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아는 것보다 덜 틀리는 것이 중요한 시대
"지혜는 새로운 것을 더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틀린 것을 더 적게 아는 것이다."
- 헨리 휠러 쇼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머릿속이 조용해졌다. 마치 소음 가득한 세상에서 갑자기 음소거 버튼을 누른 것처럼.
'지혜'란 단어 앞에 우리는 흔히 '지식'을 떠올린다. 더 많이 아는 사람, 더 똑똑한 사람, 더 풍부한 정보를 가진 사람. 그런데 이 명언은 전혀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지혜란 '얼마나 아느냐'보다 '얼마나 덜 틀리느냐'의 문제라는 것.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우리가 지금까지 완전히 틀린 게임을 하고 있었다는 걸.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안다.
그리고 너무 자주 틀린다.
오늘 아침, 몇 개의 뉴스 기사를 읽었는가?
유튜브에서 몇 개의 쇼츠 영상을 봤는가?
인스타에서 스크롤하며 몇 개의 게시물을 좋아요했는가?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산다. 하루에 접하는 뉴스, 영상, 피드, 콘텐츠, 책, 리포트들을 넘나들며 무언가를 '배우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잠깐, 그중 내가 보고 읽고 배운 것이 얼마나 정확할까?
틀린 정보, 왜곡된 해석, 조작된 이미지, 단편적 맥락들이 마치 진실인 양 우리 머릿속에 쌓인다. 우리는 '모른다'보다 더 위험한 '틀리게 안다'는 함정에 빠져 있다.
더 무서운 건, 틀린 지식일수록 더 큰 확신을 동반한다는 것이다. 반쯤 아는 것들에 대해 우리는 전문가처럼 말하고, 들은풍월로 남을 가르치려 든다. 틀릴수록 더 확신에 찬다. 그게 진짜 무섭다.
더 아는 것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덜 틀리는 사람이 이긴다.
10년 전만 해도 '더 많이 아는 사람'이 유리했다. 정보가 귀했으니까. 그런데 지금은? 구글 검색 한 번이면 웬만한 정보는 다 나온다. ChatGPT에게 물어보면 거의 모든 질문에 답해준다.
그렇다면 이제 중요한 건 '얼마나 많이 아느냐'가 아니다. '얼마나 정확하게 아느냐'다.
하루에 수십 건의 뉴스를 접해도 진짜 중요한 한 줄을 놓친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투자에서든, 인간관계에서든, 건강 관리에서든 '잘 모른다'라고 솔직하게 말할 줄 아는 사람이 '아는 척하다가 틀리는 사람'보다 훨씬 멀리 간다.
왜냐? 잘 모른다고 인정하는 순간, 배울 수 있는 공간이 생기기 때문이다. 반면 틀린 지식으로 가득 찬 사람은 새로운 걸 받아들일 여유가 없다.
틀림을 줄이는 지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말을 줄이고 질문을 늘린다
"저는 잘 모르겠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 질문 한 마디.
아는 척을 줄이면 틀릴 확률도 줄어든다. 반대로 묻는 사람은 틀릴 기회를 줄이고, 동시에 진짜 전문가의 지식을 얻을 기회가 생길 것이다.
현명한 사람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놀랍도록 많이 묻는다. 그리고 자신이 확실히 아는 것에 대해서만 말한다.
정보보다 근거를 본다
"이 정보가 어디서 나온 거지? 출처는?"
"이 내용 누가 확인했습니까?"
"반대 의견은 뭐가 있을까?"
지혜로운 사람은 정보 자체보다 그 정보의 질을 먼저 본다. 출처 없는 글, 감정에만 호소하는 주장, '~카더라' 식의 정보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그들은 말이 아니라 맥락을 본다.
자신의 확신을 의심할 줄 안다
가장 큰 실수는 '나는 맞다'는 착각이다. 특히 감정이 개입된 주제일수록 우리는 자신의 판단을 의심하지 않는다.
하지만 현명한 사람들은 가끔씩 이렇게 물어본다. "혹시 내가 틀렸을 수도 있지 않을까?" 이 질문을 하는 순간, 새로운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한다.
진짜 똑똑한 사람은 많이 말하지 않는다
회의에서 말이 많은 사람이 실력자일까? SNS에서 수천 단어를 쓰는 사람이 더 진실한 사람일까?
내 경험상, 정말 실력 있는 사람들은 오히려 더 신중하다. 잘 모르는 것을 안다고 하지 않고, 잘 아는 것도 확신에 찬 단정 대신 근거를 갖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그 사람의 말에는 여백이 있다. "아마도", "제가 알기로는", "확실하지 않지만"이라는 표현들이 자연스럽게 들어간다. 그리고 그 여백 속에 신뢰가 자란다.
반면 모든 것을 단정적으로 말하는 사람의 말은 처음엔 시원해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신뢰도가 떨어진다. 왜냐하면 세상에 100% 확실한 것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물론 반대 일수는 있다.
하지만 적어도 그 사람이 지금까지 해온 말과 행동을 보면 어떤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인생을 돌아보면, 결국 '얼마나 많이 알았느냐'로 결정되지 않았다. '얼마나 덜 틀린 선택을 했느냐'로 결정됐다.
틀린 선택들을 생각해 보자.
그것들은 돈을 잃게 만들고, 관계를 깨뜨리고,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게 했다. 반면 덜 틀린 선택들, 신중했던 결정들은 나를 조금씩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결국, 그 작은 차이들이 모여서 인생의 큰 차이가 되었다.
투자에서 10번 중 6번만 맞춰도 수익을 낸다. 인간관계에서 10번 중 7번만 상대방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완벽할 필요는 없다. 그냥 조금 더 덜 틀리면 된다.
"나는 오늘, 얼마나 덜 틀렸는가?"
오늘 많은 일들이 여러분 앞에 생길 것이다.
그리고 오늘 밤,
침대에 누워서 하루를 되돌아볼 때 질문을 해보자.
"나는 오늘 얼마나 많이 배웠는가?"가 아니라
"나는 오늘 얼마나 덜 틀렸는가?"
"내가 한 말들 중에 근거 없는 추측은 없었을까?"
"내가 확신했던 것들 중에 다시 검토해 볼 만한 건 없을까?"
"나는 모른다는 걸 솔직히 인정했을까?"
그 질문들을 반복하는 사람에게는 신기한 일이 일어날 것이다. 지식은 더 단단해지고, 통찰은 더 깊어지고, 삶은 더욱 견고해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변 사람들이 그의 말을 더 신뢰하게 된다.
틀림을 두려워하지 말되, 틀린 채로 살아가는 건 피하자. 모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말되, 모르는 척 아는 것은 경계하자.
이것만 챙기자.
질문을 반복하는 사람에게
지식은 쌓이고, 통찰은 깊어지고, 삶은 단단해진다는 것을.
그것이, 진짜 지혜다.
오늘도 더 지혜로운 당신이 되길 바라며...
Here With Me
알파시커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