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 몬스테라를 다시 만나다
몬스테라를 기르게 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처음이 아니라 익숙하지 않냐고? 아니다. 이전의 몬스테라는 흙이 아닌 물에 줄기를 넣어서 기르는 수경 재배로 길렀다. 그렇다면 친구를 만들어 준 것이냐고? 물론, 그것도 아니다. 몬스테라와 수경 재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탓에 나의 첫 몬스테라는 지금 이 세상에 없다. 그래서 몬스테라 화분을 집에 들였을 때 마냥 설레고 마음껏 들뜰 수 없었다. 그보다 ‘지난번의 실수를 되풀이하지는 않을까’하는 염려가 훨씬 컸기 대문이다. 그럼, 이 시점에서 생기는 궁금증! 그럼에도 왜 몬스테라를 데려왔냐고? 크나큰 염려를 삼켜버릴 용기가 생겨날 정도로 몬스테라의 강력한 매력에 이끌렸다고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 소개 크고 구멍이 뚫려 있는 잎이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식물로 생명력이 강한 것이 특징.
| 관리 반음지에 두고 화분 겉흙에서 안쪽으로 5cm 정도 지점이 말랐을 때(약 7~10일 간격) 물을 준다.
| 주의 줄기와 잎 모두 수분을 머금고 있으므로 과습에 주의한다.
몬스테라에 빠지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건 바로 개성 넘치는 잎. 과감하게 찢긴 형태가 인상적인데 이는 몬스테라가 살던 곳과 관련이 깊다. 원산지인 멕시코의 기후는 비바람이 많은데 잎 표면이 막혀있으면 쉽게 손상되기 때문이란다. 덕분에 나를 비롯한 몬스테라 애호가들은 실내를 멋스럽게 꾸미는 데 활용할 수 있게 된 것. 외형적인 모습에 반해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흥미로운 사실을 더 발견했다. 몬스테라의 종류에 따라 잎 모양이 조금씩 다르다는 점이다. 크게 델리시오사와 오블리쿠아로 나누어지는데 우리 집에 있는 건 델리시오사에 해당된다. 오블리쿠아는 중간중간이 큼직한 구멍이 뚫려 있다. 오블리쿠아라는 종이 있다는 걸 몰랐던 때, ‘몬스테라 같으면서 몬스테라 같지 않은 이 식물은 뭐지?’하며 궁금했는데 비로소 해결됐다.
극락조, 박쥐란, 테이블 야자 등 여러 식물을 기르면서 새 잎이 나는 걸 꽤 많이 봤지만 그 모습은 볼 때마다 설레고 가슴 벅차다. 활짝 핀 잎의 모습을 상상할 때의 뿌듯함, 온전히 다 펴진 잎을 보면 이제 막 세상에 첫발을 내디딜 때 느꼈던 설렘 그리고 앞으로 있을 역경을 이겨낼 때 필요한 용감함이 한 데 뒤섞여서 그런 것 같다. 그리고 그 험난한 미래를 응원하는 데서 오는 흥분까지. 몬스테라를 데려온 지 2주일이 채 되지 않아 새 잎이 나올 징조가 포착됐다. 이미 나있는 줄기 사이에 무언가 뾰족하게 튀어나온 것. 몬스테라를 데려올 때 새 잎이 아주 잘 난다는 말을 익히 들었는데 벌써 새 잎이 나는 여정을 시작하게 되다니! 지금껏 그래 왔듯이 일주일마다 같은 앵글에서 사진을 찍었다. 물도 신경 써서 더욱 충분하게 줬다. 줄기가 이미 나있는 잎만큼 컸다. 경험에 비추어볼 때 이제는 돌돌 말린 잎이 펴질 차례다. 맞다. 잎이 차츰 펴졌다. 손바닥보다도 작아서 금방 펴질 줄 알았는데 일주일이나 걸렸다. 우선, 손대지 않고 잠자코 기다려준 나부터 칭찬해야겠다. 집에 왔을 때 셋이었던 잎이 어느새 넷이 됐다. 저절로 엄마 미소가 지어진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몬스테라와 함께하는 지금의 시간을 즐기되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