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검사 도베르만>은 군대 내 법정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넷플릭스 <DP>와 함께 과거라면 인기를 끌지 못할 소재들도 많은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좋았다. 새로운 소재를 내세우는 것보다 중요한 건 그 소재를 어떻게 풀어가느냐다. 드라마를 보는 동안 몇몇 아쉬운 지점들은 있었으나 대체로 재밌게 봤다.
사건을 파헤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혼자 보단 둘이 나았다. 돈을 위해 군 검사가 됐지만, 군대 내 악행들을 보며 악과 싸우기로 한 도배만과 군대와 관련된 사람들로 인해 아버지를 잃고 복수를 다짐하는 차우인이 만났다. 가치관 차이로 처음에는 부딪히는 경우가 많았지만, 비슷한 이유로 부모님을 잃은 도배만과 차우인은 결국 한 배에 탈 수밖에 없었다.
극 중에서 벌어지는 총기 난사 사건, 황제 복무 사건, 성폭력 사건들이 노화영 사단장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매회 하나의 에피소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 끝까지 이어간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사건을 들여다 보고 관계를 파악하는 과정들이 자칫 사건 전개가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 히어로물의 성격을 담고 있는 드라마에 군 검사들의 영웅성을 드러내는데 부족해보기도 한다.
군대 내 갑질 문제, 집단 따돌림 등 군대 내에서 벌어지는 암울하고 불편한 장면들을 어쩔 수 없이 볼 수밖에 없는데, 법무실 사람들과 도배만 고모인 도수경 형사와의 관계들이 이야기의 긴장감을 풀어준다. 무거운 사건들을 다루면서 소소한 유머를 끌어냈던 점이 이 드라마를 끝까지 보게 한다.
그래서 엔딩이 아쉽다. 절대 바뀌지 않을 것 같던 악의 무리들을 모두 처리하고, 드디어 진짜 군 검사로 성장할 수 있는 드라마의 결말이 둘의 키스신으로 인해 지금까지 해온 일들이 모두 두 사람의 사랑을 위해 한 일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과거 서로 다른 상처를 갖고 군 검사가 되어 하나의 악을 뿌리 뽑기 위해 만났는데, 결국은 둘을 하나의 사랑으로 그려냄으로써 히어로적 성격을 갖진 군법정 스토리가 하나의 멜로물처럼 마무리됐다.
용문구 변호사를 무너뜨리고 죗값을 받게 하기 위해 스스로 미끼가 되어 단서를 캐내는 일들이 정의보단 사랑으로, 복수를 위해 차우인을 도우면서 시간을 보냈지만 처음부터 사업을 다시 시작하겠다며 미국으로 떠난 친구 강하준이 둘의 사랑을 방해하는 인물처럼 느껴지게 했다. 권선징악 스토리의 카타르시스도 군 검사들의 영웅적 면모도 모두 사라져 버렸다. 거대한 악을 대하기엔 사랑은 너무 작은 일처럼 보였다.
잘못한 사람은 벌을 받고,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은 뒤 함께 힘을 모았던 도배만, 차우인, 강하준 세 사람이 각자 자신의 길을 갔다. 모든 일을 해결하고 그토록 바라던 복수를 성고하고 차우인은 아버지 회사를 되찾으며 군대를 떠났고, 돈을 좇던 군 검사 도배만은 군대에 남았다.
도배만과 차우인이 지금까지의 군대 내 악을 처단했지만, 여전히 군대에서 무슨 일이든 벌어지고 있을 것이고, 피해자는 상처를 받고 군대 밖 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알 수 없다. 일이 끝났다고 해서 문제가 사라진 건 아니다. 군대에 남은 도배만 돈보단 정의를 쫓는 군 검사로, 모든 것에 제자리에 있는 각자의 길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그렸다면 드라마의 결말이 좀 더 좋았을 것 같다. 해피엔딩 이후에도 삶은 계속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