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옳은 Feb 26. 2022

당신의 제일 모자란 강점은 무엇인가요?

코칭 2회기 과제

코칭 2회차의 과제는 다음 2개였다.

1) 갤럽강점검사 top5 레포트 upgrade 해서 34개 강점 모두 알아보기

2) 코칭 관련 대학원 과정 찾아보기




과제2. 못함, 아니 안함…

2번 과제 결론부터 말하자면 코칭 대학원을 찾아보는 과제는 못했다. 사실 안 했다…설 연휴가 끼어있어서 시간이 모자랐던 것은 전혀 아니다. 찾자면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었다. ​


사실 심리적인 요인이 컸다. 대학원에 가려고 적금까지 들고 있는 마당에 전공을 아주 신중하게 정해야 할 것 같은데 막상 조사를 해봤다가 코칭 석사 과정이 안 내켜지면 어떡하나 싶은 걱정이 앞서 찾아보려는 움직임을 막았다. 선생님께는 바빠서 못 찾아봤다고 말씀드렸는데… 구더기 무서워 못 담근 장이 또 하나 늘었다.



과제1. 열심히 잘 함

1 과제는 아주 열심히 했다. 갤럽강점검사 상위 강점 5개를 알아보는 검사를 작년 11월에 했고, 알아보니 추가 비용을 결제하면 검사를    하지 않아도 나머지 강점을 알려주었다. ​

(상위 강점 5개에 대한 리뷰는 다른 글에!​)

존재감, 심사숙고, 최상화, 성취, 분석이 6위~10위 강점으로 나왔다. 레포트에 적힌 설명을 읽으니 모두 왜 강점으로 나왔는지 이해가 갔다.



나의 34번째 강점…이 아니라 약점…인가?

정말 웃긴 건 11위~34위 테마다. 레포트 뒷부분에 ‘나의 CliftonStrenths 34 테마 서열’ 이라고 해서 강점 테마별로 짤막한 설명이 나오는 구간이 있다. 강점 별 설명을 찬찬히 읽으면서 공감이 가는 부분을 밑줄을 치려고 했는데 읽다보니 15번 자기 확신 테마부터는 밑줄이 아니라 취소선을 긋거나 엑스표를 치거나 ‘그닥…?’ 이라고 쓰거나 ‘노관심…’ 이라고 쓰고 있었다.

심지어 내가 34번 적응 테마에 표시해 놓은 것을 보시라.

저작권 때문에 세부 내용은 모자이크 처리를 했습니다.

너무 공감할 수 없는 문장이 나온 나머지 나도 모르게 “최악”, “헉” 이라고 적었다.‘체계(discipline)’가 2위 강점으로 나에게는 참을 수 없는 해설이었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내용이었는데 계획과 다르게 유연하게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 생겼다는 그 자체가 스트레스로 느껴졌다. 그래도 ‘최악’이라니… 나 제법 극단적인 사람이었을지도…​


33번 ‘포용’은 밑줄 하나조차 긋지 않았다. 심드렁했다. ‘포용’은 소외된 사람들도 잘 포용하고 챙겨주는 테마라는데, 나는 내 1위 강점인 개별화를 발휘할 때 단어 그대로 사람 개개인을 개별적으로 분리해놓고 한데 딱히 한데 모으지는 않는구나 싶었다. ‘딱히 그룹에 속하고 싶어하지 않을 수도 있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 나, 너무 지독하게 독립적인가요?




6. 존재감(Significance)

존재감(Significance) 이 강점으로 나왔다는 것은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를 내가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걸 의미한다. 내 노력을 사람들이 존중해주기를 바란다는데, 관종을 완곡하게 풀어쓴 것일까…​


갤럽강점검사 레포트 설명에서 다른 사람들이 목표를 높게 설정할 수 있게 돕는 일을 해보라는 내용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내 코가 석자이면서도 남을 도와주는 역할이 좋아서 대학생 때는 중, 고등학생 멘토링을 정말 열심히 했다. 지금 하고 있는 다른 사이드 프로젝트도 다른 사람들을 돕겠다는 취지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다. 코치가 되려는 것도 이 존재감 테마가 발휘돼서 그런 거구나. ​


때때로 스스로에게 너무 박하게 군다는 말도 나왔다. 주변 사람들이 도와줄 수 있게 조금 풀어진 모습을 보여도 된다는 말이 뒤따라 왔다. 숙연해졌다. 혼자 다 끌어 안으려다 과부하가 걸렸던 지난 날들이 떠올랐다.



7. 심사숙고(Deliberative)

존재감 테마보다 심사숙고 테마가 더 마음에 들었다. 신중하게 사고해서 위험을 줄인다고. “남이 못보는 잠재적 위험을 식별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의 생각을 확인해주는 가치 있는 평가자가 될 수 있다”는 문장은 “야, 너두 코치 할 수 있어.” 라는 말로 읽혔다. 고객님들, 기다리세요. 제가 갑니다.​


설명에 “보수적인 의사 결정”이라는 말이 나온다. 보수적이라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지만 스스로 보수적인 것은 맞다고 인정 해왔는데, 이 꼰대스러워보이는 단어를 “위험을 식별하고 줄이는” 능력으로 연결시켜주다니.​


“자신을 위한 시간을 따로 할애하라”는 팁도 아주 반가웠다. 어릴 때 학원 다니기가 정말 힘들었다. 뭘 가르쳐주자마자 자꾸 시험을 치는데, 내 머리 속에서는 정리가 하나도 되지 않았는데 끄집어 내라고 하니 미칠 노릇이었다. 혼자 공부하는 게 더 편했던 이유는 충분히 생각할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게 다 이 심사숙고하는 면이 있기 때문인거다.



8. 최상화(Maximizer)

최상화… 한국어로 하니 정말 어색하게 들린다. “탁월성을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한다. 나는 최상화를 “각 개인이 잘 하는 걸 파악하고 그 일을 하게 해줌으로써 능력을 발휘할수 있게” 하는 방향으로 발휘하고 있다고 나왔다.

존재감(Significance)은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존재감 있게 인식되고 싶어하는 것이라면 최상화(Maximizer)는 상대가 존재감 있는 사람이 되게끔 내가 도와주는 역할을 해낸다는 뜻인 것 같다. ​


전에 온라인 다이어트 프로그램 멘토를 잠깐 했는데 그때 개인별로 잘하고 있는 점을 콕집어 칭찬해서 그 부분을 더 잘 해내게끔 도와주는 방향으로 활동한 적이 있었다. 그런 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강점인 것 같다.​


이 최상화 테마를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강점에 집중해서 완벽해질 때까지 연습하라”는 문장이 나오는데 이건 왜 그래야 하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한 강점에서 최고가 되어야 다른 사람에게서 그 강점을 끌어낼 때 도움이 된다는 의미인건가? 팍팍한 강점의 세계. 진짜인지 나중에 선생님께 여쭤봐야겠다.



9. 성취(Achiever)

이 테마가 9위밖에 되지 않는다니 놀랍다. 바쁘게 일하면서 생산성을 올리는 데서 만족감을 얻으면 이 성취 테마를 갖고 있다고 나온다. 그 사람이 바로 나예요…

“일을 끝낸 후 다음 작업으로 넘어가기 전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어 성공적 완수를 축하”하라는데 너무 신기했다. 어떤 일을 해내고나면 ‘이 정도는 다른 사람들도 다 하지.’ 또는 ‘내가 하기로 했으니까 한 거지.’라고 늘 빠르고 조용히 마무리지어왔기 때문이다. 그리고나서는 허겁지겁 부리나케 다음 일거리를 찾아 헤매고… 얼마나 소모적이고 지속가능하지 못한 패턴인지 잘 알기 때문에 다음 번에 무언가를 성취하면 꼭 자축을 해줘야겠다.​


“일을 완수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때 모든 조건을 모르는 상황에서도 프로젝트에 착수하거나 마감 시한에 동의할 수 있습니다.” 라면서 약속 전에 충분히 조건을 파악하라는 주의사항도 곁들여 적혀 있다. 누가 내 인생을 몰래 지켜보고 쓴 레포트인가 싶었다. 물도 급하게 마시면 체한다는데 아무리 성취가 좋아도 속도를 조금 줄이는 게 나을 것 같다.



10. 분석(Analytical)

패턴을 조사해서 비판적이고 객관적인 사람이 되게 하는 강점이다. 보자마자 내가 성대모사와 행동묘사를 끊임없이 시도한다는 점을 떠올렸다. 공무원이 사람을 분석해봤자 당장 써먹을 데가 없으니 성대모사를 통해 다른 사람을 웃기려는 노력이라도 하는 거다.​


혼자 비판적으로 사느라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무시하는 일이 없도록 하란다. 너무 까다롭게 행동해서 같이 일하기 힘든 사람이 되지 말고 비판을 하려면 내 분석을 충분히 잘 설명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좀더 어릴 때는 나 잘난 맛에 충분한 설명 없이 팀원의 의견을 묵살한 적도 많았다. 부끄러운 과거다. 그 때는 내가 보는 세상이 전부라서 설명을 해야하는지도 몰랐던 것 같다. 당시에 참아준 팀원들은 1번 강점이 ‘포용’이었으려나…




일부러 강점 테마별 소감을 자세히 적어보았다. 2022년 28살의 나는 스스로를 이렇게 생각했구나 기록해두고 싶었다. ​


지금은 확신에 차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지만 어느 순간이 오면 주눅이 들어 의구심에 가득 차 내가 가진 매력을 못 보고 있을 수도 있다. 회사에서 빌런과 같이 일하게 됐을 때라던지 다이어트에 실패했을 때라던지… 그 때 이 기록이 도움이 되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모든 건 선행되어야 하는 게 있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