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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알람 Apr 16. 2023

뭐든지 계속하면 는다

보드게임을 하며 깨달은 사실

2023년 4월 15일

4월의 절반이 지났다. 일기를 쓰다 보니 하루하루가 예전보다 길게 느껴진다. 아마도 기록을 하면서 하루를 되짚는 시간이 있어서 일 것이다.


오늘은 보드게임 모임에 다녀왔다. 그리고 보드게임 두 판 중 한판을 이겼다! 오예! 지금 하고 있는 게임은 <클랭크 레거시!: 전리품 주식회사>. <클랭크>라는 게임의 한판 분량의 게임을 총 10판 해서 결판 나는 게임으로, 매 판의 결과에 따라 그 뒤의 룰이 달라진다.(레거시라는 이름의 보드게임은 다들 그렇다) 따라서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한판 밖에 못하는 사악한 게임이기도 하다. 이미 모임의 지인이 그 게임을 가지고 있었고 멤버들이 1/n을 해서 게임을 시작했는데... 너무 재미있다!


보드라이프의 클랭크!: 레거시 - 전리품 주식회사 캡처


만약 이 게임을 살지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추천해주고 싶다. 보드라이프의 평점들이 다 엄격한 편(?)이지만 그래도 평점이 더 높을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낮아서 좀 놀랐다. 일단 <클랭크>라는 게임을 한번 경험해 보고, 그게 재미있었다면 레거시를 사는 편이 좋다. 레거시는 <클랭크>보다 훨씬 재미있지만 일회용이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하다 보면 는다


보드게임 모임을 나가다 보니 배운 것이 있다. 게임은 하면 는다는 사실이다. 나는 한때 오버워치를 열심히 했지만 실력이 정말 늘지 않는 편이었다. 열심히 해도 잘 안될 때가 많았지만 친구와 함께 할 때는 함께 하는 재미 때문인지 게임 생활을 즐겼다. 하지만 친구가 바빠지면서 혼자 게임을 하다 보니 흥미를 잃고 금세 그만하게 되었다. 친구와 함께 할 때는 잠시 잊고 있던 '나는 게임을 못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쿡 박여있어서 나중에는 중압감이 재미를 이겨버린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와 매칭되던 사람들도 그때의 나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실력이었다. 다른 사람들도 나를 보며 답답했을 수도 있겠지만, 나 역시 이상한 타이밍에 기술을 쓰는 다른 이들을 보며 이래서 심해라고 하는 건가 하는 자조적인 생각을 삼켰으니까. 그때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 중 누가 아직도 계속 오버워치를 하고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단언할 수 있는 건, 지금까지 계속한 이들은 지금의 나보다 훨씬 그 게임을 잘할 것이다는 사실이다. 


게임은 계속하면 는다. <클랭크!: 레거시 - 전리품 주식회사>를 하면서 승리를 할 때면 나는 '무엇이든 계속하면 는다'는 진리를 다시금 깨닫게 된다. 게임은 내가 생각하는 '내가 가장 못하는 것' 중 하나기 때문에 더욱 체감이 된다. 무엇이든 계속하는 것이 그것을 잘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게. 누군가 말한 것처럼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게임의 요령을 배우는 것처럼 인생의 요령을 배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역행자>의 저자 자청이 주장한 것처럼 인생도 게임같이 공략이 존재할지도 모른다. 그 말에 대해선 내가 해보지 않은 방법이라 확언할 수 없다. 내가 보드게임을 통해 알게 된 것은 무엇이든 계속하면 는다는 사실. 그리고 계속하기 위해선 과한 부담이 없어야 한다는 사실. 마지막으로 계속하기 위해선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즐거움을 지켜줄 수 있는 커뮤니티가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결국 매일 똑같은 말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계속하기, 부담 없이 하기, 지인과 같이 하기. 계속 말해서 나에게 세뇌를 시키려는 목적이다. 일기를 쓰기 전 보다 꽤 많이 세뇌된 것 같다. 


오늘 모임에 나가서 15, 16일 파주슈필이 진행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파주가 멀어서 내일 갈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커피러시>라는 새로운 게임을 저렴하게 팔고 있다는데 너무 탐나긴 한다. 


코리아보드게임즈가 보드라이프에 남겼던 개발 정보... 탐난다.


오프라인 행사는 안 가봤는데 이렇게 쉴 때가 아니면 못 가 볼 것 같고, 그런데 인터넷 강의 종강도 얼마 남지 않았다. 아, 할 게 많아 너무 고민된다. 즐거운(?) 고민이다. 자면서 조금 더 고민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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