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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형 May 23. 2019

사막에서 만난 아이

Chirajobampo, Mexico



멕시코의 사막을 여행할 때는 너무 힘들었다.


뜨겁고도 따가운 햇살에 피부는 검게 그을리고 껍질이 벗겨졌다.  

40도가 넘는 기온 때문에 10분마다 머리에 물을 끼얹지 않으면 뜨거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어느날은 하루종일 땡볕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허벅지에 쥐가 나서 그늘을 찾아다녔다.

마침 마당에 나와 지붕에 물을 뿌리고 있는 현지인이 보였다.

다짜고짜 아주머니께 가서 내게 물을 뿌려달라고 했고 그 자리에서 옷을 입은 채 샤워를 했다.


인심 좋은 아주머니는 오늘은 자기 집 마당에 텐트를 치고 쉬고 가라고 하셨다.

결국 이 집에서 3일을 쉬다가 가게 됐는데, 쉬는 동안 나의 관심사는 오로지 아이들이었다.


사막에서 만난 아이들은 대부분 흙을 좋아한다.

흙을 파서 바닥에 구멍을 만들고 소꿉장난을 한다. 

남자 아이들은 공 하나만 쫓아다니며 시간을 보낸다.

놀다가 목이 마르면 언제나 코카콜라를 마신다.


입가에 묻은 스파게티 소스는 닦지도 않고

나를 매서운 눈으로 째려보던, 사랑스러운 아이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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