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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imum Jan 13. 2024

15시간 공복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

간헐적 단식의 기적

 필자는 본격적인 다이어트를 시작한 지 한 달 반이 지날 때까지 체중이 줄지 않았다. 다이어트를 함에 있어 체중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은 바람직한 태도는 아니지만 엄격한 규칙을 세우고 온갖 유혹과 싸우며 다이어트를 감행하는 입장에서는 힘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중년에 접어들어 신진대사량도 많이 떨어졌을 테고 운동 방법과 종류, 강도 등도 바람직하지 않았을 것이며 식단과 식이요법에도 맹점이 있었을 것이다. 운동은 PT를 통해 수정해 가고 있었기에 이번에는 식단을 점검해 보기로 했다. 다이어트를 실행하며 나름대로 많은 책과 인터넷을 통해 공부를 했던 필자는 오랜 기간 동안 체중이 줄지 않았던 이유를 아래와 같이 짐작할 수 있었다.


 살을 빼기 위해서는 지방이 연소되어야 한다. 그런데, 과다한 탄수화물이나 당의 섭취로 우리의 몸에 인슐린이 분비되면 우리의 몸은 지방을 연소시키지 못하고 탄수화물과 과당이 분해되어 근육에 저장되어 있는 글리코겐을 에너지로 활용한다. 지방은 우리의 몸에 포도당이 부족해서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을 때 비로소 분해되기 시작한다. 그런데,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탄수화물이나 당을 계속 섭취하게 된다면 우리의 몸은 계속해서 탄수화물의 포도당만을 연소시키게 되고 지방은 연소될 기회조차 갖지 못하게 된다. 인슐린이 쉬지 않고 계속 분비되면 우리의 몸의 에너지가 금세 바닥 나서 또 달거나 탄수화물 위주의 음식을 찾게 된다. 당의 악순환이 계속 반복되고 지방이 연소될 차례는 돌아오지 않는다.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지방이 분해되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몸속에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는 휴지기를 줘야 한다. 그것이 바로 간헐적 단식이다. 공복을 최소 15시간 이상 유지하고 나머지 8~9시간 동안에만 음식을 먹는 것인데,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아무 음식이나 막 먹는 것이 아니라, 성인 여성 1500칼로리, 성인 남성 2000칼로리 범위 내에서 5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다. 감량을 원한다면 단백질과 채소의 비중을 높이고 탄수화물과 지방의 비율을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때 주의할 점은, 하루 섭취 칼로리를 급격하게 줄이면 우리의 몸은 비상사태라고 인식하고 지방을 연소시키지 않기 위해 기초대사량을 떨어뜨리게 되므로 살을 빼는 것은 더욱 어려워진다. 필자 또한 갑자기 식단의 양과 칼로리를 급격히 줄인 것이 오랫동안 지방이 연소되지 못했던 이유 중 한 가지가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그러므로 정해진 시간 동안 적정 칼로리와 영양을 고려하여 잘 챙겨 먹어야 살이 잘 빠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인슐린 분비와 간헐적 단식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기 전까지는 식단에 몇 가지 문제를 갖고 있었다. 첫 번째는 위에 언급한 대로 음식의 양과 칼로리를 갑자기 확  줄여서 몸이 기초대사량을 줄었을 것이라는 추측이고 두 번째는 아침 식단의 문제였다. 아침 식단으로 보기에는 단출해 보이는 삶은 달걀과 과일 스무디를 먹었는데. 문제는 스무디였다. 시럽을 첨가하지는 않았지만 바나나를 베이스로 망고, 키위 등 과당이 많은 과일과 요거트를 섞어서 갈아먹었다. 공복에 과당을 쏟아부었으니 아침부터 몸속에 인슐린 폭격이 쏟아진 셈이다. 인슐린 저항성에 대한 이해 부족이 다이어트에 큰 오류와 고통을 불러온 것이다.

 다이어트와 건강에 대한 공부를 하며 큰 깨달음을 얻은 후, 필자가 선택한 방법은 공복 유산소운동이었다. 즉, 아침에 공복 유산소운동을 하기 위해서 간헐적 단식을 실행한 셈이다. 전날 저녁 8시부터 다음날 오전 11시까지 15시간 단식을 실행하였다. 단식을 했으므로 아침에는 완벽하게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은 상태였으므로 운동을 하는 동안 지방이 잘 연소되었을 것이다.

 이렇게 인슐린 분비를 이해하고 15시간 이상의 공복을 유지하면 보다 빠른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 또한, 저탄고지 다이어트의 선구자 데이브 아스프리의 베스트셀러 <최강의 식사>에 따르면, 간헐적 단식은 염증과 안티에이징에도 매우 효과적이라고 한다. 우리의 몸속에 죽은 세포소기관이나 손상된 단백질, 산화된 입자가 쌓여서 기능이 저하되고 노화가 빨라지는데 우리가 단식을 하는 동안 이러한 쓰레기들을 청소하여 근육과 젊음을 유지하게 해주는 자가포식작용이 활발해진다고 하니 다이어트와 건강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해야 할 것은 공복 운동은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신중하게 고려하여 실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뇨, 고혈압, 심장병 등 지병이 있거나 공복 운동 시 오한이나 어지러움을 느낀다면 해서는 안된다. 반면, 지병이 없는 건강한 성인이라면 전날 섭취한 칼로리를 이용해 공복 운동이 가능하다. 필자는 아침 운동하기 전에 음식을 먹으면 속이 거북했고 공복 운동을 해도 어지럽거나 오한이 나는 증상이 없어서 무리 없이 공복 운동을 할 수 있었다. 덧붙여서, 단식 중에도 물과 당분이 없는 차, 아메리카노 커피 등은 섭취해도 무방하며 운동을 위해 에너지가 필요하다면 커피에 버터와 MCT오일을 첨가한 방탄커피를 마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다이어트는 나의 마음과 따로 노는
나의 몸과의 치열한 싸움이다.


 그러니 우리가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우리의 몸에 대해 깊이 있게 공부하고, 준비하고, 알게 된 것들을 사력을 다해 실천해야만 기필코 내 마음이 원하는 몸으로 만들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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