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기현 Nov 24. 2023

생각의 늪에서 벗어나기

심리상담가의 사색6(작성: 2023.2.12.)


본 글은 심리상담가로서 상담하고 생활하며 느낀 바를 나누는 글이며, 1인칭 시점의 독백체의 글로 이루어집니다.

아울러 본 글에서 언급된 사람의 이름, 직업, 나이, 지역 등 배경정보는 각색되어 창작되었으며, 실제 인물이나 기관과 관련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 kylejglenn, 출처 Unsplash


한동안은 고요하게 잘 지내고 있는 듯 싶었다. 별 다른 사고도 없고, 정서적인 동요도 크지 않았고 말이다.

하지만 그 시간은 영원하지 않았다.

갑자기 예상치 못한 전화로 인해 올해부터 어떻게 돈을 써야할지 고민하게 됐고, 또 다른 전화로 인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내가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결코 원하지 않았던 상황이 겹쳐서 터진 것이다.

인생은 결코 예측할 수 없고 통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느껴가며 살고 있지만, 이토록 갑자기 빠르게 여러 것이 다시금 눈앞에 펼쳐지는 것에 대해서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설상가상이다 싶었다. 일이 한꺼번에 막 꼬이는 것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왜 이리 숨 쉴 틀 없이 닥치는 것인지 원망하면서.

또한 삶이 나에게 불운을 가져다주는 것만 같은 생각과 이로 인한 절망이 내 머리와 가슴을 휘젓는 것 같았다. 나아가 나의 삶은 망한 것 같고, 희망이 없는 것 같으며 뭘 해도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올랐다.

이로 인한 생각들이 나를 덮치자 자연스레 나는 움츠려 들기 시작했다. 정말로 내가 아무 것도 못 하는 것처럼 느껴져 힘이 없어지고, 슬프고 무기력해지는 것 같았다. 아무 것도 하고 싶은 의욕은 사라지고 그냥 머리가 멍해진 채, 얼른 잠에 들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갑자기 전화가 걸려 왔다. 지인이 곧 온다는 소식과 함께 설렌 마음으로 전화를 끊었다. 전화를 끊으며 이전까지 생각하고 그로 인해 힘들어하는 내 마음도 잠시 동안 그 흐름이 끊겼다.

그러면서 문득 다른 생각이 하나 떠올랐다.

예상하지 않았던 힘든 경험이 너무 정서적으로 아프다 보니 이와 관련된 부정적인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온통 채웠던 것 같아 보였다. 그래서 부정적인 생각의 늪에서 빠져나와야할 것만 같았다. 

잠시나마 내가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인지, 이로 인해서 내가 어떤 영향을 받고 있었던 것인지에 대해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렇다보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고, 약간의 거리두기가 되는 느낌이었다.


인간은 생존을 위해 불안이라는 감정을 느끼며 살아왔다. 절벽을 봤는데 불안을 느끼지 않았다면, 반복적으로 절벽에 갔을 것이고, 그렇다면 사고가 날 사망할 확률은 자연스레 높아졌을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불안이라는 감정이 너무 거센 나머지, 나의 생각 흐름도 불안과 관련도니 부정적인 방향으로 치우칠 때가 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던 최악의 상황들이 결코 쉽게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말 그대로 최악의 상황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조금은 나의 생각을 돌아볼 순간이 필요해 보인다. 그리고 거리를 두면서 찬찬히 바라본다면 조금은 생각의 늪에서 벗어나 평온을 되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펫로스 모임을 준비하며 진실된 나를 본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