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밤에 열리는 더문쌤의 시크릿 수업 5편
"삐비비빅- 삐비비빅-"
미세한 진동과 함께 울리는 알람 소리를 알아차린 The moon 선생(더문쌤)은 무거운 눈꺼풀을 달래주는 심정으로 천천히 심호흡을 하며 눈을 떴어.
천장의 허공을 바라보며 한 손으로 침대 한편 구석에 위치한 핸드폰을 더듬어 찾아, 알람을 껐지.
오늘따라 The moon 선생(더문쌤)은 그대로 침대와 한 몸이 되어 누운 채로 시간을 흘려보내고만 싶다는 생각을 했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라는 목소리만 머리 위를 '뱅뱅-' 맴도는 거 같았지.
그리고 잠시 5초 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지만, 할 일이 잔뜩 쌓여있으니 당장 이불을 박차고 나가야지!' '지금껏 쌓아온 공든 탑이 무너지는 꼴을 보고 싶어?' '인생 패배자가 되고 싶니?'라는 또 다른 생각이 머리 위를 '힐끗' 스쳐 지나가는 거야.
순간 이유를 알 수 없는 신경질적이고 짜증 섞인 감정이 스물스물 몸 안에서 느껴졌어. 쉬고 싶지만 인생 패배자가 되고 싶지 않으면 당장 일어나라고 자신을 재촉하는 듯한 목소리에 자기 몸이 반응하는 거 같기도 했지.
그러다가 The moon 선생(더문쌤)은 문득 침대 위에 누워서 5초라는 시간 간격을 사이로 두고는 서로 다른 상반된 목소리를 내는 그 주체를 또렷하게 분별하는 마음으로 지켜보았어. 자기 의도와는 무관하게 머리 위로 떠오르는 어떤 생각들(이야기, 목소리) 때문에 신체로 느껴지는 감정이 들쑥날쑥 달라지는 것도 알아차리며 말이야.
내 몸은 침대 위에 이렇게 고스란히 누워있는데, 어떻게 저렇게 서로 완전히 다른 상반된 목소리 두 개가 짧은 시간 간격을 사이에 두고 내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간 걸 확실하게 알아보게 되었어.
The moon 선생(더문쌤)은 아주 잠시동안 다시 눈을 감았어.
최근 몇 년 들어 자꾸만 이유 모를 짜증과 불안감이 늘어서 '명상', '알아차림', '마음 치유'에 관한 책과 영상들을 끊임없이 찾아보고는 해왔는데, 이제는 자기 스스로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현상들을 침착하게 관찰할 수 있는 마음의 힘이 생겨난 거 같기도 했어.
'나는 아침 기상 시간을 알리는 알람 소리를 알아차렸을 뿐, 머리 위에 의도적으로 무언가 특정한 생각을 떠올려봐야겠다는 의지를 내어본 적이 없는 게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머리 위로 '마치 더문쌤 자기 자신인 양' 내러티브(이야기)를 들려주는 그 목소리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 한편에 살아 숨 쉬는 에고(ego)의 목소리였던 거지.
The moon 선생(더문쌤)은 최 근래 몇 년 동안 열심히 관심을 갖고, 찾아서 숙독하며 음미해 둔 책의 내용들을 기억 위로 가다듬어 떠올리려고 했어. 자신의 머리 위로 떠오르는 생각, 그리고 몸으로 느껴지는 감정들 모두 잠시 바다 위의 파도처럼 물 위의 표면 위로 떠오른 '일시적 현상'일뿐이니, 그저 침착하게 바라봐 주기로 했지.
동시에, '그렇구나' '괜찮아'라고 의식적으로 스스로의 몸과 마음에게 말을 건네주었어. 그렇게 수차례 스스로에게 같은 말을 반복해서 건네어 주자, 어느 순간 마음이 차분하게 고요해졌어. 거친 파도가 이유를 모르게 휘몰아치다가 잠잠해진 듯이 말이야.
그리고 The moon 선생(더문쌤)은 마치 인생의 마법 치트키를 발견한 듯이 신비로운 기쁨을 느꼈어.
이번 주 주말, 약속된 시간에 아이들과 만났을 때에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해주고 싶다는 여러 가지 영감이 마구 솟아올랐지.
"얘들아, 이번 주도 잊지 않고 접속했네?" "잘 지냈니?" "벌써 9월이 왔네."
The moon 선생(더문쌤)은 아이들에게 먼저 반갑게 인사를 건네었어.
-선생님! 9월인데 아직도 왜 이렇게 덥나요?
- 맞아요. 이번 여름은 정말 엄청나게 덥네요! 더우나 추우나 우리는 똑같이 실내에 가둬진 채로 공부나 해야 하지만요.
- 선생님!! 오늘은 까페에 사전 공지로 먼저 설문지도 올려두셨던데요?
- 맞아 맞아. 나도 봤어. ㅎㅎ
- '이성으로 감정을 통제할 수 있다' 이게 설문 주제였나?
"응. 그래그래." "기특하게 미리 사전 설문 참여도 다 하고, 라이브에 참석한 거네? ㅎㅎ" "오늘은 너희들과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해."
"너희도 이제는 스스로의 생각과 감정을 성숙하게 컨트롤할 줄 아는 나이가 되어가고 있으니 말이야."
-네???????? 선생님, 저는 아직 감정의 격변기 분노의 질주기 십 대 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만................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선생님! 저도 아직 그런 나이가 된 건 아니지만 끊임없이 공부하기 싫은 마음이 올라올 때마다 허벅지를 연필심으로 찔러가며 제 마음을 바로잡으려고 무수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ㅋㅋㅋㅋ
- 저는 고백하자면 요즘 우리 집에서 '분노조절장애 병에 걸린 놈'으로 찍혔어요. ㅋ 저희 부모님과 동생들은 이미 저를 포기한 지 오래입니다. 저도 안 그러고 싶은데, 자꾸 가족들만 보면 화가 치밀어 올라서요.
- 선생님! 애들 반응이 장난이 아니네요. ㅎㅎ 오늘 라이브 주제가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린 마냥 아이들이 폭풍 같은 '크레이지'한 반응을 보이네요. ㅋㅋㅋㅋㅋ
"하하, 이 녀석들." "너희들 마음에 응어리진 게 참 많기도 많은가 보다." "안 그래도 설문조사 결과를 보니 너희 마음이 다 반영되어 있는 거 같더라고." "이성으로 감정을 통제할 수 있다."라는 항목에 동의한 비율이 28% 였어. "나는 너희들 모두 어느 정도 성실하게 학업에 충실한 모범생들이 많은 그룹이라 적어도 50% 정도는 이성으로 감정을 통제할 수 있다고 답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구나."
"자유롭게 뛰어놀 나이는 아니고, 신나게 웃고 떠들 수 있는 분위기에 처한 것도 아닌데 너희들 답변을 보니 감정적으로 스스로 얼마나 괴로운 상황인 건지 짐작이 되더라고..."
- 네!!!!!!!!!!!!!!!!!!!!!!!!!!!!!!!! 쌤. 진짜로 괴롭습니다!!!!!!!!!!!!!!!! 미치겠어요!!!!!!!!!!!!!!!!!!!!
- 저도 그렇습니다!!!!!!!!!!!!!!!!!!!!!!!!!!!!!!!!!!!!!!! ㅎㅎㅎ 살려주세욧!!!!!!!!!!!!!!!!!!!!!!!!!!!!!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ㅎㅎ 쌤 저는 얘네들보다 좀 더 고수인가 봐요. 저는 감정 컨트롤 그래도 잘하는 편이에요. 제 나름의 비법도 갖고 있고요. 저는 중학교 때 슬럼프가 좀 빨리 왔던 편이라, 그때 이미 괴로움을 탈출하는 비법을 터득했어요.
- 오오. 야! 뭔지 빨리 비법 풀어라!!
" 오호라! 얘들아, 감정의 괴로움을 스스로 조절할 줄 아는 게 너희 나이에 쉽지 않은데 벌써 그 비법을 터득한 학생이 여기 이 자리에 함께 있다니 신기하네! " "혹시, 비법 좀 풀어줄 의향이 있니?"
- 앗, 갑자기 주목받으니 좀 부담스럽긴 하지만 ㅎㅎ 저한테는 잘 먹히는 방법인데 한번 썰을 풀어 볼게요. 다른 애들한테는 잘 먹힐지 그건 뭐, 개인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감안하고 들어 주세요. 비법이라고 뭐 대단한 건 아니지만 저는 주간 일정표를 꼭 사용해요. 그 주에 제가 스스로에게 하는 약속처럼 지키고 싶은 공부량, 다이어트 관련 운동이랑 음식을 적어 둬요. 근데 토, 일 이틀 주말은 그냥 빈칸으로 둬요. 그래서 월화수목금 매일매일 스스로 약속한 걸 지키면 예쁘게 별표나 하트로 색칠을 해주고 주말에 제가 스스로에게 약속을 잘 지킨 거 같다 싶으면 꼭 보상을 줘요. 참아뒀던 잠도 푹 자고, 영화관도 가고, 먹고 싶은 불량 식품도 적당히 먹어주고 말이에요.
저는 참기만 하는 게 능사는 아닌 거 같더라고요. 주말에는 자기에게 좀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게 해 줘야지 또 주중에 미친 듯이 열심히 살아나갈 힘이 나는 거 같아요. 그리고 눈으로 직접 제가 약속 지킨 내용을 늘 볼 수 있게 주간 일정표에 '시각화' 하는 게 엄청 효과가 좋은 듯싶었어요. 만약에, 한 주 동안 스스로에게 약속한 내용을 거의 지킨 게 없는 거 같을 때는 양심상 주말에도 미뤄뒀던 공부를 하게 되더라고요.
"와.. 정말 대단한 걸!" "시각화라는 용어를 써가면서 자기에게 스스로 목표 설정을 하고, 보상도 스스로 줄 줄 아는 게 놀랍구나." "그것도 스스로 슬럼프를 겪으면서 괴로워하다가 터득한 비법이라 하니, 인생의 장애물을 뛰어넘는 회복탄력성도 높은데?"
- 야, 너희들도 다 일요일에 빨리 주간계획표 사러 가라.
- ㅋㅋㅋ 쌤! 저는 시각화에 익숙지가 않아서 오늘 토요일 낮, 주말에도 미련하게 계속 자책만 하면서 허벅지 연필로 찔러가며 시간만 보냈는데요 ㅎㅎㅎㅎ
- 쌤 그럼 쉬고 싶고 놀고 싶은 마음을 이성적으로 누르려고만 하지 말고, 적당히 보상 차원으로 놀아주는 게 비법이 된다는 거네요? 저는 주말에도 학원 스케줄이랑 숙제로 꽉 차서 그녀의 비법을 따라 흉내내기가 어려울 거 같습니다. 안타깝게... 쩝;;
" ㅎㅎ 그래, 얘들아." "너희들 모두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르니, 지금 들은 이야기는 참고로만 기억해 두렴."
"지금 내가 해줄 이야기도 마찬가지야." "이건 내 경험치에 의해 스스로 느끼고 깨우쳤기 때문에, 그 효과를 분명하게 인지하게 되었을 뿐이다." "내 이야기도 한번 들어보고, 그럴듯하게 느껴지면 너희들 삶에 적용해 봐."
"모든 인간에게 이성과 감정은 함께 늘 동시에 공존해." "이성이 감정보다 상위 차원의 높은 레벨이라 감정을 완전히 컨트롤할 수 있는 건 아니야." "단지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뿐이지."
"이성적인 사고를 하면서, 뿌듯함이나 성취감 등의 어떤 감정을 동반해서 느끼게 되면 그 순간 작동한 이성적 사고의 내용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유레카로 기억될 수 있어." "반대로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채로 이성적 사고를 할 경우, 익숙한 방식의 논리적 사고 기능을 발휘한 것일 뿐 그 구체적인 내용이 장기 기억으로 가지는 못해."
"뿐만 아니라 감정 상태에 따라 그것이 이성의 작용에 영향을 미치기도 해." "아주 기분이 불쾌하거나 속상하고 억울하면, 평상시처럼 침착하게 논리적 사고를 하며 문제를 풀 수 없게 되는 게 당연한 듯 말이야. ㅎㅎ"
"그러니 너희의 설문 결과처럼 이성으로 감정을 컨트롤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 맞아."
- 쌤 그럼, 미친 듯이 화가 나면 그냥 참지 말고 분노를 폭발시켜도 되는 겁니까? ㅎㅎ
- ㅎㅎㅎㅎ 저희가 맞았네요! 요즘에는 학교에서 감정에 대한 교육도 해주더라고요. 좋은 감정, 나쁜 감정 그런 건 없다고 말이에요.
- 쌤! 갑자기 '감정도 습관이다' 이런 말도 떠오르네요. ㅋㅋ 갑자기 떠올라서 그냥 적어 봤어요... ㅎㅎ
- 쌤이 어차피 감정은 컨트롤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닌 거라 말해주시니 좀 안심이 되네요. 저는 제가 왜 이렇게 감정 조절을 못하는 건지 그 사실이 더 짜증 나고 불편했거든요.
"얘들아! 우리 인간의 얼굴에 눈 코 입 귀 각각의 신체기능이 모두 있지만 그 모양은 제각기 다 서로 다르듯이, 우리 인간의 뇌 안에 정보처리를 하는 뉴런 신경세포 역시 공통된 기능을 하면서도 그 연결 강도가 서로 구조적으로 미세하게 달라." "그래서 사람마다 서로 성격이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겠지." "똑같은 상황에 처해도 그에 반응하는 생각과 감정의 패턴이 사람마다 모두 다르거든."
"근데, 우리가 스스로의 얼굴 생김새를 시시각각 마음대로 고치기 쉽지 않은 것처럼 두뇌 안쪽의 뇌 신경망 연결 구조를 자유롭게 바꿔서 쓸 수 없잖아!" "그러니 우리가 머리 위로 떠오르는 오만가지 생각들과 그에 따라 수반되는 여러 감정들을 제 멋대로 통제할 수는 없는 거야."
"다시 말해, 생각과 감정은 마음먹기에 따라 고쳐먹을 수 있는 게 아라고 하더구나."
- 헉... 저는 제 성격 별로 마음에 안 드는 데 그럼 고칠 수 없는 건가요?
- 와,, 겉모습은 그래도 이제 성형시술로 좀 바꿔볼 수 있는데 뇌 신경망은 어떻게 바꿀 수가 없는 걸까요?
- 그럼 쌤, 제 머리 위와 몸으로 느껴지는 생각이랑 감정이 제 마음대로 통제가 안된다니 좀 무서운데요?
- 맞아요. 저도 좀 무서워요. ㅎㅎ
"얘들아. ㅎㅎ 전혀 무서울 필요는 없어." "생각해 봐! 우리 몸 안에 기능하는 여러 신체 장기들도 우리의 주관적 의지대로 통제하는 거 아니잖아? 그냥 심장은 알아서 자연스럽게 뛰고 있고, 호흡도 알아서 들숨 날숨 쉬어주고 있고 하는 거랑 마찬가지 작용인 거야." "뇌가 스스로 우리가 처한 환경적 맥락의 정보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어떤 생각과 감정이 자동으로 떠올랐다가 사라졌다가 하는 기능을 하는 것일 뿐이지."
- 오우. 오늘 수업 뭔가 과학적인 듯, 알쏭달쏭 오묘하네요.
- 쌤 갑자기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갑자기 제 자신이 낯설게 느껴져요. 그럼 자동으로 알아서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들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요? 똥 마려우면 똥 누면 되는 건데, 생각이나 감정은 때때로 괴로워서 바깥으로 보내주고 싶어도 뜻대로 안 되잖아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치겠다..... 똥 얘기가 왜 나오냐.... 하..
- 쌤! 생각과 감정을 제가 통제할 수 없다고 생각하니, 저 갑자기 뭔가 좀 혼란스러워요.
"너희들이 갑자기 무섭다고 하니, 뭔가 혼란을 준 거 같아 미안하네. ㅎㅎ" "너무 걱정 마. 최근에 밝혀지는 신경과학 이론에서는 뇌의 신경가소성 이론을 밝혀서 후천적으로 어떤 경험을 많이 해주는지에 따라 특정 영역의 뇌 연결 구조가 강화될 수 있다고 하더라고." "그 말인즉슨, 나이와 무관하게 노력에 따라서 생각하는 방식이나, 성향도 바뀔 수 있다는 뜻이 되겠지."
"그리고 좀 어려운 말처럼 들리겠지만, 드넓은 바다 위의 파도처럼 그때그때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와 기상 상황에 따라 바다 위의 표면로 치솟아 오른 파도 위 물방울처럼 우리의 생각과 감정도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다르게 떠올랐다가 가라앉는 하나의 현상일 뿐이야."
"그저, 침착하게 바라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이니 가끔씩 불안과 두려움이 물밀듯이 몰려와도 너무 겁먹지 말았으면 해."
"생각과 감정은 내가 아니다." "나는 그저, 침착하게 바라보는 자일뿐..." 잊지 말아 주렴!
- 쌤! 오늘 수업도 뭔가 되게 어려운 거 같은데, 중요하긴 한 거 같아요.
- 망치로 머리를 맞은 기분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쌤 혹시 뭔가 인생에 힘든 일 겪으시고 지금 도인이 되시려고 그러시는 거 아니에요?
- 생각과 감정은 내가 아니다. 그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가 사라지는 것일 뿐! 나는 그저 바라보는 자.
- 오오, 어떻게 보면 좀 멋있는 거 같기도 하고. ㅎㅎㅎ 주간 계획표 사서 맨 앞장에 크게 적어놓을래.
"얘들아, 오늘 수업 내용이 좀 어려웠지?" "너희들이 여러가지 답 없는 복잡한 생각과 감정들 때문에 아주 많이 힘들어하는 거 같아서 꼭 이야기해주고 싶었어"
"너희들 인생의 전체를 통틀어 잠깐 이 시기동안 시시각각 바다 위에 성난 파도처럼 떠올랐다가 사라질 생각과 감정들은 너희 자신이 아니란다."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그냥 침착하게 바라봐주렴." "시각화 기법으로서 종이 위에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려서 몸 안에 머물던 괴로움을 몸 바깥으로 내어 보내준다고 상상해 주는 것도 좋은 비법이 될 수 있겠다. ㅋㅋ"
"오늘 수업은 너무 길어졌네! 그럼 이만, 다음 주에 만나자!!!"
혼자 아이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다정하게 건네주고는 화상 미팅 종료 영상 버튼을 누른 The moon 선생(더문쌤)은 시계를 봤어.
'9월 8일, 오전 12시 50분', 평상시보다는 좀 더 이야기가 길어졌던 하루였어.
라이브 방송으로 방금 전까지 함께 순간을 나누었던 여려 명의 아이들 중, 단 한 명이라도 무언가 스스로 깨우침을 얻어서 좀 더 평화로운 마음으로 지낼 수 있다면 고맙겠다는 마음이 들었지...
The moon 선생(더문쌤)은 머리 위로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들을 바라봐주면서, 고요하고 평온한 상태에 머물게 되는 자기 자신의 모습이 새로웠어.
그날 밤 수업을 마무리하고 평온해진 마음으로 침대에 누워, 들숨과 날숨의 호흡을 의식적으로 느껴주며 호흡의 신비로움과 생명성을 느껴보았어.
그리고는 이 세상의 아이들이 자기 존재를 좀 더 평온하게 느낄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잠을 청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