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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량한 Jun 28. 2019

농구 좋아하세요?

슬램덩크를 벗어나자

만화 〈슬램덩크〉를 모티브로, 농구 잡지 편집자인 저자가 농구 이야기를 풀어내는 컨셉이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슬램덩크〉라는 모티브가 이 책에 도리어 해가 된 것 같다.

이 책의 재미있는 부분은 농구 현장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저자가 들려주는 생생한 경험들이다.

그런데 〈슬램덩크〉 이야기가 과도하게 전체를 지배하게 되면서, 엉뚱하게도 만화 장면을 묘사하는 부분이 많아지고, 정작 본문은 만화에 덧붙이는 사족이나 곁다리로 전락하고 만다.
(〈슬램덩크〉가 다시 보고 싶어지긴 한다)

〈슬램덩크〉라는 만화의 아우라를 빌려오려 했던 전략이 오히려 〈슬램덩크〉의 강렬함에 잡아먹히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그런 점은 NBA 선수들 이야기를 빌려올 때도 드러난다. NBA 선수나 관계자들의 이야기는 이 책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점이 아니다.

아마 농구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어떤 경로로든 접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오히려 가장 재밌는 국내 리그 이야기나 선수들 이야기는 분량도 적을 뿐더러 디테일하지 않고 두루뭉실할 때가 많아서 아쉬웠다.

〈슬램덩크〉나 NBA에 기대기에는 이미 인터넷에 정보가 너무 많다.
차별화시키기에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차라리 자신감을 가지고 국내 농구 이야기에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쩌면 국내 농구의 인기가 예전처럼 부활하는 것도 〈슬램덩크〉나 NBA에 대한 동경이 사라질 때쯤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예전에는 그것들의 아우라를 빌릴 수 있었지만, 지금은 어렵다. 우리는 우리만의 이야기가 필요하다.


알량한 블로그

(http://blog.naver.com/alryan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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