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12년의 밤> 은...
영화 <12년의 밤>은....
1973년, 남미의 우루과이에서 실제로 일어난 이야기.
군부독재에 맞섰다는 이유로 무려 12년 동안 감옥에 갇힌 세 사람을 보고 있다 보면
답답해지고, 먹먹해지고, 눈물이 고이고, 가슴을 치게 되지만
끝내 눈물 섞인 미소를 안겨주어 참 소중한 영화.
뉴스를 보며 실망할 때, 희망을 가슴에 품고 싶을 때,
묵묵함과 꿋꿋함의 교훈을 얻고 싶을 때 꺼내보는 영화 <12년의 밤>.
호세 무히카 역의 Antonio de la Torre, 시인 역의 Chino Darín 그리고 엘 나토 역을 맡은 Alfonso Tort.
세 사람의 빛나는 연기 속에서,
언젠가 지구 반대편에서 같은 햇빛을 쬐었을,
같은 시간을 살았을 영화 속 주인공들에게 전하고픈 이야기.
알지 못했을 거예요.
반대편의 나라에서,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가 아닌 우루과이라는 나라를.
그곳에서 그런 긴 밤을 보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세 사람뿐만이 아닌, 얼마나 많은 이들의 밤이 그 짙은 어두움에 깔려
외로움에 떨었을까요
알아야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어요.
우연히 보기 시작해,
영화가 끝날 때까지 우리가 내쉰 한숨과 뜨거운 눈물은,
당신들이 삼킨 울음과 비교조차 되지 않겠지요.
그 길고 긴 시간을 지나
어쩌면 스스로 놓아버렸을 수도 있는 세월 속에서
당신은 잘 버텨주었네요. 견뎌주었네요.
너무나 막막한 남미여서,
바뀌기엔 글렀다고,
어떤 사람들은 섣불리 판단하지만
남미에는 사실 멋진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
기억해야 할 것을 가슴에 새기고, 기다릴 줄 아는 이들이 있는 곳,
그런 나라 목록에 우루과이라는 이름을 새겨넣게 되었네요.
우루과이를 빛나게 해준 당신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사랑하는 이와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
몸을 누이고 잠을 잘 수 있다는 것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책을 읽고 또 쓴다는 것
잊고 있던 작은 감사를 깨닫게 해 준 당신들이자
앞으로도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들을 되새겨준 영화 속 당신들에게,
그리고 실제로도 그 삶을 멋지게 꾸려간 당신들에게
지구 반대편에서, 서울에서, 아직 한참 모자란 글 쓰는 이가
작은 감사와 존경을 담아 보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