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지 빵에 소시지가 없다면 그건 소시지 빵이 아니다. 소시지 빵에서 누가 뭐래도 가장 중요한 건 소시지다. 하지만 소시지만 있다고 해서 다 소시지 빵이 될 수 없다. 소시지를 핵심 재료로 사용하되 빵의 형태를 갖추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소시지빵에서 소시지만큼 중요한 건 빵이다.
그런데 이 빵을 만드는 과정이 쉽지 않다. 조리 과정도 복잡할 뿐만 아니라 정확한 개량으로만 빵을 완성할 수 있고, 필수적인 조리 도구들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전문적인 환경에서 빵을 만들어 본 적은 없지만, 어깨너머로 봤을 때 빵 만드는 과정에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건 휴지 시간이다.
빵은 반죽을 준비하기 전, 후를 포함해 중간중간에 짧게는 15분, 길게는 50분 이상의 휴지 시간이 있다. 이 시간을 무시하고 빵을 만들면 당연히 빵이 완성될 수 없고, 완성되었다 하더라고 온전한 빵 맛을 낼 수 없을 것이다. 그만큼 빵을 만드는 과정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시간이다.
기다리는 시간은 당연히 지루하다. 휴지 시간 동안 빵이 잘 발효되고 있는지 틈틈이 확인하느라 신경 쓰이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기다림은 언제나 힘든 일이다. 힘들다고 빼놓을 수도 없으니 그야말로 인고의 시간을 버텨야 한다. 빵은 밥 대용으로도 간식으로도 참 쉽게 사 먹었는데, 빵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느냐만, 무언가 만들어 내는 일은 만드는 사람이 즐거워야 그 결과물에 나타나는 것 같다.
기다림 끝은 역시 달다. 휴지 시간이 끝난 반죽은 포실포실 잘 부풀었고, 빵을 만들기에 알맞았다. 휴지 시간을 거친 반죽은 탄력적이고 쫄깃한 식감을 낼 수 있다. 퍽퍽한 빵을 맛있어할 사람들은 거의 없으니 빵을 만들 때 휴지 시간이 있다면, 귀찮다고 넘길 게 아니라 반드시 그 공정을 지켜야 한다. 결과보다 중요한 건 과정이니까. 얼마나 정성스러운 과정을 거쳤느냐에 따라 결과물에 대한 만족감이 달라질 것이다.
빵 만드는 데도 이렇게 휴지 시간이 중요한데, 왜 우리는 쉼표의 존재를 두려워하는 걸까.
대한민국에서 가장 열심히 공부한다는 고등학생들도 50분 수업하면 적어도 10분은 쉬는 시간이다. 짧은 시간이라도 그 시간을 쉬어야만 다음 수업을 제대로 들을 수가 있기에 수업이 끝나면 종이 울린다. 간혹 쉬는 시간에도 공부를 이어가는 학생들이 있기도 하지만, 아침 1교시부터 정규 수업 시간인 7~8시까지 모든 시간을 한 번도 쉬지 않을 수 없다. 쉬는 시간은 말 그대로 쉬어야 하는 시간이고, 꼭 필요한 시간이기에 존재하는 시간이다.
학생 때까지만 해도 쉬는 시간이면 매점을 가든 화장실을 가든 꼬박꼬박 쉬었는데, 학생 신분을 벗어나는 순간부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시간의 존재를 잊는다. 빵이 아닌 우리에게도 휴지 시간은 필요하다. 그 시간은 결코 낭비하는 시간이 아니다. 휴지 시간 동안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등을 고민하며 결과물의 완성도를 높이는 시간이다. 한 번의 휴지 시간 없이 지나온 인생은 더 불안하기만 하다.
대학에서도 2학년 말에서 3학년이 되면 몇몇의 학생들은 휴학을 한다. 역시 휴지 시간으로 그들의 인생과 미래에 대해 고민하기 위해 한 학기 혹은 일 년을 쓴다. 그 시간 동안 그들은 아르바이트, 인턴, 여행 등을 하며 자신의 미래를 그린다. 잠시 전공 공부를 놓더라도, 당장의 학문 공부보단 인생 공부가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또 누군가는 어렵게 들어간 회사를 잘 다니다가 다양한 경험을 하고 새로운 꿈을 찾겠다며 퇴사를 하기도 한다. 취업이 꿈인 학생 입장에선 괜히 부러운 일이기도 하지만, 그들에게도 한 번의 쉼표가 필요할 때일 수 있다.
쉼표는 생각보다 꽤 중요한 존재다. 세상 많은 일들에 호기심 있게 물음표를 보내고, 다양한 관계들 속에서 여러 개의 느낌표를 채우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 눈앞에 주어진 일들에 마침표를 찍지만, 정작 쉼표의 자리는 없다. 쉼표가 쉼표인지 모르게 지나가는 순간들은 많을지 몰라도 온전히 쉼표만의 자리는 아니다.
빵을 만들 때도 반드시 거쳐야 하는 휴지 시간이듯, 우리에게도 쉼표를 찍을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쉼표 없이 빽빽하게 써진 글은 어디가 모르게 숨이 차고 막막하다. 쉼표가 있는 자리엔 한 번 숨을 내쉬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소시지빵에서 소시지보다 중요한 건 빵인 것처럼, 우리에게 중요한 건 마침표보다 쉼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