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보단 느낌표가 많은

by 미래

찰칵-

사진을 찍어댄다. 아이디 H블리인 그녀는 sns 인플루언서다. 어딜 가나 사진을 찍어야 하고, 음식 앞에서도 카메라가 먼저다. '남는 건 사진뿐'이라지만, 그녀에게 사진은 추억과 소장용이 아니다. 옆에 있는 사람이 누구든 그녀의 사진기사가 된다. 안타깝게도 그녀에겐 그건 당연한 거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그녀는 카페 앞에서 연신 셀카를 찍는다. 셔터 소리가 거슬린다.

자연스레 카메라를 내게 넘긴다. "나 좀 찍어주라"

어쩔 수 없이 그녀를 위해 카메라를 들었다. 영혼 없이 셔터를 눌렀고, 그녀는 3초에 한 번씩 포즈를 바꿨다. 자아도취된 그녀의 모습이 볼 만했다.


커피를 가운데 놓고 마주 앉아 정적이 흘렀다. 카페 안에는 음악 소리가 들려오는데, 많은 테이블 중 우리 테이블만 대화가 없었다. 참다못해 한소리 했다.

"대체 언제까지 찍어야 하는 거야?"


그녀도 이제야 눈치를 챈 모양이다.

"아 이제 됐어 괜찮아" 급히 내 손에서 핸드폰을 빼갔다. 분위기가 냉랭해졌다.


그럼에도 그녀는 사진 앨범을 확인하며 손가락을 움직이기 바빴다.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그런 태도에 다음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앞에 놓인 조각 케이크만 혼자 먹었다. 무슨 맛인지 모른 채.


사람들과 어울리며 대화하길 좋아하던 그녀였지만, 그녀는 변했다. sns와 유튜브의 성장과 함께였는지는 모르겠으나, 이제 그녀는 sns의 노예다. 밥을 먹을 때도 친구들과 대화를 할 때도 사람보다 '답글'과 '좋아요' '공유하기'가 먼저였다. 핸드폰을 손에서 놓는 걸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연예인급 인기를 누리는 인플루언서는 스케줄도 연예인급이다. 인기 맛집과 핫플레이스를 찾아 쉼 없이 움직였다. 인기 있는 장소엔 남들보다 먼저 가서 사진 찍고 업로드한다. 화려한 옷에 명품까지 치장하며 한껏 몸매를 드러낸다. 단 한 장의 사진을 건지기 위해 수 천, 수 만장을 카메에 담는다. 아니, 주변 사람들이 희생된다. '영 앤 리치' '완벽한 외모'. 10만 팔로워를 얻기 위해 그녀는 영혼까지 끌어 모았다. 이제 그녀를 만나는 게 지친다.


'남한테 관심받기 위해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면, 세상에서 가장 인기 많은 시체'가 된다고 한다. 그녀가 바로 그렇다. 모든 콘텐츠 소비나 물건 판매도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인기를 얻는 게 중요하다고 하지만, 관심마저 '영끌'을 해야 하는 시대라니 씁쓸하다. 오히려 영혼을 끌어 모아야 하는 건 사람들의 관심이 아니라 진실한 대화이지 않을까. 뷰파인더가 아닌 그녀의 눈을 보고 대화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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