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마술을 믿으세요? <안나라수마나라>

by 미래

<안나라수마나라>는 아이로 남고 싶은 어른과 어른이 되고 싶은 아이의 이야기다. 마술사 리을은 어린 시절부터 우등생에 탄탄한 아스팔트 길을 걷는 아이였다. 하지만 정해진 규격에 맞는 사람보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삶에 대한 갈망으로 영원히 마술을 믿는 아이 같은 존재로 남기로 했다.

반면 아이는 남들보다 일찍 철이 들었고, 아름답기만 마술은 현실에 없는 것이라 믿었다. 아이가 되지 못하는 아이는 빨리 어른이 되어야 이 고된 현실을 살아갈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각자가 가진 결핍이 서로를 만나 채워지는 모습들이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가장 동화 같은 이야기였다. 냉정한 현실 속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감동적인 드라마다.


<안나라수마나라>는 '어떤 어른으로 살아야 할까'에 대한 물음표를 던지는 이야기다. 한 번도 어떤 어른으로 살아야 하는지 생각해본 적 없었다. 자연스레 시간이 흘렀고, 시간이 흐른 만큼 어른이 되어 있었다. 그 속에서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의 과정은 없었다. 그 시간이 없었기에 살면서 늘 고민을 해야 했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맞을까' '내 꿈은 무엇이었을까' '어떤 일을 해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뒤쳐짐과 시선들이 두려워 미뤘던 꿈에 이 드라마가 가장 확실한 답을 내려준 것 같다. "꿈을 버리면 그걸로 끝이야"


우리 삶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드라마가 세상의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고난 속에서도 역경을 딛고 성장하는 주인공이 있고, 미워도 사랑받는 캐릭터가 있고, 주연만큼 빛나는 조연의 이야기도 있다. 이처럼 드라마를 보며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을 마주하게 될 때가 있다. 그리고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도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될 수 있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아이처럼 나도 마술을 믿지 않았다. 마술 같은 건 그저 사람을 홀리게 할 뿐이라고. 현실에서 그런 환상적인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당장 눈앞에 시험이 급했고, 다른 사람의 아픔보다 내 아픔이 더 크게 느껴졌기 때문에, 그런 비현실적인 일에 감정을 쏟아부을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이 드라마를 보고 아르바이트로 어린아이들에게 마술을 가르쳤던 때가 떠올랐다. 약간의 눈속임이었지만 온전히 마술을 믿는 아이들을 보며 때 그 묻지 않은 순순함이 부러웠다.


리을은 결국 자신이 가장 잘하는 마술로 사라져 버렸지만, 리을이 주는 메시지는 가슴에 콕 박혔다. 아이에게 삶에 희망을 버리지 않고 살아갈 용기를 주었고, 살아가는 데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마술이라 여겼던 일등이에게 결국 꽃은 아스팔트가 아니라 흙길에서 핀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리을의 마술은 삶의 파동을 바꿀 만큼 힘이 있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아도 행복한 삶.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다고 받아들여지는 세상. 현실에 있을까 싶은 이야기도 현실적인 동화로 만드는 드라마 속 이야기는 다음 날을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됐다.


누군가 내게 "당신, 마술을 믿으세요?"라고 묻는다면, 내 마음을 바꾸는 마술은 있다고 말할 것이다. 있다고 믿으면 어디엔가 존재하는 게 되니까. 진짜 마술사는 손안에 있던 천 한 장이 장미꽃으로 바꾸는 것만이 아니라 마음을 바꾸는 마술이다. 마술이 있다고 믿는 아이들을 위해 마술을 가르쳤던 것처럼, 내가 먼저 진짜 마술은 우리 곁에 있다고 믿어야 한다. 간절히 바라는 소원이 있다면, 내게도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나길 바란다면, 주문을 외워야겠다. '안나라수마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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