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찜용과 튀김용, 용도에 따른 감자 품종

수미감자 밖에 모르는 사람들

<감자찜>


강원도 살다보니 역시 감자는 다양하게 접하는 편이다. 서울 살 때는 감자를 사도 품종은 알려주지 않았다. 물론 그 전에 내 입장에서 궁금한 적도 별로 없었다. 그냥 감자를 사서 감자 요리를 하는 거다. 가끔 보성 감자, 제주 감자 식으로 지명은 붙어있을 때는 있어도 품종은 언급되지 않는다. 사실 품종이야 물어보나 마나 거의 수미감자였을 것이겠지만. 그나마 수미감자도 모 감자칩 회사에서 계약재배 한다고 광고를 광고를 한 덕에 이름이나마 아는 거지. 사실 감자 품종이 겉모습만 봐서 구별하기 쉽지 않기도 하다.


감자를 찌거나 삶아 먹을 때, 포실포실하고 국물에 잘 부서져 녹는 것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 적어도 나는 절대적으로 그런 편이다. 그렇다면 분질 감자를 택하는 게 좋다. 분질 감자로 좋은 것은 바로 아래의 품종.


<두백감자>


두백이 분질감자의 대표주자격이다. 남작은 요즘 재배하는 사람이 없을 것 같고(병충해 등에 강해서 남작 대체용으로 두백 품종 등이 개발된 것), 분질감자의 또다른 대표주자인 대서는 아직 시장에선 본 적이 없다. 두백은 그래도 서울에서 찾아보면 볼 수 있는 품종.


위의 감자찜 같은 것은 그냥 찐감자에 소금, 후추, 약간의 올리브 기름 뿌려서 먹는데 포실포실 부서지면서 김 나는 감자 두어 개면 그냥 행복한 식사. 요즘 여러가지로 활용하는 감자사라다에도 두백이 들어간 것과 다른, 예를 들어 수미, 같은 감자가 들어간 것은 팔에 들어가는 힘이 다르달까. 


<조풍>


조풍도 쪄먹기엔 나쁘진 않다. 극조생종으로 개발되서 조풍이란다. 사실 수미와 조풍은 점질과 분질 감자의 중간쯤에 있는 스윙감자들. 감자칩 회사는 왜 점질감자 대신 수미를 쓰는지 슬몃 궁금하기도 하다. 그냥 많이 생산되서 싸니까 그런 걸까.


<감자튀김>


튀김용 감자, 혹은 쪄서나 삶아서 먹을 때라도 잘 부서지지 않고 잘 씹히는 감자가 좋다면 선택의 방향은 또 다르다.


<서홍>


개인적으로 튀김용으로 가장 선호하는 서홍감자. 고구마 같이 붉은 기가 도는데 껍질을 깎아놓으면 약간 과장 보태서 밤 깎아 놓은 색상과 단단함이 느껴진다. 

튀김 요리의 요체는 재료를 태우지 않으면서 수분을 증발시키는 것. 식재료에선 대체로 수분이 가장 비열이 높은 성분이라 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래서 튀김옷도 입히고 혹은 그 튀김옷 반죽에 얼음을 담그고 법석을 떠는 것이 전문 튀김의 세계다. 그러니 물기가 적고 단단한 감자의 가치는 말할 수 없이 크다. 서홍감자를 쓰면 누구나 괜찮은 감자튀김을 만들 수 있다. 아니, 누구나 까진 아니겠지. 튀김은 어려운 요리법이다. 사진에 나온 요리는 저온튀김인데 이 요리법에 대해선 언제 이야기할 기회가 따로 있을 것이다.


<단오>


이것은 강릉에서 개발된 단오라는 감자. 수미의 대체종으로 개발되어 대체로 수미와 비슷한 특징을 가진다. 이것도 양수겸장. 이런 품종을 쓰면 무난한 요리가 나오지만 확실한 임팩트를 원한다면 역시 요리 특성에 맞는 품종을 골라쓰는 것이 좋다.


서식지의 하나로마트에 가면 죄다 알이 가는 감자들이다. 그래서 싸기는 하지만, 가공하기엔 손이 많이 가고 번거롭다. 알이 굵은 것은 어디론가, 주로 대도시로 간다는 이야기다. 어떻게든 구해볼 수 있을 테니까 품종 특성에 맞게 요리해 보시길. 인터넷 검색하면 품종별로 판매하는 농부들이 있다(많지는 않다). 


품종과 특성에 관해서는 아래 한국일보 기사가 정리가 잘 되어있으니 참고하시면 좋겠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706300462610974


매거진의 이전글 전어김치술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