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우연히 심부름을 다녀오는 어린아이를 보았습니다. 작은 몸으로 큰 짐을 들고 열심히 걸어가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미소가 절로 지어졌습니다.
문득 할머니의 심부름 다녀오는 것을 좋아했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작은 발걸음으로 동네를 누비며, 상점에서 필요한 물건을 사 오곤 했었지요. 길이 조금 멀어도, 손에 꼭 쥐고 있던 잔돈을 생각하며 열심히 걸었습니다.
심부름을 다녀오는 길은 저에게 늘 작은 모험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심부름길이 즐거웠던 이유는 집에 돌아오면 할머니께서 주시는 사탕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상점에 가는 길이 조금 멀어도 괜찮았습니다. 할머니의 선물이 저를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길가의 나무와 꽃들, 그리고 하늘을 나는 새들조차도 그날따라 더 아름답게 보였지요.
심부름을 무사히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저 멀리 할머니의 모습이 보이면, 조금 더 서둘러 뛰어갔습니다. 할머니께서는 늘 따뜻한 미소로 저를 맞아주셨고, 손에는 어김없이 작은 사탕이 들려 있었습니다. 알록달록한 포장지 안에 담긴 그 사탕은 할머니의 사랑이 담긴 선물이었습니다.
사탕을 받아 들고 한입에 넣으면, 입안 가득 달콤한 맛이 퍼지며 행복했습니다. 그 작은 사탕 하나가 주는 기쁨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것이었지요. 할머니께서 주신 사탕은 심부름을 마친 저에게 주어지는 특별한 상이었고, 그 덕분에 심부름길조차도 즐겁게 느껴졌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할머니의 사탕 하나로 인해 심부름이 그렇게 즐거웠던 시절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어린 마음에 할머니의 따뜻한 사랑을 느끼며, 사탕 하나에 모든 세상이 밝아지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때의 기억은 여전히 제 마음속에 맑고 투명하게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