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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어떤 내용으로 만들어 볼까?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나, 어쩌지?

by 김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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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에 무슨 내용을 담을까?

유튜브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으니 이제 주제를 정할 차례! 다른 사람들은 무엇에 대한 영상을 업로드했는지 훑어봤다. 자신의 직업과 경력을 바탕으로 전문적인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도 있고, 사회 현상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사람도 있고, 일상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담은 사람도 있었다. 심지어 말없이 하루 종일 공부하는 모습만 올린 사람도 있고, 먹기만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렇다, 주제가 무한대다. 영상을 만드는 사람이 재미있어하고, 잘할 수 있는 내용이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그래서 생각해봤다. ‘나’라는 사람은 어디에 관심이 많은지, 그리고 그걸 영상에 잘 담고 전달할 수 있는지를.



자신 없는 것, 제거하기

우선, 나는 10~15분 영상에서 특정 주제에 관해 말할 자신이 없다. 관심사는 다양하지만 아주 깊게 파고들지는 못하는 성격 탓도 있고, 생각이 많아서 말을 시작하면 옆길로 자주 새고 그로 인해 명확하게 끝을 맺지 못하는 습관 탓도 있다. 이건 하루아침에 고칠 수 없다. 게다가 ‘영상’이라는 새로운 걸 도전하는 정신없는 상황에 잘 못하는 것까지 시도하는 건 말 그대로 최악이다. 하게 되더라도 영상 콘텐츠가 익숙해지면 그때 야금야금 해야겠다. 그렇다면 어떤 게 좋을까?



고민 끝, 브이로그 선택!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되고, 일상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촬영할 수 있는 내용. VLOG(브이로그)가 적합하겠다. VLOG는 Video(영상)와 Log(일지)가 합쳐진 말로, 영상으로 일과를 보여주는 영상 콘텐츠를 말한다. 블로그의 영상 버전이랄까. 먹고, 일하고, 뜨개질하고, 식물 돌보는 집 안에서의 모습을 담으면 좋겠다. 메인 콘셉트는 주중에는 혼자, 주말에는 남편과 함께하는 프리랜스 에디터 주부의 일상으로 설정했다. 그래서 남편은 주중에는 등장하지 않고 주로 주말에 손이나 뒷모습 정도만 등장시키기로 했다. 내 얼굴은 아직 표정 관리하는 게 어색하니 카메라가 익숙해지면 조금씩 서서히 보여줘야겠다. 우선은 얼굴 전체보다는 코에서 턱까지만 촬영하는 것으로. 카메라를 구독자로 생각하고 “점심 식사를 차려볼게요.” “친구 만나러 가는 길입니다.” 등 대화하는 유튜버도 있지만 아직은 쑥스럽다. 게다가 말이 쓸데없이 길어질 것 같아서 이 또한 나중에 익숙해지면 조금씩 시도할 생각. 나름의 큰 그림을 그렸고 세부적으로 살펴봐야 할 사항이 생기면 그때그때 생각해야겠다.




유튜브 시작 초반부터 지금까지 즐겨보는 브이로그


1 오눅onuk

일본에서 지내다가 최근, 서울로 이사하여 일상을 공유하는 디자이너의 브이로그. 흔히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아침 식사를 간단하게 만들고 든든하게 먹는 모습이 재미있다. 일본 거주 당시, 일본의 풍경과 마트, 레스토랑 등을 영상에 보여줘 이국적인 분위기도 느낄 수 있었다. 요즘 보여주는 서울의 근사한 곳들은 나도 갈 수 있는 곳들이라 더 눈길이 간다. 귀여운 반려견과 편안한 목소리, OOTD도 재미 요소!


2 Susie Hu

홍콩에 사는 중국인 디자이너의 브이로그. 홍콩을 좋아해서 홍콩 여행 영상과 브이로그를 보던 중, 추천 영상에 떠서 보기 시작했다. 중국식, 서양식 조리법을 적절하게 섞은 레시피가 흥미롭다. 그 담음새도 수수해서 영상을 위해 보여 주기식으로 만든 게 아니라는 인상도 들고, 그래서 그녀의 일상에 더 공감이 간다. 활동 반경이 홍콩 내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셩완, 소호와 노호 일대라서 잠시나마 홍콩에 온 기분도 든다.


3 子时当归

호주에 거주하는 여성 유튜버의 브이로그로 내용의 대부분은 요리. 여느 카페 못지않은 화려한 메뉴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집에 있는 커피 머신도 카페에 있을 법한, 꽤 근사한 모델처럼 보인다. 조리 과정이 군더더기가 없이 깔끔하고 앵글도 다양해서 특별한 멘트를 하지 않는데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되는 매력이 있다. 영상을 보고 있자면 나도 그녀처럼 여유롭게 브런치를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아날로그 인간의 유튜브 도전기>

-작가 겸 1년 차 유튜버의 기록

작가이자 프리랜서 에디터인 필자가 지난 1년 동안 영상을 만들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경험하고 느낀 점을 연재할 예정입니다.

매주 토요일, 찾아올게요!

유튜브 채널 | www.youtube.com/hk_alphapur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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