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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rk Oct 29. 2017

심플하게 살면 부자가 되더라고요.

로버트 저메키스- 포레스트 검프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아요. 무슨 맛을 먹을지 모르죠.


(초콜릿 박스에 초콜릿은 뭘 먹어도 다 달콤한 거 아닌가요?)


바보, 아니 지능이 조금 낮은 포레스트 검프의 삶의 자취를 그린 영화. <포레스트 검프>

이 영화는 1995년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포레스트 역을 맡은 톰 행크스에게 남우주연상을 선사했다. 



2002년 <오아시스>에서 엄청난 연기를 보여준 배우 문소리는 룡영화상 신인여우상, 마르첼로 마스트로야니상, 베니스영화제 신인연기상, 대한민국영화대상 신인여우상, 시애틀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시상식에서 그녀가 똑바로 걸어오자 외국 심사위원들은 전부 놀랐다고)


2005년 <말아톤>에서 고니 역시 대종상에서 남우주연상, 남자인기상을 등을 수상한 바 있어 장애인 역할을 잘 소화하면 굵직한 상 몇 개를 주곤 했는데 2006년 <맨발의 기봉이>에서 뛰어난 연기를 선보인 신현준이나 2001년 <아이 엠 샘>에서 다코타 패닝에게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뺏긴 숀 펜은 좀 억울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영화로 들어가면 굵직굵직한 역사적 사건에 살짝 영향을 주기도 하는 포레스트 검프의 삶은 파란만장하다.   


KKK단을 만든 포레스트 장군의 이름을 딴 포레스트 검프. 어렸을 때 엘비스 프레슬리와 만났었고, 대학 풋볼 최고의 감독 폴 브라이언트의 눈에 띄어 앨라배마 풋볼 팀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이후 군대에 가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고 그곳에서 입은 무상으로 참전하지 않고 취미로 배운 탁구에 재능을 발견해 중국까지 가서 핑퐁 외교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후 TV쇼에서 포레스트는 존 레논에게 ‘Imagine’을 만들 영감을 주고 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에 결정적인 제보를 한다. 



전역 후 죽은 전우 버바와 새우잡이를 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배를 사고 새우를 잡기 시작, 우여곡절 끝에 새우로 백만장자가 된다. 이후 군 시절 자신의 상사였던 댄 중위와 함께 ‘버바 검프 쉬림프’를 설립하고, 댄 중위는 ‘애플’사에 투자를 해 엄청난 부를 얻는다.


(유기농 과일 회사인가봐요. 덕분에 돈 걱정은 안하게 된 포레스트 검프)


이후 집으로 돌아와 ‘shit happens’이라는 범퍼 스티커와 스마일 캐릭터를 만드는데 영감을 주는 검프의 인생을 보면서 곰곰이 생각해봤다. 내 인생에는 어떤 사건이 있었을까.



88년생이어서 기억하진 못하지만 내가 태어나던 해에 88 서울 올림픽이 개최됐다. 1990년 3당 합당이 었었고, 그로 인해 대통령이 된 YS시절 94년에 성수대교가 무너졌다. 이듬해인 95년 총독부를 폭파했고 같은 해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다. 그리고 97년 IMF가 찾아왔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 2001년 IMF 관리 체제 종료, 2002년 월드컵 4강, 2005년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 2009년 노무현 대통령 서거, 2016년 겨울부터 이어진 촛불 시위, 2017년 3월 대통령 박근혜 파면. 



영화다 영화. 내 인생과 궤를 같이 한 역사적 사건을 나열했을 뿐인데 3부작 영화 정도는 가볍게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 경험한 사건만 해도 더럽게 힘들었던 IMF, 2002 월드컵에서 거리 응원을 나간 적 있으며, 노무현 대통령 서거 땐 신촌에 마련된 분향소에 간 적이 있다. 촛불시위에 참가해 박근혜 퇴진을 외쳤고 박근혜 파면 중계를 LIVE로 봤던 사람이다.



영화에서 묘사된 검프의 인생을 보고 내 인생을 비교해보면서 ‘모든 사람은 역사와 함께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대다수의 사람은 검프처럼, 혹은 <창문을 넘어선 백세 노인>의 주인공 알란 엠마누엘 칼손만큼 역사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진 못하지만 말이다.   


왜 저능아, 아니 지능이 조금 낮은 포레스트 검프의 삶은 대체적으로 행복할까 생각해봤다. 그건 아마도 포레스트가 심플하게 살았기 때문 아닐까. 



아이큐 75인 포레스트 검프의 삶은 단순하다. 그래서 운동부와 군대와도 잘 맞았다. 약속은 꼭 지키고, 필요 이상의 돈은 갖지 않는다. 계산기를 두드리며 인생을 살지 않는다. 그래서 별 다른 걱정도 없다. 어렸을 때부터 제니를 좋아했고 제니에게 항상 고백했으며, 결국 제니를 얻게 된다. (물론 빨리 떠나지만)



자신의 춤에서 영감을 얻은 엘비스 프레슬리가 락큰롤의 황제가 됐을 때도, 불후의 명공 ‘Imagine', 범퍼 스티커 문구 ’‘shit happens’, 스마일 캐릭터에 영감을 주고 그들이 성공을 이뤄냈을 때도 부러워하거나 짱구를 굴리며 소송 준비를 하지도 않는다. 그런 심플함이 케네디 대통령과 닉슨 대통령을 만나게 했고, 포레스트 검프를 군대에서 천재 소리를 듣게 해줬으며, 경제적 성공도 이루게 해준다. 지고지순했던 사랑에도 골인, 한방에 자식까지........


(심플한 놈 옆에서 살아도 행복해지더군요.)


한 때 무슨 심플한 삶, 미니멀리즘적인 라이프 스타일, 생각 버리기 연습 등 다양한 시도가 있었으나 대체적으로 심플하게 살지 못하기 때문에 행복하지 않은 건 아닌가 생각해보게 된다.



이런 포레스트의 삶은 많은 사람에 행복을 준다. 포레스트의 엄마, 제니. 풋볼 감독, 버바와 그의 가족, 두 다리를 잃고 삶의 의욕이 없던 댄 중위, 제니, 그리고 그로 인해 영감을 얻은 많은 사람들.


(이 아이는 훗날 커서.......)


여기서 다시 비교를 하게 된다. 나는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기쁨을 주고 있는지. 

음....... 이번 리뷰는 여기서 줄인다. 



PS- 귀에 익은 올드팝을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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