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계획 세우기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수업은 빼먹지 않고 출석은 했지만 스페인어 공부에 온전히 몰두한 시간은 전혀 없었다. 수업 들으러 가는 차 안에서 지난 시간에 배운 내용을 훑어보는 게 전부였다. 새롭게 배우는 언어고 평소에 노출될 확률이 굉장히 희박한 탓에 아주 열심히 해도 모자랄 판인데. 전에 배웠던 내용을 활용해야 하거나 선생님이 지난번에 배웠던 내용을 불쑥불쑥 질문할 때마다 꽤 난감하고 진땀을 흘렸다. 속을 더 답답하게 만드는 상황은 배운 기억은 있는데 그 내용이 뭔지 생각나지 않는 것. 수업을 한지 한 달이 넘어가면서 초반에 배운 내용이 가물가물해지기 시작했다. 배웠다는 사실조차도 모르면 그러려니 하며 넘어갈 텐데 기억이 날 듯 말 듯하니 더 애가 탔다. 지금의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력은 당연히 늘지 않는다. 주먹구구식이 아닌 지속 가능한 해결책이 시급하다.
공부 계획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했다. 스페인어 실력 향상을 위해, 매시간마다 느꼈던 찝찝한 기분에서 벗어나려면 아무리 일이 바빠도 당장 계획을 세워야 한다. 우선, 하루 일과를 돌아봤다. 아침 9시에 일어나 1시간가량 커피와 과일이나 견과류를 먹으며 잠을 깬다. 그러고 나서 10시부터 일을 시작한다. 기상 시간을 1시간 앞당기고 그로 인해 생기는 1시간 반에서 2시간가량의 여유 시간에 공부를 하기로 했다. 회사에 다녔다면 출근 중일 테지만 프리랜서인 나는 출근은 할 필요가 없다. 어떻게 보면 남들 출근하는 동안 공부를 하는 셈이다. 점심 식사를 한 후, 오후 업무를 시작하기 전까지 남는 30분에서 1시간가량의 시간에도 공부를 하기로 했다. 평소라면 식곤증을 물리치려고 텔레비전을 봤을 시간이다. 이렇게 틈새 시간을 활용하면 하루 최소 2시간에서 최장 3시간에 달하는 공부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공부 시간을 정했다면 ‘어떠한 공부를 할지’를 정리할 차례! 예습은 제쳐두고 복습만이라도 철저히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책과 핸드 아웃을 꼼꼼하게 읽고 처음 보는 단어, 문장 등은 빼놓지 않고 암기하기로 했다. 특히, 회화를 위해 문장은 통으로 외우기로 했다. 노트 정리를 할까 생각해봤는데 지금으로서는 모르는 내용이 너무 많아 필기하는 데만 온종일 걸릴 듯하다. 정리가 필요하거나 보충할 내용은 하나의 핸드 아웃에 몰아서 적기로 했다. 이 책 저 책 들춰보는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서다. 동시에 듣기 공부 계획도 세웠다. 매일 30분씩 교과서 속 지문을 듣고 한 문장 한 문장 큰 소리로 따라 하며 발음을 익히고 귀를 트이게 하기 위해서. 이때도 마찬가지로 문장을 통으로 외우기로 했다. 만약 촬영이나 외근이 있는 날에는 이동 중에 핸드 아웃을 읽거나 듣기 연습을 하기로 했다.
앞으로의 공부 계획
| 오전 8시 반~10시 듣기 30분 + 읽기&쓰기 1시간
| 오후 12시 반~1시 반 듣기 30분 + 읽기&쓰기 30분
*외근하는 날에는 이동 중에 회화 듣기 및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