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만큼 고된 편집의 늪
친구의 전폭적인 격려에 힘입어 핸드폰으로 영상을 만들어 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녀의 말대로 우선 10~15초 분량으로. 어떠한 소재가 좋을지 생각하던 중, 지도 책을 펼치는 모습을 담기로 했다. 그 당시 현대카드 트래블 라이브러리에 있었고, 평소에는 손바닥만 한데 활짝 펼치면 꽤 큰 지도가 되는 그러한 책이다. 책의 형태도 독특하고 재미있을 것 같았다. 게다가 동작도 단순했다. 영상에서 내가 할 것은 지도 책을 펼치는 것뿐. 그런데 예상하지 못 한 부분이 있었다. 촬영을 오른손으로 하자니 왼손으로 책을 펼치기가 어색했고, 촬영을 왼손으로 하자니 안정감이 떨어지는 것. 결국, 지도 책 펼치는 동작을 여러 번 연습해서 왼손으로 펼쳐서 무사히 촬영을 마쳤다. 그다음은 편집할 차례! 핸드폰에 미리 다운로드한 동영상 편집 앱으로 아주 간단히 영상의 앞뒤, 불필요한 부분만 잘라내고, 필터 효과를 추가했다. 그리고 영어 제목도 달아보았다. 총 17초 영상이 완성됐다. 비록 40분 넘게 걸렸지만 생각보다 할만하다.
17초 분량의 지도 책 펼치는 영상을 완성하니 그 이상도 가능할 것 같다. 이번에는 요리 영상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메뉴는 아직 초보인 점을 감안해 불 조리가 필요 없는 아보카도 비빔밥으로 정했다. 그리고 아보카도 손질하는 영상은 비빔밥 만드는 영상에서 따로 떼어내서 단독으로 인스타그램에 올려야겠다. 셀카봉에 핸드폰을 끼우고 의자 틈에 고정시켜서 아보카도를 비롯한 각종 재료를 손질하는 모습부터 밥 위에 모든 재료를 올리고 식탁에서 먹는 모습까지 촬영했다. 카메라가 없었다면 금방 끝났을 텐데 나의 모습이 화면에 잘 나오는 앵글을 찾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이제 편집만 남았다. 영상이 워낙 길고 편집할 부분도 많아서 컴퓨터에서 작업하기로 했다.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MOVAVI)의 무료 버전을 다운로드해서 편집을 시작했다. 내용상 불필요하거나 화면 밖으로 나가버린 부분, 실수하는 모습, 무얼 의도하고 찍었는지 모르는 부분을 잘라내는 데만 3시간 반이나 소요됐다. 자막도 넣으려고 했지만 그건 다음 기회에… 파일을 변환하는 시간까지 합쳐서 총 10분짜리 영상이 완성됐다. '하아…'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살짝 고민했다. '이걸 해, 말아?' 결국 마음을 굳혔다. 아직 요령이 없어서 그렇지, 하다 보면 익숙해져서 시간이 단축될 것 같다.
그래, 이제 진짜로 시작해보자!
-작가 겸 1년 차 유튜버의 기록
작가이자 프리랜서 에디터인 필자가 지난 1년 동안 영상을 만들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경험하고 느낀 점을 연재할 예정입니다.
매주 토요일, 찾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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