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shut down 해 보기
2023년 3월 28일
오늘의 일기를 쓰기 전에 반성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어제 일기를 쓰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엄마와 스플렌더(보드게임)를 즐긴 후 일기를 쓸 시간이 있었음에도 쓰지 않았다. 귀찮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은 어제를 반성하며 하기 싫은 일을 하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하기 싫은 일을 하는 방법
오늘. 점심에 일어나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장르소설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쯤, 문자 하나가 왔다.
"김알람님, 지난주까지만 해도 진도에 맞춰 잘 들어주고 계셨는데 최근에 조금 바쁘셨나 봐요 ㅠㅠ"
발신인은 인터넷 강의 사이트의 매니저로 내일배움카드로 신청한 코딩 수업의 진도가 점점 늦어지고 있다는 알림이었다. 나는 그 사이트에서 SQL과 python 강의를 듣고 있었는데, SQL은 직장을 다니면서도 배우고 싶었고 python은 수강신청 페이지가 1+1 형식이라 얼떨결에 선택하게 되었다. 범용성이 있는 언어니 코딩 입문으로 좋고, 배워두면 나중에 프로그래머들과 대화할 때 조금은 도움이 될 거란 기대도 있었다.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의욕에 가득 찼던 1주 차와는 다르게 점점 강의 듣기가 귀찮아졌다. 한 번 미루기 시작하니 당연히 정해진 진도에서 뒤처졌다. 진도가 뒤쳐지니 더 하기 싫어져 그야말로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나를 걱정하는 매니저의 상냥한 문자를 받게 된 것이다.
하기 싫은 일을 하는 건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강제로 해야만 하는 일보다는 내 선택으로 선택한 일이 더 실행하기 힘들다. 지금 당장 아무도 강요하지 않기 때문에 나만 눈 감으면 그 일은 안 해도 된다. 내 내면의 잔소리를 제외하면 잔소리도 없다. 하지만 그런 일들은 대부분 내 미래에 중요한 일일 때가 많고, 귀찮음으로 행동을 포기하고 나면 거대한 자괴감이 되어 부메랑처럼 되돌아오곤 한다.
하기 싫은 일이 보통의 일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쓰는 이유는 어째서일까? 나의 개인적인 경험에 비춰보면 그건 바로 생각에 있다. 하기 좋다고 되뇌면 귀찮던 일도 긍정적으로 변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말하는 건 '하기 싫다'는 생각이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말이다. '하기 싫다'는 생각 하나가 다른 생각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확실한 건 '하기 싫다'는 생각이 줄줄이 소시지처럼 다른 생각들을 끌고 온다는 사실이다.
하기 싫으면 안 하면 된다. 그런데 깔끔하게 안 하기로 하지 않고 고민까지 시작한 걸로 봐선 해야 하는 일이다. 하기 싫은데 해야 한다. 이제 우리의 뇌는 격렬한 싸움을 시작한다. 내 몸은 누워있을지 몰라도 해야 한다와 이대로 좀 더 쉬자의 격한 대립이 머릿속에서 전투를 벌인다. 행동을 시작하기 전에 이미 뇌는 팽팽 돌아가며 일하고 있으니, 시작도 안 했는데 지쳐버린다.
나는 원래도 생각이 많은 사람이라 더더욱 '하기 싫다'의 마수에 영향을 잘 받는다. 할까, 말까? 침대에 누워서 생각만 하다 창 밖을 보면 이미 해가 지고 있을 때도 있다. 모두들 이런 상황을 타파하는 자기만의 방법이 있겠지만 내가 추천하는 나의 방법은 다음과 같다. 바로 그냥 뇌 꺼버리기(생각 안 하기)다.
'하기 싫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나 '하기 좋다'로 바꾸는 것도 에너지 낭비-개인적인 의견입니다-다. 더 솔직하자면 생각의 전환이 잘 되지도 않는다. 생각 안 하기는 생각 바꾸기보다 훨씬 쉽다. 속된 말로 멍 때린 상태에 도달하면 된다. '아무 생각도 안 하려는 노력'이 또 다른 생각을 발생시키는 걸 방지하기 위해 나는 뇌를 끄기 위해서 과거의 감각을 동원하는 편이다. 이륙하는 비행기에서 느꼈던 먹먹한 느낌,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키는 반복되는 이미지로 만든 영상 따위로 생각의 흐름을 끊는다. 그리고 그냥 일을 시작해 버린다.
오늘 내게 온 매니저의 메시지는 또다시 나에게 '하기 싫다'는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하기 싫다. 하기 싫다고 생각하니 더 하기 싫다. 그래서 오늘 나는 또 한 번 뇌 끄기를 실행했다. 처음에는 생각하지 않는 것이 무척 힘들었는데 이것도 경험이 쌓이다 보니 점점 잘 되어가는 느낌이다.
하기 싫은 일을 실행하는 여러분만의 방법은 무엇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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