어떤 사람은 돈보다는 자유 시간이 많을 떠 더 풍요로움을 느끼고, 어떤 사람은 돈보다는 마음 편하게 대화 나눌 친구가 많을 때 더 풍요로움을 느껴. 또 어떤 사람은 화려하고 값비싼 고층빌딩에 살기보다 한적하고 자연이 많은 전원 속에 숨어 살 때 풍요로움을 느끼기도 하고 말야."


- 아, 맞다. 요즘 전원생활 유행이라는 말도 들어봤어요. 일부러 시골로 나가는 사람들 말예요.

- 다들 죽기살기로 부자되자고 외치더니, 이제 그것도 지겨워졌나?

- 아니야. 그래도 믿을만한 건 돈밖에 없어.

- 돈보다는 그래도 가족이지, 이 철없는 녀석아! 이그~

- 저는 그냥 다 갖고 싶습니다. 돈, 친구, 시간 모두 다 부자이고 싶군요. 푸하하하~




"그래. 그 말이 딱이다. 사람 마음이 말야, 무엇이든 하나 빠지지 않고 다 갖고 싶지. 그게 바로 사람 마음이야. 돈도 인기도 명예도 친구도 시간도 온통 다 내 마음대로 누리고 싶은 마음 말야."


"근데 그렇게 모든 거 빠짐없이 다 누리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한번 생각해보자, 얘들아."

- 음............................... 많지는 않겠죠?

- 돈이 많으면 시간이 없지 않을까? ㅋ

- 돈 많은 백수는 돈도 시간도 많잖아! 

- 돈 많은 백수라면 친구들이 시샘해서 진짜 마음 맞는 친구가 없을 거 같아. 




"역시, 너희는 남다르다." "많은 걸 스스로 깨우치네." "인생은 불공평한 거 같으면서도 공평해." "그게 무슨말이냐면, 뭐가 하나 부족하면 뭐가 하나 풍요롭다는 말이야. "얘들들어 돈이 부족하면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게 느껴지기 쉬워." "만날 친구가 없으면 그 대신에 읽어볼만한 책이 많기도 하고" 


- 모든 걸 한꺼번에 다 가지기는 어렵다는 인생의 진리가 도출되네요 ㅎㅎ

- 나는 돈 많은 백수가 꿈이었는데 그럼 뭘 포기해야 하는걸까?

- 쌤 그럼 저는 부족한 거랑 풍요로운 거랑 둘 중에 그냥 풍요로운 거를 즐기면서 살래요.




"오오오! 나 지금 너무 놀랐어. 방금 누가 오늘 이 시간의 핵심을 짚어서 일러주네." "매 순간 삶의 장면에서 지금 당장 풍요롭게 누릴 수 있는 걸 찾아서 풍요로움을 누리면 되는 거야." "그게 진정한 부자의 마인드인거지."


- 저는 돈많은 거 포기가 안되는데 그럼 저는 시간을 줄이며 돈 많은 거 펑펑 누려도 되는거죠? ㅋ

- 나는 자유시간 많은 게 더 좋을 거 같은데................... 아닌가?

- 저는 현무형처럼 취미부자가 되고싶습니다!!!! ㅎㅎㅎㅎ

- 앗, 저는 좀 더 고민을 해봐야지 알 거 같아요. 




"그래, 좋은 생각이야" "역시 너희 세대는 다르다." "각자가 서로 다른 부유함을 추구하는 남다르게 개성이 넘치는 새로운 미래가 올 거야." "쌤은 그렇게 믿는다."


- 앗. 또 뭔가 다시 감동 ++

- 쌤은 낭만부자 ㅋㅋ

- 쌤 고마워요. 굿나잇!



2024년 8월 11일 저녁 12시 42분, 더문쌤은 약간의 상기된 얼굴로 라이브 방송을 껐어. 그냥, 아이들과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된 자신의 모습이 너무 기특했어. 


이런 게 바로 사는 맛이로구나 싶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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