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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민욱 Nov 20. 2020

신은 당신이 부자가 되기를 원한다.

무제한의 부 (폴 제인 필저)

    "자원은 유한하다" 이 명제는 오늘날까지도 많은 이에게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필자 역시도 이 책을 읽기 전엔 세상의 자원이 유한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저자는 이 간단하지만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명제에 의문을 던진다. 과연 자원은 유한한 것일까?


    "희소 자원", "제로섬 이론" 두 단어들은 우리에게 어떠한 한계를 제공한다. 이 두 단어는 세상은 유한하기 때문에 부를 쌓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을 짓밟고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러나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다. 저자는 과거에 있었던 종말론들을 통해 세상에 무제한의 부가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13세기경 산업혁명이 도래하기까지 고래를 잡는 포경 산업에 기대서 성장하고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고래잡이가 횡행했던 탓에 고래의 수는 갈수록 줄어 19세기 중반에 에너지 파동이 밀어닥쳐 고래 제품 부족으로 인한 경제 멸망을 예언자들이 예고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때 석유가 등장했다. 고래의 수가 줄어듦에 따라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아낸 것이다. 또한 이즈음에 세계경제를 주무르던 영국은 석탄산업에 기대고 있었는데 역시 석탄 고갈로 영국의 산업시대가 종말을 고할 것이라 예상하였지만 석유화학산업이 등장하면서 세계는 더욱 발전하게 되었다. 필자가 어렸을 때 역시 마찬가지로 석유가 고갈되어 전 세계가 에너지 난이 일어날 것이라고 학교에서 배웠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현재를 보면 오히려 사용 가능한 석유의 양은 늘어났고 석유 외의 새로운 에너지원들이 계속 등장하면서 인류의 생명은 계속 연장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이 과학기술의 진보로 인해 무제한의 부가 실현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과학기술의 진보는 궁극적 자원, 즉 인간에게서 나온다는 것이다. 저자는 무인도 실험이라는 사고 실험을 통해 왜 인간이 궁극적 자원인지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무인도에 10명의 사람이 있다고 하자. 이 10명의 사람이 생존하기 위해 누구는 식량을 조달하고 누구는 집을 만들고 누구는 무기를 만든다. 이렇게 역할을 나누고 맡은 일에 전력을 다하다 보면 요령이 생기고 기술과 도구가 생겨 더 쉽고 빠르게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일을 능수능란하게 처리하게 되면 그 일을 맡은 인원을 줄일 수 있다. 이렇게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생긴다면 이들은 새로운 생산물 혹은 도구를 만들어 내거나 그 밖의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무인도 사회에 효율적으로 물건이 만들어지고 전체적인 부가 증가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잘 분배한다면 무인도 사회는 계속 발전하게 된다. 그런데 이때 난파선이 생겨 50명의 사람들이 무인도에 도착한다면 이들을 받아 주어야 할 것인가?


    저자는 50명의 사람들을 받아 줄 때 무인도의 부가 증가한다고 이야기한다. 그 이유는 결국 인간 개개인의 기술이 더 많은 부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사고 실험을 실험으로만 놔두는 것이 아니라 현실 세계에도 대입하여 현실성을 더하였다. 변화의 위력이라는 책의 내용을 인용하며 저출산 문제를 이민정책을 통해 세계의 인재들을 모아 해결하여 미국이 더욱 발전을 할 수 있었다는 주장과 함께 과거 BRICs를 보여주며 압도적 인구를 최대 경쟁력으로 삼아 그들이 발전해가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오늘 날을 봐도 인구론을 주장한 맬서스의 예상과 전혀 달리 70억의 인구에 육박하는 세계는 그 어떤 시대보다 풍요로움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저자의 주장이 허무맹랑하진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이런 인류의 무제한 적인 특성은 인류의 욕구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인류가 모든 것을 소유함으로써 일하고 싶은 의욕이 사라진다 이야기한 케인스의 예상과 달리 인류의 만족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더 좋은 것을 추구하는 욕구로 인해 계속해서 세계가 발전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인류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이런 가능성이 과학기술의 발전을 더욱 빠르게 만들고 이는 사회의 변화를 더욱 빠르게 만들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미국에서 농부의 수가 3천만 명에서 3백만 명으로 줄어드는데 50년이 걸린 반면 카뷰레터를 생산하고 고치는 인력이 30만 명에서 3만 명으로 줄어드는데 5년밖에 걸리지 않았고 CD가 레코드판을 대체하여 레코드판을 만드는 일에 종사하는 10만 명이 사라지는데 5년도 걸리지 않은 점을 강조하며 사회의 변화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이런 변화 속에서 무엇보다 개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앞으로의 기업 생태계에서 갈수록 대기업의 수는 줄어들고 1인 기업이나 작은 조직의 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그 이유는 대기업의 경우 비효율적인 인력의 증가로 인해 효율성이 감소하여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어서 군살을 빼지 않는 한 존재 자체가 위협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렇기에 저자는 피터 드러커의 "Next Society"를 인용하며 개인의 자기 계발의 중요성과 1인 기업으로서 활동을 강조하고 대기업과 "외주"라는 특성을 이용하여 부를 창출해야 함을 강조한다. 이를 읽으며 현재의 유튜버 등 1인 크리에이터 및 기업가들이 떠오르는 시대를 바라보는 저자의 통찰력에 필자는 감탄하게 되었다. 저자의 말대로 가면 갈수록 개인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발전하지 않으면 개인이 살아남을 수 없는 사회가 되고 있는데 10년 이상 전에 저자가 이를 예상했음을 보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자는 실업문제에 대해서도 놀라운 통찰력을 발휘했는데, 실업이라는 것은 무인도 사회에서 발생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이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함으로써 사회의 부가 더 증가하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즉 실업은 경제발전의 부산물이 아니라 경제발전의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실업문제에 있어서 정부의 대책에 대해 돈을 줄 것이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무언가를 창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서평을 마무리하며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부를 추구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가 말하는 부란 남을 짓밟고 올라서서 쌓는 부가 아니라 새로움을 창조하면서 쌓아나가는 부를 이야기한다. 저자는 이 부가 개인적 부가 아니라 사회적 부로 연결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다.

 "신은 가능한 한 모든 방면에서 우리가 부자가 되기를 원한다. 물질뿐만 아니라 건강, 사랑, 그리고 마음의 평화를 누리기를 원한다. 겨우 자기 배만 불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류를 위해 부자가 되기를 바란다."

필자는 저자의 이 생각에 동의한다. 우리 모두는 부자가 되어야 한다. 물질적 부자를 넘어 건강, 사랑, 그리고 평화의 부자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연금술과 같이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라 할지라도 연금술을 추구하던 열정이 현대의 의학과 과학의 발전을 이끌었던 것처럼 모두가 부자 됨을 추구하는 열정이 이 사회를 좀 더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것임을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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