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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량한 May 30. 2021

완성형 작가와 미완성 작가의 수필

『잊기 좋은 이름』과  『일간 이슬아 수필집』


『잊기 좋은 이름』에서 작가는 김애란이라는 좋은 소설가(자기 자신)의 찬란한 탄생기를 반복해서 쓰고 있다. 자기 확신과 자부심이 대단히 공고하다고 느꼈다.



이미 자신을 완성형으로 바라보고 있는 태도인데, 그 말은 그가 앞으로 더는 성장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뜻이기에 걱정스럽게 느껴졌다.

이런 책이라면 재미있게 읽기 어렵다. 엄밀히 말하면 작가가 독자에게 재미를 주는 데 관심이 없어 보인다.


이는 정확히 이슬아의 수필집과 대칭을 이룬다.

먹고 살기 위해서, 독자가 재밌어 할 만한 자기 이야기를, 매일매일 써내야 했던, 미래가 불확실하고 자기 자신에게 확신이 없는(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젊은 작가의 분투와는 정반대의 분위기인 것이다.




두 책 모두 자신들 부모님의 젊은 시절 이야기가 자주 반복되곤 하는데, 중견 작가는 이미 완성된 자신의 탄생설화처럼 그 얘기를 한다면, 신인 작가는 아직 정체를 알 수 없는 자신에 대한 탐구의 일환처럼 이야기한다.


수필 속에서 자기 작품 속 구절을 스스로 자신있게 인용하고 있는 중견 작가 보다는 장편 소설이 쓰고 싶다고 조심스레 고백하는 신인 작가의 글이 더 진솔하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재미있는 대비였다.



알량한 블로그

(http://blog.naver.com/alryan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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