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서야 조금은 알 것 같다.
나의 모든 걸 보여 줄 수 있는 사람과 나도 모르게 나를 숨기고 다른 사람처럼 행동하게 만드는 사람.
어떤 한 사람과의 관계가 끝나고 만난 몇 명의 사람들을 보니 조금은 알 것 같다.
그 사람은 나의 모든 걸 보여 줄 수 있는 그런 사람 이였구나 라는 거.
조금은 더 많이 다투고 조금은 더 서로에게 상처였지만 나에게 그 사람은 그런 사람이었다.
지금은 그 사람이 나의 이상형 같은 사람이 되어 버려서 인지 그 사람과 비슷한 사람만 찾게 되기도 한다.
그러기에 아주 나쁘게도 만족하지 못하기도 한다.
그 사람의 마지막 이후로도 단 하루도 그 사람이나 그 사람과의 좋았던 기억과 생각이 나지 않은 적이 없고, 아직도 어떤 이별노래를 듣든 내 이야기 같지만, 이유 없이 우울해지기도 하고 미친 듯이 그리워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기도, “나 같은 사람을 누가 좋아하겠어” 라며 깊은 자괴감에 빠지기도 하며, 너무나 슬퍼질까 봐 로맨스 영화를 보거나 슬픈 발라드를 듣는 게 아직 어렵기도 하다.
그렇지만 “좋은 사람였어.” 혹은 “이미 끝난 사이니까… 나랑 인연이 아니었나 봐”라고 생각하며 비참한 나 자신을 스스로 다 잡을 뿐.
지나간 그 사람은 나의 모든 걸 보여 줄 수 있는 그런 진실된 사람이었고, 부족한 나에게 다신 만나기 힘들 법한 그런 좋은 사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