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올라갈 수만 있다면 <클리닝 업>

by 미래

동명의 원작을 활용한 <클리닝 업>은 콘셉트부터 이목을 끈다. <클리닝 업>은 증권사 미화원들이 내부자 정보로 주식 전쟁에 뛰어든 예측불허 도전기를 다루는 드라마다. 콘셉트가 확실한 드라마이기에 기대를 많이 한 드라마다. 콘셉트 만으로도 미화원들이 어떻게 증권사 내부 정보를 빼낼지, 그 긴장감을 어떻게 만들어 갈지, 주식 전쟁에 뛰어든 미화원들이 주식 성공으로 얻고 싶은 것들은 무엇인지, 캐릭터와 목표를 한눈에 따라가기 수월해 보였기 때문이다.


초반 콘셉트 설정과 용미, 인경, 수자 세 미화원들의 관계성들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특히 용미 캐릭터는 도박과 이혼, 빚으로 생활고에 시달리지만, 그녀가 지키고 싶은 두 딸이 있다.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은 엄마로서의 욕망이 좀 더 절절하게 표현되어 있다. 원작과 달리 한국 정서에 맞게 용미 캐릭터를 엄마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며 좀 더 호감적으로 그려냈다는 차이점이 있다.


이런 용미가 우연히 내부자 정보라는 것을 듣게 되고, 자신의 빚 청산과 가족들을 위해 주식 전쟁에 뛰어들기로 한다. 용미의 외적 목표와 동기가 확실하게 보여 용미를 좀 더 응원하고 싶게 만든다. 미화원으로서 청소를 하며 외부인들이 쉽게 들어가지 못하는 곳까지 들어가며 내부 정보를 빼내는 데 애쓴다. 미화원 파트장의 감시와 증권가 직원들의 시선 속에서 도청과 엿들음을 통해 극의 긴장감을 채우고, 용미가 앞으로 밀고 나가 나는 행동력은 사건을 따라가는 데 흥미를 불어 일으킨다.


하지만 용미의 욕망과 목표가 명확해질수록 용미 캐릭터를 과연 맹목적으로 응원하게 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내부자 정보로 주식 거래를 한다는 범죄자의 설정과 두 딸을 잘 키워내고 싶다는 엄마로서의 욕망이 상충되면서 감정적으로 설득되기는 조금 부족했다. 두 가지의 방향성을 50:50으로 두면서 어떻게 보면 조금은 평이해 보였기 때문이다. 어떤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살고 싶은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을 건드리기는 한다. 하지만 그것이 용미의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것과는 조금 달라 보였다.


게다가 용미는 '자기는 미화원이라 다른 사람이 쉽게 못 들어가는 곳까지 들어간다'며 주식 거래 리더 송우 창에게 더 강하게 응수할 정도로 쉽게 물러서지 않는 인물이다. 그럼에도 그들에게 미화원이라는 정체를 들키고 난 뒤 리더 송우 창과 감사팀장 금잔디, 로펌 소속 정보원 이영신 같은 인물들에게 휘둘리는 모습들이 주인공으로서는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앞서 설정해 놓은 캐릭터로 볼 때 서사가 진행될수록 이 인물을 응원하고 싶어야 하는데, 욕망 가득한 이 인물이 오히려 부담스럽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가난한 엄마의 보편적 욕망을 이해하며 시작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그 긴장감이 떨어졌다는 게 가장 아쉬운 지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부 정보로 주가 조작에 성공한 용미가 자신이 한 짓으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취업 준비생이 죽음을 맞게 되어 이 일을 한 자신의 행복과 죄책감 사이의 딜레마. 자신이 범죄를 저지르면서도 친구 집에서 브로치를 훔친 딸에게는 그런 짓을 하면 안 된다고 말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며 주식 거래에 성공하고 가장 행복해야 할 주인공의 감정이 바닥으로 내리친다는 점이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어 좋았다.


게다가 이 드라마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확해 보여서 좋았다. '사람의 욕망은 다 거기서 거기'이고, 누구나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은 있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가 지금 보다는 더 나은 상황에서 살고 싶은 마음은 같고, 그것이 어떤 부정한 방법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해도 말이다. 각자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 위험천만한 일도 거침없이 해내는 세 미화원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어떻게 행복을 찾아야 하는가'에 대한 의미 있는 질문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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