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기현 Nov 24. 2023

자기돌봄_나를 연민하는 마음이 있는가?

심리상담가의 사색4(작성: 2023.1.15.)

본 글은 심리상담가로서 상담하고 생활하며 느낀 바를 나누는 글이며, 1인칭 시점의 독백체의 글로 이루어집니다.

아울러 본 글에서 언급된 사람의 이름, 직업, 나이, 지역 등 배경정보는 각색되어 창작되었으며, 실제 인물이나 기관과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adamnem, 출처 Unsplash


지난주부터 마음챙김 자기연민(Mindful Self-Compassion, MSC) 지도자 과정을 온라인으로 신청하여 듣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마음챙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자기 자신을 자비심을 기반으로 연민하고 보살피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동시에 근래 상담계에서 주목받는 연구 주제 중 하나는 상담자 자기돌봄이다. 소진, 혹은 번아웃이라고 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는 사회다 보니, 상담자 또한 소진되거나 번아웃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를 예방하고 개선하고자 상담자 자기돌봄이 상당히 이슈다.

현재 만나는 내담자 중 일부도 직장 생활에 대한 번아웃에 대해 힘들어하고 있다. 그리고 어떤 분들은 관계에서 자신이 사라지면서 뭔가 소진되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자신에 대해 문제시하기도 하면서 심리적으로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일들을 겪다 보니, 이 질문이 하나 떠오른다. 과연 우리는 얼마나 스스로를 보호하고 보살피며 돌보고 있는 것일까?


내가 제일 좋아하고 사랑하는 대상을 하나 떠올려보자. 가족이 될 수도, 친구가 될 수도, 내 반려동물이 될 수도, 혹은 어떤 물건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감정을 느끼는 대상이라면 더 좋겠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대상이 어떤 일을 계기로 심적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모습을 떠올려보자. 그 때 나는 그 대상을 어떤 마음을 가지고 바라보는가?

예를 들어, 사랑하는 애인이 근래 직장에서 자신의 실수로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 해서 자책하고 있다. 사랑하는 애인이 힘들어하는 걸 옆에서 지켜본다면 같이 마음이 아플 것이다. 슬프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고 말이다. 그러면서 그를 위로하고 싶은 마음이 들 것이다. 바로 연민이 느껴질 것이다.

"많이 힘들지, 네가 이번 일 정말 잘 하고 싶었던 것 옆에서 다 봐왔는데, 이게 이렇게 안 풀리니 진짜 속상할 거야. 같이 마음이 너무 아프다.

그래도 너 정말 열심히 했어. 이번 일 시작할 때 신경 엄청 썼었잖아. 그리고 잘 하고 싶어서 야근하기도 하고. 마지막 실수로 계약이 비록 안 되긴 했어도, 그 전까지 이번에 잘 하고 싶어서 준비 열심히 한 건 틀림없잖아. 그건 정말이야."


당신은 이같은 이야기를 과연 나에게도 해줄 수 있는가?

내가 직장에서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 했다. 그런 상황에서 나 스스로에게 따스한 눈길을 주며 보듬어줄 수 있는가? 사랑하는 애인에게 느끼는 마음과 그를 향한 연민을 나 스스로에게도 보내줄 수 있는가? 스스로를 부족하고 못 났다고 생각하고만 있지는 않는가? '내가 문제지'라고 생각하지는 않는가?

당신이 "나는 그래요"라고 대답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나는 심리상담을 배우고, 내담자를 만나면서 나 스스로에 대한 자기돌봄이 조금씩 나아감을 느낀다. 하지만 아직도 때때로 나 스스로를 푸시하고 밀어붙이며 부족한 나에 대해 채찍질하는 내면의 목소리가 함께 한다. 그럴 때마다 내가 작아지고 부족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면서 힘들 때가 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에게 필요한 것은 "적극적인" 자기자비라는 생각이 든다. 나를 향한 연민과 사랑 말이다.

세상에서 바꿀 수 있는 유일한 한 가지가 바로 자기 자신인데, 왜 자기 자신에게는 이렇게 혹독해야한단 말인가. 나야말로 내가 진정으로 아껴주고 사랑해야할 대상이 아닌가. 나는 내가 아껴주어야 할 최우선의 대상이다. 다른 어떤 것보다도 우선시되어야 하는 것은 바로 자신이다.

지금 이 순간 가장 필요한 것은 나를 사랑하고 아껴주는 자기돌봄일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삶은 예측불허, 통제불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