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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말랑콩떡 Mar 28. 2022

[책리뷰] 철학의 힘

만족 없는 삶에 던지는 질문에 대한 고찰

인간은 왜 삶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일까? 왜 욕심이 생기는 것일까? 자기 계발을 하는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일까? 등등의 많은 질문들을 생각 해보곤 했던 나다. 이런 고민이 나 혼자서만 했던 생각이 아닌 모두가, 인간이라면 인지상정 다 한번쯤은 생각 해보고 고민 해봤다라는 것을 알게 된, 나에게 나름의 안도감을 주기도 한 책이다. 사물의 쓸모 있음과 쓸모 없음은 사물에 내재된 속성이 아닌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음에 따라 결정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더 높은 곳만 바라보는 내 마음, 남들과 비교하는 내 마음, 불안한 내 마음 등 이 모든 마음은 바로 내 마음에서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세상에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고 말하고 있다. 다만 아무 짝에 쓸모 없는 자리만이 있을 뿐. 


그렇다면 이런 대목에서 뭇 사람들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지금의 환경에, 직장에, 경제력에, 학벌에 만족을 하지 못한다면 내가 부족해서가 아닌, 내가 못나서가 아닌 단지 지금의 자리에 맞지 않는 것이다라는 판단을 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니 하루빨리 다른 길을 찾아보라는 뜻을 저자는 이 이야기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OECD국가 중 청년 자살률이 가장 높은 대한민국에게 어쩌면 가장 필요한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인간은 모두 같은 길을 갈 수 없다. 모두 같은 과에 진학을 하고 대기업을 가고 그런 공장 같이 찍어 낸 루트를 모두 산다면 인간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개성이라는 단어 또한 개인의 성질, 개인의 성격이라는 뜻인데 어떻게 모두 다른 이 개인이 같은 길을 갈 수 있고, 그 길에서 행복할 수 있겠는가? 대한민국의 청소년, 청년들이 꼭 한번쯤 읽어 봤으면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또한, 저자는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강조했다. 무엇이 쓸모 있고 없는지는 바로 우리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다. 얼마 전에 봤던 모 대학의 국문학 교수의 말이 떠올랐다. 현재의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문해력이 많이 떨어진다는 주제의 강의였다. 그는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은 과거보다 많은 글을 접하고 있다고 했다. 필터 없는 수많은 정보와 글을 접하다 보니 어떤 것이 진짜이고 어떤 것이 본인에게 필요한 정보인지를 판단하는 능력이 감소하다고 있다는 해석이었다. 단지 글을 읽는 것을 못한다는 뜻이 아닌, 어떠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보 수집 단계에서 논문을 비롯한 여러 글을 읽고 필요한 정보를 이해하고 수집하는 “정보의 응집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책을 읽고 매달 서평을 쓰는 우리네의 과정이 장기적으론 교수가 해석하는 “문해력”을 키우는데 상당한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금 특이했던 관점은, 불평등의 핵심이 가족이라고 보는 것이다. 가족이라는 제도가 인간의 불평들을 기인한다고 했다. 엥겔스라는 철학자는 불평등을 유발하는 조건을 없애기 위해서는 가족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엥겔스의 주장과는 다르게 유교는 가족 내의 불평들을 사회로 연장했다. 사회와 공동체도 가족의 연장선상으로 보고 임금은 부모와 같고 신하는 자식과 같다고 말하면서 말이다. 이는 대한민국 속의 회사라는 공동체에서도 비슷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것을 공공연하게 볼 수 있다. 유교에서 말하는 인이란 차별적 사랑을 의미한다. 일찍이 플라톤 역시 가족이 불평등을 핵심이라고 보았다. 플라톤의 저서 국가에서 인간은 철인왕, 전사, 노예라는 세가지 등급으로 나눈다고 했다. 가족을 사유재산 등 모든 개인적 이익을 만들어 내는 핵심 요소라고 보기도 했다. 이처럼 가족을 불평등의 근본적 이유라고 보는 철학자의 시각을 알게 되며 신기하기도 했고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던 것을 왜 당연한지에 대한 궁금증 또, 당연하지 않게 여겨보는 비판의 시각이 부족했구나 라는 반성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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