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드디어 SQL 강의를 다 들었다! 그런데 마지막 숙제인 블로그에 문법 포스팅하기를 아직 못했다. 노션에 정리한 게 있긴 한데 포스팅하려면 정리를 해야 할 것 같다.
엊그제부터 디지털 아트 커뮤니티의 데일리 주제 콘테스트(?)에 참여하고 있는데 이게 꽤 시간이 걸린다. 처음에는 빨리 내고 딴 일 해야지 싶다가도 다른 사람들이 다른 방에 올리는 작업물들을 보면 꽤 욕심이 생긴다. 이제까지 그림을 두 번 냈는데, 생각보다 투표를 많이 받지 못해서 조금 아쉬웠다. 그런 아쉬운 마음 때문에 점점 더 열심히 하게 된다.
midjourney는 프로그래밍 언어 같다
midjourney와 SQL을 동시에 하면서 느낀 것이다. 놀랍게도 둘이 비슷한 면이 있다. SQL을 배울 때 강사 선생님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SQL은 절대로 한 번에 좌라락 써서 끝나는 게 아니에요."
"해보고 안되면 어떤 부분이 틀렸나 보고 고치고, 그렇게 하면서 결과를 내면 되는 거예요."
프로그래밍 언어의 ㅍ도 모르는 왕초보 수강생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한 말일지도 모르지만-실제로 난 좀 안심됐다- 어쨌거나 문법을 쓰고 결과를 보고 고치고, 다시 결과를 보고 고치는 작업이 SQL이나 midjourney나 똑같다. 내가 만들고 싶은 이미지를 묘사하고 출력물을 기다리면 절대로 내가 원하는 그림이 한 번에 나오지 않는다. 묘사를 좀 바꾸고 다시 출력하고, 이미 출력된 이미지를 레퍼런스 링크로 걸어서 다시 출력하고, 수 십 번을 계속해야 그나마 좀 비슷한 이미지가 나온다.
때때로 아무리 열심히 프롬프트를 수정해도 내가 생각하는 이미지가 나오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들 때도 있다. 그럴 때는 빠르게 머릿속으로 다른 콘셉트를 잡는다. midjourney 고수들은 정말 기상천외한 그림들을 잘 뽑아내는데 아직 나는 그 정도에 경지까지는 오르지 못했다. 그래서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들면 정말 안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오늘만 해도 슈퍼마리오를 쫒는 고양이 그림을 뽑고 싶었는데 잘 되지 않았다. 슈퍼마리오는 3d render의 느낌을 내고 싶었고, 고양이는 실제 고양이 사진 같은 느낌을 원했는데 묘사를 하는데서 뭔가 잘못 전달이 된 것 같다. 그래서 결국 photoshop으로 둘을 합성하기로 했는데...
좌와 우를 합성하자!
두 그림 다 midjourney를 이용해서 만든 작품이고, 둘의 마리오의 표정이라던지 자세, 고양이의 시선을 맞추기 위해서 여러 번 같은 묘사로 출력했다. 수십 개의 고양이와 슈퍼마리오 그림 중에서 선택된 것들이다. 바닥의 질감도 비슷하고 빛의 구도도 잘 맞아서 이건 된다! 싶었다.
포토샵을 못 하니 말ㅋ짱ㅋ 도루묵. 이게 뭐람... 웃음 밖에 안 나온다.
하... 결과를 보면 알겠지만 나는 포토샵을 못 한다. 약 10년 전, 고등학생 때 방과 후 활동에서 GTQ를 딴 후로 10년 간 포토샵과 내외하는 사이였다. 그때 썼던 버전이 CS2인가 CS3였는데, 지금은 CC가 되었으니 이 정도면 완전 다른 툴이라고 볼 수 있다. AI에 묘사하기만 하면 그림을 뚝딱 만들어서 디자이너나 다른 미술가들이 시간을 들여 배운 기술들이 소용없는 시기은 아직 오지 않았다. 오히려 나는 midjourney를 사용한 이후에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를 배우고 싶은 마음이 치솟았다. 왜냐면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 등의 프로그램 기술을 알고 있었다면 midjourney와 엄청난 시너지를 내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AI의 등장으로 예술가란 직업이 위협당한다고 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게 사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미 기술은 인간에게 도달했고, 뒤로 갈 수는 없다. 그렇다면 생각을 달리해 midjourney와 같은 AI 그림 프로그램을 예술가들을 위한 방대한 라이브러리의 역할로 생각하고 이용하는 건 어떨까?
나는 저 조잡한 합성 그림을 만들기 위해서 '헐레벌떡 도망치는 마리오'와 문 너머로 무언가를 살피는 고양이 그림'이 필요했다. 한 디자이너가 똑같은 작업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예전에는 인터넷에서 구매하거나 돈이 없으면 손품을 팔아 시간을 들여 찾아야 했을 몇 가지 소스를 Ai 그림 프로그램에게 부탁하면 된다. 복잡하고 화려한 배경도 마찬가지로 손쉽게 얻을 수 있다. 드라마에서만 보던 뭘 요구하든 뚝딱 해내는 비서역할을 ai에게 맡길 수 있는 것이다.
"그럼 배경을 그리는 작업을 하던 사람들은 어떻게 되나?"
그건 딱히 대답할 수가 없다. 왜냐면 부외자인 내가 왈가왈부할 수 없는 부분이니까. 하지만 관련 산업 종사자일수록 빠르게 그 기술을 선점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감히 이야기해 본다. 지금 디자이너들이 클립스튜디오와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를 사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ai 그림 프로그램 또한 디자이너들에게 필수적인 도구가 될 거라 추측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포에 질려 외면하지 않고 용감하게 그것을 배운다면, 지금까지 그림을 그리며 연마해 온 디자이너들의 감각과 기획력에 날개가 될 거라 소심하게 예상해 본다.
이렇게 낙관적인 이야기만 늘어놓는 이유는, 우리가 원하건 원하지 않건 그 기술이 이미 세상에 닿았기 때문이다. 최근에 읽었던 <축음기, 영화, 타자기>에서 프리드리히 키틀러는 매체가 인간의 인식을 좌우한다고 말하는데, 그의 말처럼 매체(기술)가 이미 세상에 공개된 순간 우리는 그것에 맞춰서 인식을 적응시키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 과정은 비에 젖듯 자연스럽지만, 예술가라면 일부러라도 그 비 속에 뛰어드는 행동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태되고 말 테니까.
만약 미술가들의 세계를 잘 모르는 내가 쓴 글로 상처를 받은 사람이 있다면, 미리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지금까지 말한 건 나의 극히 개인적인 생각에 불과하다는 것도.
인스타그램 scam 조심하세요
그림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니 '작품을 nft로 사고 싶다'는 scam 댓글이 자주 달린다. 오늘은 DM까지 왔다. 칭찬을 해 주길래 nft를 하지 않는다고 정중히 이야기하며 고맙다는 인사까지 했는데 사기였다니. 정말 너무한 세상이다.
인스타그램에서 nft를 사고 싶다는 연락이 사기였다는 글
전체 글을 읽고 싶다면 여기에 가면 된다. dm으로 디스코드에 참여하라는 메시지가 와서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가 봤는데 이것도 사기일까 봐 갑자기 두려워진다. 사실 사기가 아니라도 디스코드 분위기 자체가 좀 무섭다. 약간 우울하고 기괴한 무드의 작품을 많이 하는 것 같다. 공개된 작품을 하나 보자 기분이 좀 이상해졌다. 피가 튀거나 야한 게 아니라 전체적인 분위기가 정말 기괴하다고 해야 하나?
막 이런 느낌임. 검은 십자가 이모지 쓰고. 근데 그게 뭔 뜻인지...?
예전에 암스테르담의 현대미술관에 가서 봤던 비디오 아트들 중에서 이상한 게 많았는데 딱 그 느낌이었다. 어떻게 하지. 탈퇴해야 하나? 그래도 첫 초대인데... 고민이 많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