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메신저는 때론 참 편리했지만 때론 무서운 존재였다. 전화로는 부담스러운 말들이 카톡을 통해서라면 한결 수월하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카톡 이별이라는 말도 생겼나 보다. 카톡 이별을 당한 사람은 황당하면서도 가슴 쓰리다. 이런 이별은 있어서는 안 된다.) 그만큼 메신저의 기능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는 큰 장점이 있지만, 때론 장점의 기능을 상실했다.
시공간을 넘어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으면 언제든 연락을 가능하게 한 이 카카오톡이 사람을 참 부담스럽고 지치게 했다.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은 쉬는 날이 없었다. 때론 이른 아침에도 주말에도 연락을 하고 싶은 사람은 아무 때나 보낼 수 있었다. 메시지를 읽으면 바로 사라져 버리는 1이란 숫자 때문에 편하게 읽을 수도, 괜히 답장을 안 하기도 뻘쭘하게 했다.
일을 시작하면서 회사에서 오는 연락이 무섭기 시작했다. 회사 사람들 간의 유일한 소통 창구였지만, 쌍방향의 소통보다는 일방적 소통에 가까웠다.
재택근무를 시작하면서 모든 공지와 안내사항, 수정 요청들, 작업 완료 확인 건 등 모든 것을 문자 메시지로 소통하다 보니 가끔은 오해가 생기기도 하고 진심이 잘 전해지지도 않는다.
컴퓨터 앞에서 하는 작업의 경우는 웬만하면 거의 파일 제작에 집중하느라 다른 일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핸드폰 보는 일마저 사치스러운 시간 낭비고 혹여나 파일이 잘못될까 화장실 한번 다녀오는 것도 노심초사다.
재택근무를 하느라 작업 시간이 일정하지 않았다. 사실 웬만하면 규칙적으로 하려고 남은 일들은 밤에서 새벽에 주로 했다. 일을 하다 보면 새벽 늦게 잠들기 마련이고 늦게 잤기도 했고 아침 일찍 회사로 출근하지 않으니 남들 출근하는 시간에도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잠에서 깨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핸드폰을 확인하는 일.
그동안 못 본 친구들의 단톡 방을 확인하고, 알람이 울리지 않는 몇 단톡 방 글들을 확인한다. 카카오톡 어플에 들어가기 전 핸드폰 상단에 띄워져 있는 개인 카카오톡 메시지를 볼 때면 늘 가슴이 두근거렸다.
또 오늘은 어떤 말을 남기셨는지, 어떤 수정 사항을 요청하시는지, 작업 완료는 얼마큼 되었는지 날마다 확인하고 연락하는 말들이 매일같이 수없이 오갔다.
거기서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계획대로 잘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말 이었다. 나름의 계획을 세워놓고 정해진 날까지 해당 작업량을 완료하기 위해 밤마다 고군분투였다.
이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매번 말씀드려도 확인하고 또 확인하셨다.
새벽 4시가 넘어서 자꾸만 내려오는 눈꺼풀에 못 이겨 잠을 청하러 갔다. 다음날은 전화 벨소리에 10시 넘어서야 일어났다.
모든 직장인들이 가장 일하기 좋은 시간은 10시다. 보통 점심시간은 11시 반부터 1시까지였다. 물론 12시부터인 곳도 있겠지만, 출근하고서 10시가 넘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점심 메뉴를 정하느라 눈을 돌리고 생기를 띠는 시간이다.
출근한 팀장님들은 가장 활기차고 일하기 가장 좋은 시간일지 몰라도 그 날 10시는 내게 아직도 뇌조 차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시간이다. 모두가 일어났을 오전 시간임에도 새벽까지 일하고 파일 업로드하느라 지친 내가 충분히 자고서 일어날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다.
그 후로 내가 일하는 날이든 아니든 시간에 상관없이 회사에서 오는 연락이 두렵기 시작했다. 언제든 핸드폰은 24시간 켜져 있어야 했다.
배터리는 소모품이다. 매일 24시간 풀 작동이면 쉽게 닳는다.
하루도 안 꺼진 배터리는 금방 방전된다.
내가 곧 방전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