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울 수밖에 없는 곳에서 '안 싸우면 다행이야'

by 미래

<안 싸우면 다행이야>는 프로그램 제목부터 특이하다. 다시 생각해보면 결국 싸울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이 프로그램 역시 출연자들끼리 투닥거리며 싸우는 재미, 그 속에서 출연자들의 케미를 보는 재미를 극대화했다.


출연자들은 절친과 함께 자연 속 오지로 떠난다. 기댈 곳이라곤 친구밖에 없다. 자연은 그들의 케미를 보기 위해 가장 적합한 장소가 된다. 한정된 공간에서 그들이 어떤 식으로 하루를 보내는지를 관찰하며 그들의 관계성을 살펴본다. 친구와의 여행이기에 솔직한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누구를 절친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있다. 연예계에서 오래 활동한 연예인들인 만큼 친분이 있을 테지만, 이 프로그램에서는 대외적으로 알려진 친구보단 진짜 친구와 함께 같을 때 그 의미가 생긴다. 스포츠계에서 이전 국가대표 선수들이 여행을 갔을 때가 연예인 절친들과의 여행보다 재밌었고 시청률도 훨씬 높았다. 10,20년 같이 합숙하며 지내온 스포츠 선수들끼리 있을 때 더 솔직하고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그들의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듣는 것을 더 궁금해한다.


다른 관찰 예능과 다른 점이 백 토커들이 나온다는 점이다. 많은 관찰 예능들은 자신의 관찰 일지를 스튜디오에 모여 같이 보며 이야기를 나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서는 절친들의 지인들이 각자 한 명씩 나와 자신들의 친구를 대변하기도 비판하기도 한다. 관찰의 대상자가 아닌 제삼자가 나와 관찰한다는 점이 차별적이다. 자신의 행동을 직접 보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땐 좀 더 행동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하다. 이 관찰자의 시선이 또 다른 재미 포인트다.


요리, 음식, 토크, 자연 등 먹거리 볼거리가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장소성은 지워진다. 그들이 있는 공간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들이 외지의 자연 속으로 들어간 것은 분명히 나오지만, 중요한 건 그들이 '어디'에 갔느냐보다 그들이 '누구'와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가 이다. 자연은 절친들의 케미를 확인하는 역할로서 기능하기 때문이다. 여행지는 같은 여행지라도 누구와 갔느냐에 따라 같은 곳도 다르게 느껴진다. 그렇기에 '안 싸우면 다행이야'에서도 오지와 자연은 다 비슷하게 느껴져도 어떤 절친과 함께 나오는지에 따라 다른 여행이 된다. 싸울 수밖에 없는 곳에서 절친과의 하루는 싸움 속에서도 진한 우정이 되고, 다시 기억하고 싶은 추억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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