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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대신 율무차

엄마와 나란히 앉아

by 클래식한게 좋아

출근하자마자 커피를 한 잔 뽑아 들었습니다. 따뜻한 잔을 두 손으로 감싸며 커피 향을 깊게 들이마셨지요. 그 순간, 문득 어릴 적 엄마와의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어릴 때, 엄마는 아침마다 커피를 끓이셨습니다. 진한 커피 향이 집안 가득 퍼질 때마다, 그 향기가 너무나 궁금해서 엄마 옆으로 다가가곤 했지요. 커피잔을 들고 계신 엄마에게 조르듯 말했습니다. "엄마, 나도 커피 마실래!" 하지만 엄마는 부드럽게 웃으시며 대답하셨습니다. "아직 커피는 못 마셔. 대신 엄마가 더 맛있는 걸 만들어줄게."


그렇게 엄마는 율무차를 타주셨습니다. 곱게 갈린 율무 가루에 따뜻한 물을 부어 잘 저은 다음, 작은 손으로도 잡기 편한 잔에 따라주셨지요. 잔을 받아 들면 잔 속에서 고소한 향이 피어올랐고, 그 향에 마음이 녹아내렸습니다. 한 모금 마실 때마다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함에, 그건 그 어떤 음료보다도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엄마와 나란히 앉아, 저는 율무차를 홀짝였고 엄마는 커피를 마셨습니다. 비록 같은 잔은 아니었지만, 함께하는 그 시간이 엄마와 나만의 작은 비밀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윽한 커피 향과 율무차의 따스함이 어우러진 순간이, 지금도 마음 깊은 곳에 소중히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어른이 되어 커피를 마시며 하루를 시작하지만, 가끔 커피 향 속에서 그때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엄마가 주셨던 따뜻함, 그리고 그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낸 율무차의 맛. 오늘 사에 출근해 커피를 마시며 문득 엄마의 추억이 떠올라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을 기억하며 즐겁게 하루를 시작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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