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랜던- 해피 데스 데이
480만 달러의 제작비를 가지고 전 세계 1억 1천만 달러를 벌어들인 <해피 데스 데이>를 보면 영화의 흥행은 CG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이 영화는 베이필드의 대학생 트리 겔브먼(제시카 로테)이 살해당할 때마다 카터 데이비스(이스라엘 브로우사드)의 기숙사 방에서 깨어나 똑같은 하루를 계속 산다는 설정이다. 영화에서도 밝히듯 <사랑의 블랙홀>의 설정과 똑같다. 영화에서 트리는 17번을 죽는데 매일 똑같은 하루를 살기 때문에 방탕하게 살다가 결국 뭣이 중헌지를 알고 삶에서 정말로 중요한 게 무엇이지 찾아간다는 성장 영화이기도 하다.
똑같은 하루가 계속된다는 설정 때문에 영화가 시작하기 전, 배급사인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타이틀이 계속 반복해서 나온다. 이런 디테일은 참 사랑스럽다. 예전에 이런 CF 문구가 있었다.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 이걸 절실히 느꼈던 것이 <불타는 성전>에서 <리치왕의 분노>로 넘어가기 전의 와우 로고다. 와라버지들을 알겠지만 와우 로고는 확장팩이 나올 때마다 콘셉트가 맞춰 바뀐다. 와우의 첫 번째 확장팩이었던 <불타는 성전>은 이랬고
<리치왕의 분노> 로고는 이랬다.
이미 세기말이었던 <불타는 성전>에서 할 거 없이 있던 시절, 와우 홈페이지에 있던 로고가 뭔가 이상해 보였다. 자세히 보니 로고가 조금씩 얼어붙기 시작하는 거 아닌가? 로고가 전부 얼어붙을 때 <리치왕의 분노>가 출시되는 것이다. 얼마나 멋진 디테일인가. 비록 영화 자체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지만 와우저의 인생 영화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에서도 영화 시작 전, 얼음으로 만든 블리자드 로고가 나오는데, 안에 블쟈의 4대 프랜차이즈 대표 캐릭터들인 디아블로, 사라 케리건, 리치왕, 트레이스가 냉동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시 영화 이야기로 넘어가면 <해피 데스 데이>는 공포 영화답게 관객과 밀당하는 실력이 상당하다. 매일 똑같은 하루가 진행된다는 설정 덕분에 감독은 관객에게 예상 가능한 설정을 몇 개 심어놓고 관객들이 긴장감을 극도로 끌어올린다. 그리고 그 장치를 공개하지만 관객이 기대했던 상황이 아닐 때 우리는 짜증이나 허무함을 느끼지 않는다. 그럴 틈 없이 바로 이야기를 진행시키기 때문이다. 트리가 두 번째 죽을 때 음악을 통해, 컵 케이크를 먹고 영화에서 마지막 죽음을 맞이했을 때의 밀당은 훌륭했다.
물론 왜 그녀의 삶이 계속 루프 되는지에 대한 정확한 원인은 나오지 않고 룸메이트 로리의 살인 동기가 사알짝 약한 것이 신경 쓰이긴 하지만 말이다.
ps- 저번 주 일요일부터 감기 기운이 살 오더니 수요일부터 악화돼서 아직까지 아프네요. 영화도 못 볼 정도로;;;
감기가 다 나을 때까지는 영화도 집중해서 못 볼 것 같지만 그렇다고 글을 너무 안 쓰면 너무 블로그가 심심할 것 같아 감기가 다 나을 때까지는 가볍게 리뷰를 쓸까 합니다. ㅠ
감기 조심하세요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