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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rk Jan 04. 2018

What a play by Reign Man

배리 레빈슨 - 레인맨

학식이 깊은 사람, 현자를 뜻하는 프랑스어는 ‘Savant’이다. (영어로도 똑같은 문자에 똑같은 뜻의 단어가 있음) 자폐, 지적장애 등의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 중 소수의 사람에게서 특정 부분에서 경이로울 정도의 천재성을 나타내는 것을 서번트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특정 부분은 암산, 기억력, 그림, 음악에 대한 재능이 대표적이다.



보통 사람은 자신이 기억하려고 하는 것을 단기 기억에 저장했다가 그것을 장기기억으로 넘어가는데 서번트 능력을 가진 사람은 특정 분야의 기억들이 바로 장기기억으로 넘어가는 것으로 해석한다. 킴 픽은 대표적인 서번트 능력자이다. 킴 픽은 미국의 우편번호부와 1만 권 이상의 책을 통째로 암기로 외운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컴퓨터로 50초가 걸릴 계산을 6초 만에 계산했다고 한다. 물론 일상생활에서는 어린아이도 간단히 할 수 있는 사소한 일은 하지 못했다고. 이 인물을 실제 모델로 만든 캐릭터가 <레인맨>의 레이먼드 배빗(더스틴 호프만)이다. 

<레인맨>은 1989년 베를린 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에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스토리는 대략 이렇다. 


찰리 배빗(톰 크루즈)의 자동차 사업은 자금난과 환경부의 태클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그러다 사이가 좋지 않은 아버지인 샌포드 배빗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장례식에 참석한다. 샌포드 배빗은 찰리에게 자동차와 정원의 장미를 물려줬고, 6백만 달러의 유산은 다른 사람에게 상속했다. 이 사실을 안 찰리는 자신이 받았어야 할 3백만 달러를 물려받은 사람을 찾게 되고, 그 자가 자신의 형이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



레이먼드 배빗은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어 일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하다. 그리고 안전과 건강을 위해서 정신병원에 있는 것이 좋지만 찰리는 유산을 받기 위해 레이먼드를 납치(?) 한다. 그 과정에서 찰리의 자동차 사업은 난항을 겪고 결국 빈털터리가 된다. 돈이 필요한 찰리는 레이먼드의 기억력을 이용해 라스베이거스에서 큰돈을 번다. 


찰리는 이 여정에서 레이먼드에게 형제애를 느껴 레이먼드를 볼모로 유산을 차지하겠다는 계획을 접고 형과 화해하면서 영화는 끝난다.  



이 영화의 키워드를 3가지로 정한다면 자동차, 두 주연배우, 레인맨이다. 
   
● 자동차 
  
<레인맨>에서 가장 중요한 사물은 자동차다. 찰리 배빗이 샌포드 배빗을 떠나게 만드는 계기도 자동차, 찰리가 레이먼드를 형으로 인정하고 되찾은 형제애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자동차이다. 



고등학교 때 찰리는 49년 형 뷰익 로드마스터 컨버터블을 꼭 한번 몰고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었다. 그러나 엄격한 그의 아버지는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고 불만이 쌓인 찰리는 아버지 몰래 8기 통 초강력 엔진에 다이나플로우 트랜스미션을 최초로 장착한 그 자동차를 몰고 나간다. 신나게 친구들과 드라이브를 즐기던 찰리는 경찰에게 잡힌다. 아버지가 도난 신고를 했기 때문이다. 다른 친구들은 부모님들이 유치장으로 와 모두 돌아갔지만 자신은 이틀간 유치장에 있었다. 그 빌어먹을 자동차 때문에 말이다. 그 사건을 계기로 찰리는 집을 나온다. 
   
여기서 자동차는 아버지의 사랑을 의미한다. 그러나 찰리는 뛰어난 시험 점수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사랑을 받지 못한다. 자동차는 마누라한테도 빌려주는 게 아니지만 고등학생에 불과한 찰리가 그 사실을 알 리 없다. 
   
자동차 때문에 집을 나간 찰리는 자동차 사업을 하고 있다. 아버지와의 갈등 요소였던 자동차 관련 사업을 한다는 것은 찰리에게 자동차가 자신의 인생에서 얼마나 큰 부분을 차지하는지 보여준다. 



존재를 알지 못했던 자신의 형 레이먼을 만나게 해 준 것도 뷰익 자동차를 통해서였다. 아버지가 레이먼에게 월요일마다 운전을 가르쳐주었다는 사실도 레이먼을 향한 찰리의 분노와 아버지와의 갈등을 계속 끌고 나가는 원동력이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 찰리가 레이먼과의 화해 역시 자동차를 통해서였다. 8천 대 한정 생산한 뷰익 자동차의 운전대를 레이먼에게 맡기면서 둘의 화해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 톰 크루즈와 더스틴 호프만 



톰 크루즈는 참 늙지도 않는다. 1994년 작 <뱀파이어와의 인터뷰>를 보면서도 지금의 톰 크루즈와 크게 다르지 않은 외모에 놀랐었는데 1989년작 <레인맨>과 비교해도 여전히 잘생김이 묻어있는 톰 크루즈는 대단하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드로 같은 미남 배우들은 현재 비만과 탈모로 인해 잘생김이 마모돼가고 있는데 디카프리오와 띠동갑, 주드로보다 10살 많은 톰 크루즈는 여전한 미모를 자랑한다. 누가 그를 62년생이라고 보겠는가. 




더욱 인상적인 것은 더스틴 호프만의 자폐 연기이다. 호프만은 이 영화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는데 실제로 호프만이 영화에서 보이는 기묘한 행동은 실제 서번트 증후군을 겪는 사람을 참고했다고 한다. 



1937년생이라 더스틴 호프만을 최근 스크린에서 보기 힘들지만 <쿵푸 팬더>의 시푸 사부의 목소리도 이 양반이고, 2006년 작인 <향수: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주연의 향수 제조 선생도 더스틴 호프만이다. 



최신 뉴스는 다소 충격적인데, 80년대 당시 16살에 불과한 인턴 성추행 스캔들이 드러나게 돼 커리어에 이래저래 치명타를 입고 있는 중이다. 
  

● 레인맨 
  
레인맨은 찰리 배빗이 어렸을 적 상상 속의 친구라고 생각했던 가공의 인물이다. 알고 보니 레인맨의 정체는 어렸을 때 함께 살았던 레인먼드 배빗의 별명이었고 그에게 형제애를 느끼게 된다. 영화에서 이렇게 중요한 장치로 활용되는 레인맨을 보면 난 NBA의 짐승 한 마리가 떠오른다. 



지금의 숀 캠프는 자기 관리의 실패의 대명사로 꼽히지만 한때 엄청난 운동능력으로 리그를 호령했던 파워포워드였다. 초창기의 블레이크 그리핀, 피닉스 시절의 아마레 스타더마이어를 생각하면 숀 캠프의 플레이를 상상하기 쉬울 것이다. 



그의 운동신경은 하이라이트 필름만 봐도 알 수 있다. 참고로 골밑에서 덩크슛을 할 때 림 바로 아래에 있었던지 손이 림에 부딪혀 부상을 입은 적이 있다. 시카고 불스 측에서 스카티 피펜과 트레이드 설이 나기도 했던 유망주이자 슈퍼스타였다. 왜 레인맨을 보고 숀 캠프가 생각났냐면 이 선수의 별명이 레인맨이기 때문이다. 


내 기억이 맞는다면 숀 캠프가 당시 샌 안토니오 홈구장에 원정을 갔을 때 물탱크가 터져 경기가 지연된 적이 있었다. 그때 기자들이 써재낀 타이틀이 ‘알라마 돔(당시 샌 안 홈구장)에 레인맨이 왔다.’였다. 그렇게 가진 레인맨이란 별명은 곧이어 ‘Reign man’으로 바뀌게 된다. 켐프의 실력이 경기를 지배했기 때문이다. 시애틀 슈퍼소닉스의 아나운서인 케빈 칼라브로가 지어준 별명으로 몸이 불기 전까지 레인맨으로 불렸었다. 
  

2기 드림 팀 시절. 이때도 살이 불어있다.
말년의 모습


현재 NBA는 골밑에 'No Charging Area‘가 있는데 이 부근에서는 수비자가 수직으로 뛰거나 자리를 미리 잡고 있어도 수비자 파울로 지적한다. 호쾌한 덩크를 많이 시도하라는 사무국의 배려다. 이 룰을 만든 선수가 바로 레인맨이다. 원체 공격자 파울이 많아 전성기 시절에도 평균 35분도 못 뛰었던 선수지만 원조 짐승 덩커로 유명하다. 자기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반면교사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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