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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피시케이크를 찾아서('무네'를 만나다)

문어케이크

<문어>

또 문어 사진을 보게 되었다. 궁극의 피시케이크 찾기 2탄의 주인공이시다.

강릉 사투리로는 '무네'라고 한다. '무뇌' 같이도 들린다.


1탄은 아래 글 참조.


https://brunch.co.kr/@alteractive/112

<재료>

재료는 오징어가 문어로 바뀐 것 정도. 관자양은 조금 줄었다. 깻잎이 들어가는 것도 특징이다.

문어는 믹서의 회전축에 자꾸 감겨서 정말 안 갈리는 식재료다. 갈고 난 후의 결과물 점도는 빵반죽 정도는 비교가 안 될 정도. 믹서 청소하는 것도 대단한 고역에 속한다. 내가 이걸 계속 하려면 날 분리되는 강력 믹서기를 사던가 해야지 원...


<반죽>


텍스쳐를 위해서 문어, 관자와 새우살 일부는 다져서 넣는다.

진공포장해서 찜기에 쪄서 보관하면 끝. 전편에 괜히 수비드로 저온조리를 했는데 굳이 그럴 필요 없이 그냥 팍팍 찌는 게 답이라는 결론. 온도가 높아야 텍스쳐가 나온다.


고추장 벨루떼 소스가 중요한 포인트인데 만드는 사진을 안 찍었네.

벨루떼(Veloute, 마지막 e에 악상떼귀 있음)는 일찌기 오귀스뜨 에스꼬피에 선생께서 선정하신 바 있는 프랑스 요리의 기본(mother) 소스. 화이트루를 기본으로 해서 닭육수 등의 스톡을 넣고 낮은 온도에서 끓여가며 점도를 만드는 소스다. 고추장 벨루떼 소스는 벨루떼 소스를 기본으로  고추장, 들기름, 조청 등을 넣고 만든다. 벨벳 같이 부드럽다는 벨루떼의 고추장 버젼이다. 이건 거의 만능으로 맛난 소스다. 특히나 이 용도로 양양의 질경이고추장을 쓰면 좋다. 상당한 감미와 산미가 있어서 버터와 육수의 강한 베이스에 올라앉으면 적은 양으로도 폭발적인 효과를 낸다.


<고추장 벨루떼 소스의 문어스테이크>


격찬을 받는 메뉴 고추장 벨루떼 소스의 문어스테이크. 작명이 어렵다. 일단 문어케이크 이런 이름은 답 없는 의문만 자아낼 것이 뻔해서 스테이크라고 했다.

담백한 듯 감칠맛이 풍부한 문어케이크에 결은 다르지만 역시 폭발적인 감칠맛의 벨루떼소스.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조합이다. 문어스테이크(케이크)는 코코넛오일로 마무리 시즐링을 하는 게 포인트. 최근에는 여기에 감자사라다로 보강까지 했다. 미원을 숟가락으로 퍼먹어도 이 정도 감칠맛은 안 느껴질 거다. 단일성분은 피로감을 주지만 이렇게 복합적인 성분과 향, 맛의 프로파일은 지속적으로 감각에 센세이션을 일으킨다.


약간의 단점이라면 느끼하고 달고 감칠맛이 폭발하는 질리기 쉬운 맛이라는 점. 그래서 추천하는 술이 중요해진다.


<영월 얼떨결에>

예를 들어 영월의 얼떨결에 같은 스파클링 막걸리. 이건 진짜 최고 궁합. Alteractive Salon에 오셨으면 이 조합을 한 번 느끼고 가시라고 추천하고 싶다.


<문어버거>

이것은 문어버거. 강릉 책방과 출판계 인사들 모임에서 소개해서 나름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가격이 2만원 정도는 되야 하는지라 그것이 어려움. 2만원 가격에는 고개들을 갸우뚱 하는 분위기.


가격을 낮추는 것은 사실 어렵지 않다. 지금 뭐든 거의 최고등급으로 쓰고있는 재료를 좀 바꾸면 되니까. 혹은 피시케이크 형식이 아니라 전통적인 고기 패티에 문어를 넣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그것과 동해안다이닝의 마음, 막상 문어버거가 히트해서 손님이 많이 오면 나의 생활은 어떻게 될 것인가 등등을 생각해보면 복잡해진다. 어쨌거나 궁극의 피시케이크에 한 걸음은 가까와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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