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까지 사랑해

대학 시절, 공허함 속에서

by 달민

공허함이라는 단어에 저는 많이 공감합니다.
무엇을 해도 채워지지 않는 이 공허함 때문에, 우울은 더 쉽게 찾아왔습니다.


대학생이 되면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누구보다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쟤는 멀리 살잖아, 생각보다 성격이 꽤 별로야.”
“착한 척하는 것 같아.”


대학교 들어가자마자 이런 말들이 마음속에 콕콕 박혔습니다.


사람들은 종종 말하죠.
‘우울한 사람들은 자격지심이 심하다’, ‘현실이 부정적이라서 우울증에 걸리는 것이다’, ‘바쁘면 그런 감정에 빠질 이유가 없다’라고요.


하지만 저는 단지 사람을 사랑했을 뿐입니다.
사람이 좋았고, 사람과 말 한마디 나누고 공감하는 것조차 좋았을 뿐인데, 사람에게 기대했던 만큼 상실감을 느끼면서 우울에 빠졌습니다.


그렇게 자처해서 저는 왕따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언니는 저에게 말했습니다.
“너가 왕따 당하는 게 아니라, 너가 왕따 시키는 거야.”


2학기가 되던 때, 그 친구는 진짜로 왕따가 되어 있었습니다.
대학생인데, 왕따라는 말이 웃기지 않나요? 그것도 제가 다니던 사회복지과에서 말이죠.

과 이름과 달리 사람들은 꽤 인색하게 행동했습니다.


그 친구는 카톡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때 했던 행동들 미안해. 근데 너도 잘한 건 없지.”


숨겨왔던 분노가 들끓었습니다.
“내가 뭘 잘못했는데? 난 가만히 있었을 뿐인데. 너가 진심으로 사과할 마음이 없다면, 다신 연락하지 마.”


이때 저는 또 상처받았습니다.
말로는 힘 있게 내뱉었지만, 마음 한켠에서는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 회의감과 혼란 역시, 제가 진심으로 그 친구를 대했기 때문이겠죠.


우울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사람 때문일 수도 있고, 단순히 내가 그런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분명히, 사람 때문에 우울을 겪었습니다.


그런 감정의 소용돌이에 갇혀 있을 때,
저는 진심으로 저를 사랑하고 아껴주는 친구를 만났습니다.
손을 내밀어주고, 제 모든 것을 받아들여주는 친구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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