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매일 일기

이미지와 사운드

<갤러리 사운드>는 너무 지루해

by 김알람

2023년 3월 30일

3월이 점차 끝나간다. 오늘은 회사에 몇 가지 서류 요청 메일을 보내고 도서관에서 빌린 <갤러리 사운드>를 읽기 시작했다. <갤러리 사운드>는 전시공간(Gallery)에서의 사운드에 주목한 학술 서적으로 나는 이런 책이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지만 북 스터디 팀원이 추천해서 함께 읽게 되었다.


영화에서도 음향(sound)은 이미지(image)에 종속되어 있다. 영화뿐 아니라 거의 모든 예술, 또는 생활에서도 이미지가 음향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오감 중 이미지가 가지는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오감이 모두 정상 작동한다고 가정했을 때 인간은 치명적일 만큼 시각에 의존하다. 시각 앞에서 다른 감각은 부수적인 것이 되어버린다. 때문에 cgv의 아이맥스가 메가박스의 mx관 보다 더 잘 나가는 것-통계에 기반하지 않은 나의 주관적인 의견임을 미리 말한다-이다. "기왕이면 이 영화는 아이맥스로 봐야지."란 말은 일반인에게 익숙해도 "기왕이면 이 영화는 mx관에서 봐야지."는 조금 낯서니까.


어쨌거나 예전에 대학에서 영화 사운드 과목을 수강했고, 이후에 사운드에 관심이 생겨 구스 반 산트의 <라스트 데이즈 Last Days, 2006>이란 영화로 발표를 한 적도 있다. <라스트 데이즈 Last Days>는 성경에 나오는 예수를 모티브로 활용해 커트 코베인의 마지막을 그린 영화인데 솔직히 굉장히 난해한 편이다. 내 발표 주제는-가물가물한 기억에 의하면- 영화 속에 활용된 사운드의 실험적 역할이었다.


라스트데이즈.jpg 라스트 데이즈 Last Days의 한 장면 출처: 네이버 영화


<라스트 데이즈 Last Days>란 영화는 이야기에 중심을 두면 내가 이해한 게 진짜 맞는지 끝의 끝까지 물음표를 생성하게 하는 영화다. 하지만 서사 중심의 영화가 아니라 일종의 장편 실험 영화라고 생각하면 재미있는 점이 많다.


영화에서 숲이 나오면, 관람객은 이미지를 통해 해당 장면의 주된 정보를 얻는다. 짹짹거리는 새의 소리, 등장인물이 낙엽을 밟아 부스러뜨리는 소리는 숲 이미지와 연결되어 정보로 수용된다. 바다 장면이 나오고 있는데 바다와는 전혀 다른 배경음이 들린다면 관객은 의문을 느끼고 사운드가 잘못되었다고 느낀다. 이처럼 영화에서 사운드는 이미지에 종속된다.


하지만 <라스트 데이즈 Last Days>의 장면들에선 이미지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사운드들이 등장한다. 바다 장면에서 전혀 다른 배경음을 사용하는 것처럼 말이다. 영화를 접한 당시에 그 점이 재미있었고 사운드를 이미지에 종속시킨 게 아니라 독립시켜 병렬로 정보제공을 한 실험영화로서 이 영화를 봤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갤러리 사운드>란 책을 펼칠 때까지만 해도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꿀잠.png 책을 펼치자마자 꿈나라로 갈 뻔했다 created by 김알람 using midjourney


정말 어렵사리 약 50 페이지를 읽었다. 이것도 이해가 안 된다고 생각하니까 잘 안 읽히는 걸까? 그것보다는 대학에서도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학술 서적을 영 등한시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번 주까지 다 읽어야 하는데 정말 큰 일이다.


KakaoTalk_20230330_214727893.jpg <갤러리 사운드> 넌 내게 모욕감을 줬어


일요일까지 다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본문 총 218쪽 중에서 50쪽까지 읽었으니까 이제 168쪽만 읽으면 된다! 하, 너무 즐겁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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