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으로 드라마를 만든 건 자주 있는 일이다. 이미 인기가 증명된 웹툰 이어도 성공하지 못한 경우들이 많지만, <사내 맞선>은 웹툰을 활용한 성공적인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웹툰 속 만화를 찢고 나온 캐릭터의 주인공들과, 살아 움직이는 대사와 움직임들은 2D 이상의 감정을 잘 표현해냈다. 사랑에 빠진 순간, 영상만으로는 다 전할 수 있는 감정과 모습들을 시각적 효과를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적절하게 활용해 시청하는 데 부담이 없었을 뿐 아니라 드라마를 더 매력적으로 볼 수 있게 했다.
드라마는 판타지를 주면서도 현실적인 공감이 바탕이 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멜로드라마가 가장 확실한 효과를 준다. 현실에선 쉽게 볼 수 없는, 모든 이의 이상형을 다 갖추고 돈, 명예, 외모까지 완벽한 남자 주인공, 그리고 그런 남자 주인공이 평범한 여자 주인공을 좋아한다는 설정이 판타지에 가깝지만, 남녀 주인공이 서로를 알아가며 사랑에 빠지는 감정은 우리의 보편적인 감정이다. <사내 맞선>은 판타지와 현실 공감을 잘 조화롭게 만들어낸 드라마다.
멜로드라마에서는 잘난 남자 주인공과 평범한 여주인공의 만남과 사랑이 로맨틱 서사의 기본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기울어진 관계 속 클리셰를 한 번 더 비틀어 준다. 회장님의 요청으로 맞선을 봐야 하는 남자에게 "사장님 선 보지 마요"라고 말하는 여자 직원, 실수로 키스를 한 후 "키스 값은 키스로 갚는 거로 하죠"라는 말을 하며 먼저 입맞춤하는 여자, 자신의 정체를 들킨 후 회사를 나가라는 회장님에게 "저 퇴사 못하겠습니다"라고 대차게 말할 줄 아는 용기. 하리의 입에서 나오는 대사들은 진부한 관계 설정을 뛰어넘는 매력 포인트다. 그래서 사람들은 멜로드라마의 뻔한 전개와 스토리에도 매력적인 캐릭터와 시대착오적이지 않는 대사들로 변주하고 활용할 때 크게 관심을 가진다.
조금 까칠하지만 완벽한 남자와 어떤 힘든 일도 잘 이겨낼 것만 같은 씩씩한 여자 주인공의 클리셰적인 설정이지만, <사내 맞선>은 살짝 비튼 클리셰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이 드라마를 통해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했다. 사랑은 다른 사람의 슬픔과 결핍을 알아봐 주고 안아줄 수 있는 거였다. 어린 시절 비 오는날 교통사고로 부모를 일은 태무는 비가 오는 날에는 운전을 하지 못한다. 하리는 그런 태무를 알아보고 비 오는 날은 지하철 데이트라며 가던 길을 붙잡는다. 부모님의 사고가 자신 때문인 건 아닐까 걱정하고, 다른 사람의 걱정 어린 말들도 이해하지 못했는데, 자신을 원망하지 말라는 하리의 말이 결핍을 사랑으로 채웠다. 숨겨 있던 상대의 마음을 알고 안아주는 모습들이 우리가 원하는 사랑의 모습과 닮았다.
태무와 하리의 서사 이외에도 영서와 성훈의 서사도 자신이 원하는 사람과 사랑을 하겠다는 당돌한 여자와 집안의 장벽을 넘어선 사랑 스토리 역시 탄탄했다. 비슷하지만 서로 얽혀있고, 복잡하지만 단순한 관계성이 극의 재미를 더했다. 사랑은 돈과 명예를 넘어서는 자신의 마음을 알아봐 주는 사람과의 사랑이 진정하고 가치 있는 것임을 이 드라마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늘 똑같은 뻔한 멜로드라마와 그 서사이지만, 매번 드라마를 보며 울고 웃는다. 완벽하진 않아도 언제나 해피 엔딩을 꿈꾸는 우리에게 멜로드라마가 보여주는 사랑은 완벽하니까. 우리의 사랑도 그렇게 되리라 꿈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