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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래식한게 좋아 Jul 30. 2024

요정이 춤추는 비밀정원

작은 들꽃의 인사


길가를 걷다가 작은 들꽃을 발견했습니다.

그 모습이 눈에 들어와, 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추고 말았습니다. 들꽃은 화려하지는 않아, 오히려 그 점이 더 마음을 끌었습니다.


강렬한 색채나 향기보다는 그 자체로 순수하고 자연스러운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었습니다. 바람에 살랑거리는 작은 꽃잎들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저절로 편안해졌습니다. 조용히 속삭이는 친구처럼, 들꽃은 에게 다가와 조용한 위로를 건네는 듯했습니다. 비밀의 정원에서 발견한 작은 보물처럼, 들꽃은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문득 어린 시절, 들꽃으로 가꾼 나만의 비밀 정원이 떠올랐습니다. 마당에는 언제나 따뜻한 햇살이 가득했고 마당 한쪽에는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 작은 공간이 있었는데, 그곳은 저만의 비밀 정원이었습니다. 비밀 정원은 들꽃들로 가득 차 있었고, 을 가꾸며 수많은 꿈과 이야기를 키워 나갔습니다.


매일 아침, 작은 삽과 물뿌리개를 들고 마당으로 나갔습니다. 어른들 눈에는 그저 잡초로 보일 수 있는 작은 들꽃들이지만, 그 꽃들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이었습니다. 들꽃들 사이를 조심스럽게 걸으며, 꽃잎 하나하나를 살펴보았습니다. 노란 민들레, 하얀 데이지, 보라색 제비꽃 등 다양한 색깔과 모양의 꽃들이 제 정원을 화사하게 물들였습니다.


비밀 정원을 가꾸는 시간은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면, 꽃잎들이 함께 춤을 추었고, 그 모습은 작은 요정들이 정원에서 노래하며 춤추는 것 같았습니다. 요정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습니다. 꽃들이 피고 지는 모습에서 자연의 순환을 배우고, 작은 것들 속에서도 큰 행복을 찾는 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어느 여름이었습니다. 밤새 내린 비로 인해 마당은 촉촉하게 젖어 있었고, 정원에는 새로운 꽃봉오리들이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작은 발걸음으로 비밀 정원에 들어가, 피어나는 꽃들을 하나하나 살펴보았습니다. 순간, 마음은 무한한 기쁨으로 가득 찼습니다. 제 손길이 꽃들에게 전해져, 들이 더욱 아름답게 피어난 것 같았습니다.


그날 이후로, 더 열심히 비밀 정원을 가꾸었고, 꽃들에게 물을 주고, 잘 자라도록 정성을 다했습니다. 들꽃들이 피어나고, 그 꽃들 사이로 나비와 벌들이 찾아오는 모습을 보며, 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느꼈습니다.


어린 시절, 들꽃으로 가꾸었던 나만의 비밀 정원은  저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작은 것들의 소중함, 자연의 아름다움, 그리고 순수한 마음을 잃지 않는 법까지.


어른이 된 지금도 여전히 그때의 마음을 간직하고 삶의 여정 속에서 어려움과 시련을 만날 때마다, 꽃을 가꾸던 비밀 정원을 떠올리며 용기와 희망을 얻습니다. 정원에 피어난 들꽃처럼  삶 속에서 순수한 마음을 잃지 않고, 작은 행복들을 소중히 여기며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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