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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술과 로즈마리

허브 선물 고마와요

개업선물로 난이 아니라 로즈마리 화분을 받았다.

저번에도 청상추 화분 선물을 주신 강다방이야기공장의 대표님이 이번엔 허브 선물을 주셨네.


청상추는 뒷뜰에 옮겨심고 지금은 꽃이 필 정도로 자랐다. 그동안 잎도 알차게 뜯어먹었고.


로즈마리는 내가 좋아하는 허브기도 하고, 마침 오늘 첫 잔으로 페어링 한 레몬술과 잘 어울려서 즉석에서 조금 잘라서 잔에다가 투하.


레몬술은 아주 쉽게 만드는 술이다.

일단 레몬청을 담근다. 그리곤 그 청에다가 물을 넣어서 희석하고, 그리곤 효모를 넣고 기다린다.

간단하긴 하지만 포인트가 없는 것은 아니다.


1. 청의 당도가 중요하다. 청으로 담근 것은 당도가 높아서 효모가 활동할 수 없기 때문에 물로 희석을 시키는 것이다. 보통 1:1 비율로 담그는 청이라면 레몬청으로는 대략 50 브릭스 안팎의 당도가 나올 것인데 이걸 다시 청:물 1:1로 희석해서 25브릭스 정도로 낮춰줘야 효모가 활동을 할 수 있다. 효모는 수제맥주용 효모를 쓰면 되는데 없으면 베이킹용 이스트나 살균하지 않은 와인, 청주 등을 넣어주어도 발효는 된다.

2. 이 정도면 온도만 약간 따뜻하게 해주면 효모가 신이 나서 활동을 할 거다. 그럼 어느 시점에서 알코올 발효를 멈추고 어느 정도의 당도를 유지할 것인지를 생각할 때다. 이것도 대략의 공식으로 브릭스의 절반이 알코올로 환원된다. 그러니까 25 브릭스 레몬청은 완전 발효하면 12~13퍼센트 알코올이 되고 단 맛은 없게 된다. 다른 과일이라면 몰라도 레몬은 단 맛이 없으면 시고 쓴 맛만 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당도를 남길 것을 권장하지만 그건 '취향껏'의 영역이니까.

3. 2~3일 간격으로 맛을 보면서 내 취향에 맞다 싶은 타이밍에 가능하면 김치냉장고, 가정용이라면 되도록 깊고 냉기 가까운 곳에 넣는다. 냉동보관을 할 수도 있긴 하다. 나의 이번 술은 더운 여름날의 식전주용이라서 알코올 도수는 3~4% 정도, 제법 단 맛이 있도록 했다. 어지간한 맥주 수준의 탄산까지 어우러져서 청량감 최고의 식전주다.


여기에 생로즈마리의 싸한 향이 잔을 기울일 때마다 코로 들어온다.

감사한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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