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낚는 마음으로 쓰는 글

by 미래

알람이 울린다. 평소와 다른 진동이었다. 브런치 알람에서 현재 내가 쓴 글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는 알람이었다. 핸드폰 화면을 보면서도 믿기지 않았다. 가끔 예상치 못한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은 적은 있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어떤 알고리즘과 경로를 통해서 접하게 되었는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냥 하루 종일 신기했다. 2-3일 정도 계속 조회수가 떨어지지 않더니 결국 5만 회 이상 사람들이 읽은 글이 되어 있었다.


처음엔 마냥 기분이 좋았다.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글이 된 것 같아서였다. '감정 쓰레기통'으로 시작해 스스로 치유됨을 느낀 후부터 글쓰기를 좋아하게 됐다. 글을 쓴다는 어려움은 여전했지만, 마음을 표현하는 일이 어렵지 않았다. 이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내 글을 보여주고, 다양한 이야기가 오가는 곳에서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1년 전쯤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할 땐 나도 유명한 브런치 작가가 되고 싶었다. 매일 글을 발행하고, 글을 업으로 삼는 작가들처럼 멋지고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는 글을 쓰고 싶었다.


글을 쓴다는 건,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는 글을 쓴다는 건 쉽지 않았다. 어린 왕자가 말했듯,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게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거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유명한 작가'를 목표로 하다 보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내 글을 읽는지에 집중했다. 글을 발행하고 조회수는 어떻게 나왔는지를 수시로 확인했고, 글이 여물지 않은 채 멋들어진 글을 쓰는 것에만 초점을 맞췄다.


이제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글을 읽었는지에 상관하지 않고, 그저 꾸준히 글을 쓴다. 무엇이든 보고 느끼고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그냥 쓴다. '그냥'이라는 건 힘들어도 쓰고 행복해도 쓴다는 거다. 중간에 지치더라도 결국 글로 풀어내고 나야 마음이 조금 편했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건 조금 투박하더라도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글이었다. 대체로 힘주지 않고 편하게 툭- 써 내려간 글들이 반응이 좋았다.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글을 쓰는 것보다 좋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썼다. 한 단어 차이가 마음가짐을 바꾼다. '얼마나' 대신 '어떻게든' 사람들 마음에 닿는 글을 쓰기로 했다. 조회수에 흔들리지 않고 '그냥'쓰다 보면 언젠가 많은 사람들 마음에 전해졌다.


내 마음을 표현한다는 건 그만큼 그에 따른 책임을 지는 일이기도 했다. 내가 어떤 글을 썼든, 발행되고 읽힌 글은 사람들 마음 쪽으로 향해있기 때문이다. 내가 되돌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가끔 나도 놀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글을 읽을 때면, 관심을 받는 건 감사하고 좋은 일이지만, 걱정스러운 마음이 컸다. '이게 정말 잘 쓴 글일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읽어도 될까' '읽고 어땠을까' 수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쳤다.


그럼에도 한 가지 확실한 건, 어딘가 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꾸준히 글을 쓰게 한다는 거다. 악플보다 무서운 건 무플이라는 말처럼, 아무에게도 읽히지 않았다면, 이렇게 꾸준히 글을 쓰지 못했을 것이다. 내 글을 읽고 마음을 표현해주는 모든 분들이 감사하다. 언제 어디서든 읽힐 수 있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평소처럼 '그냥 꾸준히' 써야겠다. 글은 원래 세월을 낚는 마음으로 쓰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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