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째 퇴근 후 저녁반 수업을 듣다 보니, 가끔은 정말 가기 싫은 날이 생기곤 합니다.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청계천이 너무나도 예쁘고, 그 길을 따라 걸으며 느끼는 뿌듯함은 말로 다 할 수 없지만, 퇴근 후 수업에 가기까지의 발걸음은 때때로 무겁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청계천의 풍경
그런 날, 작은 동기부여로 삼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수업 전에 혼자 맛집에 잠시 들르는 일입니다. 저는 평소 국수를 정말 좋아하는데요. 그중에서도 종로에 위치한 '미정국수'는 제가 추천드리고 싶은 곳입니다.
할머니 한 분이 운영하시는 작은 국숫집인데, 자리는 비좁지만 그 아늑함이 오히려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줍니다. 국수 한 그릇에 담긴 정성과 가성비(멸치국수 5,000 원)는 정말 훌륭합니다. 수업 전 잠깐 들러 따뜻한 국수를 먹으며 마음을 가다듬고 나면, 수업에 대한 부담감도 한결 가벼워집니다.
미정국수 0410(멸치국수잘하는집)
할머니께서 정성스레 만들어 주시는 잔치국수는 단순한 한 끼 식사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할머니의 정겨운 미소와 함께 내어주시는 그릇 가득한 따뜻한 국수를 보면, 오래전 시골에서 할머니와 함께했던 밥상이 떠오릅니다.
멸치국수(좌),얼큰 멸치국수(우)
음식사진은 연습이 많이 필요해 보입니다.ㅎㅎ
공간은 협소하지만, 그 안에 담긴 마음은 넉넉합니다.
할머니께서 손수 끓여 주시는 국수 한 그릇은, 어린 시절의 그리운 기억을 선물해 주는 것 같습니다. 메뉴가 다양해서 매일 다른 국수를 먹어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학원에 가기 싫은 날이라도, 이곳에서 따뜻한 국수 한 그릇을 먹고 나면 마음이 풀어집니다. 국수를 다 먹고 나면 배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든든해져서, 다시금 수업에 대한 의욕도 샘솟는 느낌이 듭니다.
가끔은 공부가 지치고 힘들 때, 좋아하는 음식점을 하나 찾는 것이 큰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 맛있는 음식이 주는 작은 위안이 힘든 수업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하니까요.혹시 종로에 가실 일이 있다면, '미정국수'에 들러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