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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옳은 Feb 26. 2022

물은 셀프, 발목잡기도 셀프

코칭 4회기 리뷰

대망의 4회기 코칭. 한 주 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이야기하며 시작했다.​


3회기 코칭 과제는 2개였다.

1) 블로그 글 쓰기

2) 코칭 교육과정 찾아보기

(3회기 과제 보러가기)




서밤 님의 추천 도서 리스트를 보고 정은경 교수님의 <코칭심리의 이론과 실제>를 샀다고 말씀드렸다. 탁진국 교수님 <코칭심리학>이라는 책은 재미있지는 않다는 후기를 보고 이 책을 먼저 샀다고 했더니, 탁진국 교수님 책도 되게 재미있다고 얘기해주셨다.

블로그에 글도 열심히 썼고, 친구가 브런치에 연재해보라는 말을 해주었다고도 말씀드렸다.

그런데 지금 이 코칭이 끝나면
글감이 끊길까봐 걱정돼요.


요즘의 고민을 말씀드렸다. 블로그에 정보성 글 말고도 입체적이고 성숙하게 성장하는 모습, 그러니까 정말 나만이 쓸 수 있는 나에 대한 글도 계속 쓰고 싶은데 코칭이 끝나면 무엇에 대해 더 써야 할지 못 찾을 것 같았다.

선생님이 작게 웃으시면서 “정말 그럴까요?” 라고 하셨다. 그리고나서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게 나한테 어떤 의미냐는 질문을 하셨던 것 같다.

마침 그 날 낮에 즐겨보는 인스타 툰 작가님의 그림 하나가 인상깊었다고 말씀드렸다. 얼마 전 아이를 얻은 재수 작가님의 그림이었다.


https://www.instagram.com/p/CZ4AcMULr9Q/?utm_medium=copy_link

이 링크의 세 번째 장에 나온 그림이 마음에 솜이불을 덮어주는 기분이 들게 했다. 한국어로 적혀진 그림을 인스스로 봤는데 게시글로는 영어 버전만 올려두신 것 같다. 한국어로는 “정교하고 풍성해진 언어와 이미지는 보다 정확하게 사랑하는 것을 돕는다.”고 적으셨다.

다른 코치보다 타인을 더 깊이 사랑하고 이해하고 고객의 일을 나의 일처럼 슬퍼하고 기뻐하는 능력을 내가 가지고 있다고 자신하기는 어렵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렸다.

하지만 강점 중 하나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활용해서 적게나마 가지고 있는 마음만큼은 확실하고 섬세하게 고객에게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렇게 “정교하고 풍성하게” 표현하다보면 더 깊이 공감할 줄 아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싶고, 블로그는 그런 사람이 되도록 도와주는 창구가 되어줄 것 같다고.

선생님은 “맞아요, 고객의 감정을 빨리 캐치할 수 있느냐도 코칭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에요. 잘 알아차려서 이 장면으로 가져와야 하죠.”라고 말씀하셨는데, 아마 실습을 하게 된다면 이 부분이 제일 어려울 것 같았다.

만나고 싶은 고객을 정하는  
중요하다고 해서 정해봤어요.
 경험을  나눌  
있을  같은 대상으로요.


코치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찾아보기 위해서 코치로 활동하는 분들의 블로그를 찾다가 “만나고 싶은 고객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글을 봤다고 말씀드렸다.


1. 조언을 구할 어른이 주변에 마땅치않은 10대 청소년
2. 적성이나 자기 강점에 대해 고민하는 2030 여성이나 청년


코칭 3회기 과제 포스팅에도 적었지만 이 대상들은 모두 결국 ‘나’이기도 하다. 아직 30대도 아니고, 경력단절도 겪어보지 않았고, 휴학을 하고 공무원 시험 공부를 해서 취준생으로 지낸 시간이 있는 것도 아닌지라 경험의 폭이 좁아서 상상할 수 있는 코칭 대상이 아직은 정도다.

코칭이 필요한 대상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다양할 것이고, 청소년, 여성, 청년 이 세 대상 안에서도 얼마나 고민의 종류가 다양할지 모른다. 가능성을 충분히 열어두고 탐색해 볼 일이라 조심스럽기는 한데, 대상이 이 정도라도 구체화되니 코칭 공부를 할 생각에 또 설레었다.


그동안 산발적으로 늘어놓았던
궁금증과 조바심들이
코칭으로 묶이는 느낌이 들었어요.


아침에 집에서 나오는데 왜인지 들떴다가, “코칭!”하고 두 글자가 기분좋게 번뜻 떠올랐다고 말씀드렸다.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것들 하나 하나가 예사롭지가 않고 모두 코칭과 연결되는 기분이었다고.

선생님이 이유를 물어보셔서 이렇게 대답했다. 상대적 박탈감과 함께 의미없이 흐르는 시간이 아까워 뭐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이것저것 저질렀던 이유이자 그 방황을 끝내 줄 해결책이자 종착점을 찾은 것 같다고, 그게 코칭이라고.

맨 처음 코칭을 시작할 때 공무원이라는 직업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는데, 그러면 이제 그 부분이 해결이 된 거냐고 선생님이 물어보셨다.

그건 확실히 아니라고 말했다. 여전히 한계를 느낀다고. 하지만 코칭을 배우고 싶다는 마음이 그동안의 갈증을 해소해줘서 “이대로라면 평생 제가 공무원이어도 괜찮을 것 같아요.” 라고 말했다. 멘토링, 다이어트용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 취미를 산발적으로 흐트려놓기 바빴는데 이런 취미를 선택한 배경에 코칭을 통해 실현할 수 있는 가치들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고 그들을 도와줄 때 나타나는 그런 가치들.

(누군가는 되지 못해서 안달인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왜 이렇게 미워하냐고 묻는다면 나도 할 말은 없다. 너무 어린 나이에 진로에 대한 충분한 고민과 다른 시도들을 하지 못한 채로 대책없이 직장인이 되어버린 탓이라고 해야 하나.)


겸직을 할 수 없다는 건 그대로인데,
그렇다면 코칭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성장 포인트가 뭔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


직업적 한계 따로, 코칭에 대한 희망 따로 생각하는 나에게 선생님이 이렇게 질문하셨다. 여기에 대한 해답은 지인과 함께 하고 있는 다른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해 어렴풋하게나마 찾았다고 말씀드렸다.

공무원도 제한적으로나마 창작 활동을 통한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지인과 준비하는 사이드 프로젝트는 여러 사람들의 글을 모아 책으로 내는 작업이라 창작 활동에 포함된다. 출판 뿐 아니라 강연도 외부 활동으로 신고를 하면 공무원 신분으로도 활동이 가능하다. 이런 작업 과정에 코칭을 더한다면 코칭 그 자체로는 돈을 벌기 어렵지만 코칭을 활용한 수익 창출 활동이 가능해진다.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무언가를 해보기에 편한 환경을 제공해준다는 관점으로 접근해도 괜찮지 않겠냐고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한계로 생각하기보다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안정적인 구조’ 측면으로 가져가 보자고.

이런 직장에서의 경험이 코치가 되었을 때 아주 독보적인 경험이 될 거라는 말도 해주셨다. 어떤 고객을 만나도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해할 수 있는 근간이 되는 경험이 될 것이고, 사회구조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구청 부서와 주민센터 두 곳에서 일을 해보았으니 근무지에 따라 만나는 사람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잘 알게 되었을 것이고, 특히 주민센터는 최전선에서 주민들을 만나며 ‘접점’으로 기능하는 곳이기 때문에 민원을 개선하는 방법을 터득해 구조까지 바꿀 수 있는 경험이 가능하지 않겠냐고 하셨다.

(이 직업을 다른 관점으로도 볼 수 있게 도와주시려고 이런 말씀을 해주신건데, 음… 잘 모르겠다. 내가 몸담은 조직을 개선하려면 행정고시를 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동안 제가 제 발목을 잡고 있던 게
아닐까 싶어요.


이번 회기에서 가장 중요한 말을 내 입으로 했다.

여기서 내 자랑을 잠깐 하지 않을 수 없다… 위에서 말한 ‘여러 사람들의 글을 모아 책으로 만드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홍보하기 위해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들에게 홍보 요청을 했다. 취지를 한껏 살려 간절히 부탁을 드렸고 여기에 응해주신 인플루언서님들 덕분에 우리 프로젝트에 함께할 분들이 갑자기 우르르 증가하는 놀라운 효과가 있었다. 한 인플루언서님께서는 우리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나를 ‘에디터’라고 칭해주셨다.

‘에디터’라고요? 저는 일개 공무원인데요… 아차차, 그러고보니 내가 저지른 이 사이드 프로젝트 안에서 나는 공무원이 아니라 에디터가 맞지.​


이제서야 보였다. 그렇게 바라던 입체적이고 창의적인 사람으로 잘 살아가고 있었다. 고도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명함, 사원증 안에 적힌 회사를 통해서만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에 갇혀 있었다니, 우리 사무실 꼰대가 나한테 형님이라고 할 지경이다.​


선생님께 “저 자신을 좀 인정하게 된 것 같아요.”라고 했다. 선생님은 인정을 하게 된 발화점이 무엇이냐고 물어보셨다. 되고 싶은 것과 닮기 위해서 열심히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실행 그 자체가 주는 안정감이 내게 좋게 작용한 것 같다.​


“코칭을 하지 않았어도 사이드 프로젝트는 했겠지만 코칭과 이 사이드 프로젝트를 같이 했기 때문에 시너지가 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코칭만 했다면 눈에 보이는 수확 없이 스스로 왜 괜찮은 사람인지 찾느라 결국 허무해졌을 것이고, 사이드 프로젝트만 했다면 과정 속에서 이렇게 의미있는 성찰을 못하고 일하듯 수행했을 거다.


​이 느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얼 하면 좋겠어요?


나는 “구체적 목표가 필요할 것 같아요.”라고 말씀드렸다. 코칭 자격증 취득과 그 다음 사이드 프로젝트 구상을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자연스럽게 다음 회기 전까지 해볼 과제 이야기로 넘어갔다.


<코칭 4회기 과제>

1) <코칭심리의 이해와 실제> 읽고 배운 것 포스팅

2) 선거업무 등 공무원의 실제 업무 현장 포스팅

3) 코칭 이후 글감 생각하기


이번 회기에서 느낀 점을 마지막으로 물어보시길래 스스로 인정하게 된 순간이 인상깊었다고 말씀드렸다. 그 다음에 선생님이 해주신 말씀이 너무 좋았다.​


생각하는 것들을 삶에 적용해보려는 태도를 보며 저도 참 많이 배워요. 오늘 유진님을 언젠가 매체에서 보게 될 거라는 확신이 생겼어요. 포텐을 갖고 있다는 걸 꼭 기억하세요. 유진님은 항상 중요한 일을 하고 있어요. 시민으로서 유진님이 하는 일에 고마워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기억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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